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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바체바 시대에서 오하드 나하린의 역할



원제목: Batsheva-A New Era, a New Role for Ohad Naharin

작성자: 브라이언 쉐퍼(Brian Schaefer)

출 처: <뉴욕타임즈> 2019322

www.nytimes.com/2019/03/22/arts/dance/batsheva-ohad-naharin-gili-navot.html


 

   이번 주 뉴욕의 브루클린음악아카데미(BAM) 무대에 바체바무용단(Batsheva Dance Company)이 오를 때 관객들은 그동안 사랑해왔던 그 무용단이라고 여길 것이다. 다소 신비로우며 조금은 건방진 듯한 느낌을 주는 그 무용단 말이다. 이 느낌은 사실 오랜 기간 바체바무용단의 예술감독이자 안무가였던 오하드 나하린(Ohad Naharin)과 연관된 특성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를 근거지로 하는 바체바무용단은 나하린의 최신 작품 <베네수엘라(Venezuela)>(2017)를 공연한다. 여기에는 무섭게 몰아치는 독무, 만화경 같은 앙상블, 연극적 순간 등 나하린 안무의 익숙한 모습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더 대담한 개념 구조를 따른다. 같은 안무를 두 번 반복해서 공연하는 것이다. 무용단은 40분이 지나면 같은 안무를 반복하는데, 전반부의 출연진과는 다른 무용수들이 다른 음악과 다른 조명 속에서 공연하는 것이다.

 

   이번 바체바무용단의 방문이 이전과 다른 면은 또 하나 있다. 나하린이 이제는 바체바무용단의 예술감독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30년간 감독직을 맡아오던 나하린이 작년 9월에 전직 무용수 길리 나봇(Gili Navot)에게 지휘봉을 넘겨주었다고 한다. 나하린의 새로운 직책은 상주 안무가이다. 나하린은 이 직책으로 바체바를 위해 계속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며, 나봇은 무용단의 의사 결정과 장기적인 방향을 책임진다.

 

   이것을 새로운 바체바무용단의 시대가 열렸다고 볼 것인가, 아니면 단순한 조직 개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가? 텔아비브의 나봇에게 전화로 인터뷰를 하자 저도 간혹 ~ 이건 정말 큰 변화구나!’라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오하드와 나는 우리가 매우 다르다는 사실을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또 한편으로, 그녀는 오하드는 여전히 여기에서 창작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는 매우 활기차며, 매일 뭔가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두 가지 느낌이 동시에 드는 것 같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바체바의 역사에서 긴장감 넘치는 전환의 장이 마무리된 셈이다. 바체바는 이스라엘에서 대단한 무용 붐을 일으켰으며, 이스라엘을 현대무용의 중심지로 드높인 무용단이다. 바체바는 1964년에 창단하자마자 마사 그레이엄(Martha Graham)의 작품을 열정적으로 해석하면서 빠르게 명성을 얻었다. 또 한편으로는 제롬 로빈스(Jerome Robbins)와 도날드 맥케일(Donald McKayle) 등 세계적인 안무가들을 초청하여 강력한 레퍼토리를 구축했다. 그러나 10년 후 바체바는 위기에 직면했다. 그레이엄이 자신의 작품들을 거둬들이면서 무용단은 자신의 예술적 목소리를 찾기 위해 분투하여야 했다. 1980년대 후반에는 2, 3년마다 예술감독이 바뀌면서 무용단의 정체성에 혼란이 왔다.

 

   1990년에 나하린이 오면서 달라졌다. 사실 그는 돌아왔다고 할 수 있다. 바체바무용단의 전직 무용수이며 그레이엄이 자신의 무용단에 입단하기를 원했던 나하린이 예술감독이 된 것이다. 안무가인 그는 과감한 신체적 표현으로 블랙코미디 작품들을 만들면서 바체바에 짜릿하고 독특한 스타일을 부여했다. 나하린의 지도력으로 바체바는 세계무대에서 상위급 현대무용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소속 무용수들이 이스라엘에서 안무가로 독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으며, 그들 중 몇몇은 인상적인 작품으로 국제무대에서 경력을 쌓았다.

 

   하이파(Haifa) 출신의 열정적 무용수였던 나봇(38)은 이 모든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고등학생 때 이 무용단을 만났고 나하린의 작품으로부터 시각적으로나 감성적으로 강한 인상을 받았다. 나봇은 18세 때 바체바의 주니어 무용단인 영 앙상블(Young Ensemble)에 입단했다. 졸업 후에는 바체바의 메인 무용단으로 옮겨가 7년간 활동했다. 그 후 가정을 꾸리고 무용교육 분야에서 학위를 받기 위해 10년간 무용단을 떠나 있었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나하린의 작품을 재공연하고 가가(Gaga)라고 알려진 대중적인 움직임 메소드를 가르치기도 했다. 나봇은 자신이 상속받은 유산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녀는 나는 그 무게를 느낀다라고 말했다. 나하린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그녀는 놀라워서 그것을 감당할 능력이 되는지 여러 번 자문자답해보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일단 시도를 하기 위해 합법성도 부여해보았다고 했다.

 

   나하린은 이메일을 통해 나봇의 연구와 창작이 흥미로워 꾸준히 지켜보고 있었다라며 그녀는 갈등을 대화로 전환하는 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나하린은 조직을 관리하고 기부자를 찾는 관리자의 역할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