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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수 안무의 〈스윙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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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안성수의 〈스윙〉이 커플, 쌍쌍의 빅밴드 무도회 경연이라면, 2024년 봄 〈스윙어게인〉은 스윙 부족(swing tribe)의 댄스 배틀, 스우파(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무대판으로 진화한 느낌이 강했다.

9개의 스탠드 조명과 전깃줄에 매달린 색색의 전등이 무도회장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눈에 보이는 밴드만 없을 뿐 8명의 무용수들은 자신의 몸으로 마음껏 스윙 재즈와 디스코, 라틴 힙합을 연주한다.

무대 좌우에 의자를 놓고 4명씩 앉은 무용수들은 무대의 주연이면서 동시에 관객으로 경쾌한 댄스 배틀을 진행하고 구경한다. 춤을 보다가 율동으로 휩쓸려 들어가고 미녀 삼총사의 주인공, 멀끔한 삼형제, 팅커벨로, 안무자가 짜놓은 이야기로 호출된다.

안성수는 스윙의 그루비한 리듬으로 기초 공사를 한 뒤 마초맨의 디스코, 왈츠로 기둥을 세우고 쿠르트 바일의 오페라 삽입곡 Mack the Knife, 라틴 힙합 Se Acabo를 파사드로 삼은 혼종 음악의 건축물을 세운다.

전작 〈스윙〉의 커플 댄스 중심의 안무는 스윙 음악에 맞춰 추던 1930년대의 대중적인 춤 린디홉, 발보아, 찰스턴 등의 춤사위를 새롭게 해석했다. 〈스윙어게인〉의 춤 들은 스윙의 크로스오버 음악에 맞춰 현대 발레의 동작과 패턴을 대중적으로 변용했다.

무용가가 아닌 내가 들어가서 춤추는 공간, 예컨대 디스코장, 고고장이 품격 있는 예술의 무대가 될 수 있을까? 대중음악이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거기에 맞춰 제멋대로 몸을 흔들 뿐인데. 안성수의 안무는 대중적인 음악에 맞는 춤이란 속될 수밖에 없다는 고정관념을 깬다. 대중성, 속됨을 그의 방식으로 해석해서 무도장을 예술의 공간으로 만드는 힘이 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