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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문화를 보여주는 캐나다 토론토 국제 무용 축제: Fall For Dance North(FFDN)

한국과 마찬가지로 캐나다 토론토에도 다양한 무용축제들이 있다. 그중 이민자들의 도시인 토론토를 잘 나타내며 다양한 문화를 중요시하는 축제인 FFDN(Fall For Dance) 페스티벌을 소개하고자 한다.


내가 이 축제를 접하게 된 것은 처음 토론토에 왔을 때 Google에 ‘Toronto Dance Festival’이라는 단어를 검색했을 때이다. 2022년 기준으로 8년째 지속하는 이 페스티벌은 다른 페스티벌과 어떠한 차별을 두고 있을지 궁금해서 찾다가 다원주의(pluralism)라는 키워드를 찾게 되었다.

  

FFDN 페스티벌 홍보 팜플렛 ⓒ 한성주

  

캐나다 토론토라는 도시는 탄생부터 이민자와 함께하였다. 이민자가 전체 도시 인구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많기에 무엇보다 다문화를 중요시하고 사람들 역시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자신들의 색을 지키며 공존하고 있다. ‘다문화’가 토론토의 정체성이기에 이것을 중점으로 ‘다원주의’를 키워드로 두는 이 페스티벌은 어떨지 궁금하여 공연을 보게 되었다.


2022년 FFDN 페스티벌은 9월 17일부터 10월 8일까지 열렸다. FFDN 페스티벌은 춤을 누구나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티켓을 판매하고 있고 다양한 무용 아티스트를 육성하고 성장시켜 관객들에게 새로운 예술 형식으로 영감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FFDN 페스티벌 시작 전 ⓒ 한성주


축제의 가장 메인프로그램인 시그니처 프로그램은 토론토에 있는 주요 공연장인 Meridian Hall에서 진행되었으며 4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탭 댄스 안무가인 Dianne Montgomery의 작품 〈Softly Losing, Softly Gaining〉을 시작으로 Kaleo Trinidad의 전통 하와이 훌라 〈Kau Hea A Hiiaka〉, 원주민 제작자인 Michael Greyeyes의 새로운 댄스필름 〈Zipangu〉 그리고 마지막으로 Jera Wolfle의 〈Arise〉의 발레로 마무리된다. 


먼저 Dianne Montgomery의 작품 〈Softly Losing, Softly Gaining〉은 연결과 단절을 주제로 하여 재즈 음악의 리듬적 구성을 탭댄스로 표현한 작품이다. 반복되지만, 점점 빨라지는 비트들로 관객들의 내적 흥을 불러일으켰다. 알록달록한 무용수들의 의상과 파스텔 색상으로 구성된 뒤편의 배경은 무용수들이 그림에서 나와 춤을 추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였는데 무용수 한명 한명이 나올 때마다 뒤에 배경과 조명이 달라지며 개인이 갖는 정체성과 개성을 강조하며 자신의 리듬을 관객들에게 보여주었다. 

  

Dianne Montgomery의 〈Softly Losing, Softly Gaining〉 ⓒ FFDN 사무국

  

Kaleo Trinidad의 전통 하와이 훌라 작품인 〈Kau Hea A Hiiaka〉는 캐나다에서 초연으로 환경을 주제로 하며 공연을 진행하였다. 다양한 연주와 노래를 하며 공연을 진행하는데 계속 반복되는 구성으로 조금은 단조롭게 느껴졌다. 하지만 환경 파괴로 일어나고 있는 부분들을 내레이션 하며 풀어내었는데 하와이 원주민들의 전통 춤과 환경을 관련하여 구성한 부분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보다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Kaleo Trinidad의 〈Kau Hea A Hiiaka〉ⓒ FFDN 사무국

 

피날레는 Jera Wolfle의 〈Arise〉였다. 캐나다 국립발레학교 145명의 학생들이 무용수로 나온 이 작품은 마지막 작품답게 인상 깊었다. 텅 빈 무대 위 홀로 매달려 있는 전구 하나를 향해, 다수의 신체가 하나가 되어 그 전구를 잡기 위해 물결처럼 출렁이고 움직이는 부분은 숨 막히는 광경이었다. 


Jera Wolfle 안무가는 이번 작품에서 인생을 살다 보면 여러 번의 실패를 하지만 계속하여 도전하고 그 도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밀어주고 지지해 주는지에 대해 표현하였다고 하였는데 개인적으로 작품의도 자체는 진부하였지만 학생 무용수를 데리고 하는 작품이기에 그 진부함이 오히려 좋았다. 또한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극찬하고 싶다. 연습과정부터 공연까지 얼마나 많은 실패와 재도전이 있었을지가 보였다.


Jera Wolfle의 〈Arise〉 ⓒ FFDN 사무국

 

내가 관람한 작품들 외에도 FFDN 페스티벌에서는 다양한 워크숍과 공연들을 진행하였다. 이 페스티벌에 참여하며 느꼈던 점은 다름을 다름으로 인정해 준다는 것이었다. 어떤 무용 단체가 잘했고, 못했고 평가하지 않고 단지 서로의 춤을 선보이고 공유하며 문화를 이해하려 하는 모습은 나에게는 새롭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들은 페스티벌의 키워드인 ‘다원주의’ 속에서 함께하는 것의 기쁨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글_ 한성주(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