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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시선: 몽키패밀리 X 모므로살롱의 <방황하는 청춘에게> 창작 과정

어느덧 1월 중순이 되었다. 작년 11월부터 기획되어 온 공연인 몽키패밀리 X 모므로살롱 <방황하는 청춘에게>의 공연 날짜가 부쩍 가까워졌다. 필자는 몽키패밀리라는 청년예술단체에서 PD로 활동하면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몽키패밀리는 움직임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현대춤 기반의 창작 집단이다. 원숭이들이 가족처럼 뭉쳐서 생활하듯, 청년예술가들이 모여 창작의 거점을 만들고 서로를 의지하면서 다양한 움직임을 창출해내고 있다. 주로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 고민, 걱정들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관객들에게 일상의 순간들이 어떻게 예술로 승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 몽키패밀리 로고

 


몽키패밀리에게도 모므로살롱에게도 <방황하는 청춘에게>는 올해의 첫 공연이다. 나이를 초월하여 모든 이에게 청춘의 의미를 되새겨주는 작품으로, 이상을 잃지 않는 한 우리 모두가 청춘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공연은 관객들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가치와 목표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 <방황하는 청춘에게> 포스터

 

 

나는 이번 글에서 <방황하는 청춘에게>의 주제와 내용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기록하고자 한다. 이러한 기록은 단순히 창작 과정을 문서화하는 것을 넘어서 창작과정의 다양성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11월, 공연제작의 첫걸음을 뗀 것은 모므로살롱과의 회의였다. 이 자리에서, 공간을 탐색하며 어떤 작품을 창작할 것인지에 대해 초기 아이디어를 교환했다. 김경민 안무가가 군복무 중 떠올랐던 생각과 자신을 되돌아보며 느꼈던 감정들을 공유하였고, <방황하는 청춘에게>라는 제목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주제와 내용은 아직 명확하지 않았고, 우리는 안무가의 스토리와 앞으로 창작할 움직임을 통해 그 내용을 탐구하기로 하였다.


 

ⓒ 모므로살롱

 


본격적으로 작품연습이 진행되었고 전체적인 틀이 완성되었을 때 내용에 대해 확정할 수 있었다. 무용수들의 나이는 20-30대였지만 작품 속의 움직임에서는 책임을 지는 가장의 모습도, 다가오는 두려움을 걱정하는 청년의 모습도,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순수함도 보였다. 이러한 발견은 작품의 방향성을 확정하는데 중요한 영감을 주었다. <방황하는 청춘에게>라는 제목 아래, '청춘'이라는 단어가 가져다주는 다층적 의미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흔히 청춘을 특정 나이에 국한된 단어로 여기지만 본 작품에서는 이를 넘어서고 싶었다.


 

ⓒ 공연연습

 


작품을 더욱 깊이 있게 탐구하는 과정에서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라는 시를 접하게 되었는데, 이 시는 청춘을 나이가 아닌 마음가짐으로 정의하며 때로는 60세의 노인이 20세의 청년보다 더 청춘일 수 있다는 통찰을 담고 있었다. 이는 우리가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주제를 관통하는 메시지였고 이것을 토대로 작품의 방향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수 있었다.


 

ⓒ <방황하는 청춘에게> 키트 뒷면 내용

 


이처럼 작품을 창작하는 것에 있어서 그 과정은 매우 다양하다. 창작방식의 공유는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고 예술가와 관객사이의 소통을 증진 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공연이 끝난 후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이러한 부분을 해소하지만, 꼭 안무가만이 아닌 기획자, 음악감독, 무용수 등의 관점과 경험이 공유된다면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다면적인 해석 또한 가능해질 것이다. 이러한 다각도 시각은 관객에게도 전달되어 작품에 대한 풍부한 감상과 비평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 글을 통해 공유된 이야기와 과정이 이번 <방황하는 청춘에게> 공연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하고,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글_ 한성주(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