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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_


2014년 6월
2014.06.24
올바른 안무 리서치를 위해서 교육이 필요하다

 20세기에 등장한 현대무용은 한 세기 만에 눈부신 성장을 이루며 그 다양성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컨템포러리 댄스를 형성했다. 컨템포러리 댄스의 새로운 경향 중 이색적으로 등장한 것 중의 하나가 안무 리서치이다. ‘리서치’란 말 그대로 연구, 조사, 탐구를 의미하는데 현재 한국에서 행해지는 안무들에 이 단어의 통용이 적합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안무에 개념이 중시되면서 리서치 작업은 한국 안무가들에게 하나의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그러나 리서치에 관한 명확한 이해 없이 멋들어져 보이는, 뭔가 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외형만 쫓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올바른 리서치에 관한 예로 외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영국의 유명한 안무가 로이드 뉴슨과 아크람 칸, 독일의 피나 바우쉬의 경우 새로운 작품에 앞서 엄정한 예술적 통합과 특질을 유지하기 위해 장시간 리서치 작업을 실행해 왔다. 이를 통해 그들의 창조적 접근은 의미를 가지면서 춤을 재조사하고, 작품이란 오랜 관찰과 연구에 근거해야 한다는 철학을 담아낸다. 또한 기존 자료 검토 및 분석을 위한 수차례의 회의, 사건을 체험한 사람들의 증언과 면담의 수집 그리고 작품을 위해 진행되는 수차례의 워크숍 등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작품을 창조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리서치에 기반을 두는 안무과정은 다큐멘터리라고 할 정도로 하나의 완성된 기록에 가깝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위에서 언급한 안무가들의 춤에 대한 탐구정신은 영미권의 문화연구(Cultural Studies)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 같다. 춤에 대한 문화연구는 춤의 의미가 생산, 실천, 교환되는 실천의 장으로서 작용되는 다양한 체계를 조망하는 논의들로 구성된다. 최근의 춤문화연구는 특히 춤텍스트의 생산과정에서부터 유통, 권력관계, 취향과 선택의 문제, 개인별․ 집단별 수용방식 및 연령, 젠더, 성, 인종, 섹슈얼리티 등 다양한 정체성과 신체활동의 영역을 탐구하여 사회문화적 관계에서 춤의 의미를 확장시키는데 집중한다. 근래 영미권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컨템포러리 댄스의 안무가들의 작업에서 이러한 춤학문의 주요 흐름이 포착되는 것이다. 사회문화적 관계 내에서 몸과 춤의 의미를 연구하고 작품을 통해 확장하는 것이 올바른 안무 리서치이며, 이런 것이라면 무용의 깊이 있는 연구와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방법론이기도 하다.

 한국 안무가들에게 리서치의 목적은 외국 안무가들과 동일할 것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리서치의 출발점이 스스로의 자각에 의한 것이냐? 리서치 작업과 이론화에 직접 관여하느냐? 등의 문제일 것이다. 자신의 작품을 가장 잘 알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작품을 만드는 안무가 자신일 것이다. 자신이 개입하지 않는 리서치 과정, 그리고 타인의 머리를 빌려 나온 이론화는 과연 무엇을, 누구를 위한 것일까? 요즘 창작공연들을 보고 있자면 이런 의문들이 뭉글거리며 올라온다. 진정성을 갖고 내가 원하는 바를 스스로에게 답하겠다는 창작 정신, 학문적 치장이 아니라 관객에게 초점을 두는 리서치 자세가 필요한 작금(昨今)이다. 한국 안무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젊은 인재들을 위해 올바른 안무 리서치 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바이다.






글_ 부편집장 장지원(무용평론가,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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