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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2015.08.25
조기숙 뉴발레, ‘감각의 몸, 진화의 발레’

 조기숙 뉴발레가 오는 9월 25일 ECC 삼성홀에서 신작공연을 갖는다. ‘감각의 몸, 진화의 발레’라는 타이틀 아래 이번 공연은 조정희 안무의 <Walk>, 홍세희 안무의 <To Be (가제)>, 정이와 안무의 <Between and Beyond>로 구성되는 1부와 조기숙 안무의 <몰라요>로 구성되는 2부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한국 발레의 지향점을 개척하는 최전선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줄 이번 공연에 대해 조기숙, 조정희, 홍세희, 정이와 네 명의 안무가를 만나 물어보았다.





사진(왼쪽부터 차례대로) / 조정희, 홍세희, 정이와



Q. 공연에 대한 질문에 앞서, 뉴발레라는 용어에 대해 궁금하다.

조기숙: 뉴발레는 모던 발레의 아버지이자 발레의 개혁자 미셸 포킨(Michel Fokine, 1880-1942)이 발레 개혁 5원칙을 수립하며 최초로 사용한 용어이다. 포킨의 취지를 계승하는 의미에서 뉴발레라는 용어를 따오게 되었다. 용어 자체는 모던하지만, 선진적이고 혁신적인 발레를 향하는 우리의 취지는 포스트모던에 가깝다.

 

 

Q. 공연 제목, ‘감각의 몸, 진화의 발레’의 의미는 무엇인가?

조기숙: 많은 이들이 발레는 제 1자적 프로세스(First Person Process)와 거리가 먼 장르라고 이해하고 있다. 춤을 추는 이가 자신의 몸의 주인이 되어 느끼며 추기보다는 발레리나의 몸은 타자화되고 대상화되어 왔다. 즉 라인이나 동선을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안무가에 의해 주어진 동작을 실행하는 악기가 되어야 했다. 물론 이 역시 춤에 있어서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감각의 몸, 진화의 발레’라는 제목은 무용수가 스스로가 춤의 주인이 되어 감각을 느끼며 발레를 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발레에서 너무도 오랫동안 잊혀져 왔던 감각의 몸, 그리고 하나의 형태로 고정되어 버린 발레의 변화, 살아 꿈틀거리는 예술로서의 생명성을 되찾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유럽발레의 변화와 변신에 비해서 후발주자인 한국의 발레는 너무도 고정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상, 혹은 전달 수단이 아닌 하나의 주체로서의 감각의 몸이 주체가 되어 진화해가는 것이 발레의 새로운 지향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Q. 각 작품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Walk>

조정희: <Walk>는 특별한 내러티브를 갖고 있지는 않다. 무용수의 몸이 갖는 감각 그 자체가 주제가 되는 작품이다. <Walk>는 천천히 걸어 나오는, 발바닥으로 와 닿는 가장 원초적인 감각으로 시작된다. 어두운 상태에서 희미하게 움직임을 보이는 형체의 ‘걸음’을 바라보는 관객들은 새벽안개 속에서 산책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모두 다르게 걷는 무용수들은 자신의 발의 감각, 나아가 다른 무용수들과의, 몸과 몸 사이의 관계성을 보여줄 것이다.

조기숙: 그렇다. ‘걷는 것’이 갖는 철학적 의미는 다양하다. 인간은 유일한 직립동물이다. 직립의 의미는 인간의 몸이 바로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바로 그 현장이라는 점이다.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몸은 수직성과 더불어 앞으로 전진하는 성질인 대면성을 갖고 있다. 걷는 것(직립보행)은 몸의 대면성과 몸의 수직성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동작이다. 무용수가 주인이 되어 세상을 바라보는 가장 원초적인 동작이 바로 ‘걸음’인 것이다.

 

 

Q. 무대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다.

조정희: 공연이 진행될수록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원초적인 움직임에서 그 감각을 살린 수동적인 움직임으로, 나아가 각자의 몸에 보다 편안하고 그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움직임으로 발전된다. 내러티브보다도 주체로서의 몸 자체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정적인 부분은 여성의 목소리를, 모두 함께 같은 동작을 하는 움직임이 풍부하고 동적인 부분은 활발한 멜로디의 남성의 목소리를 사용하였다. 우선적으로 무용수들에게는 자신의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바를 최선을 다해 표현하기를 요구하였다. 어떤 이는 산책을 하는 것이라고, 또 어떤 이는 엄숙한 장례식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저 보이는 그대로, 관객 각자가 느끼는 전부가 정답이 될 수 있다.


 

<To Be>

홍세희: <To Be>는 페르소나와 그림자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듀엣 작품이다. 그림자는 우리가 갖고 있는 상처, 타인에 의한 혹은 나 자신에 의한 상처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어둠이다. 또 다른 나일 수 있는 그림자를 어떻게 대면할 것인가, 그것이 <To Be>의 커다란 물음이다. 우리 자신과 그림자가 감각을 통해 대화하고 교류하며, 마침내는 그를 끄집어내 해소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으려 한다.

 

 

Q. 그렇다면 듀엣은 나, 그리고 그림자의 듀엣으로 이루어질 예정인지?

홍세희: 그렇다. 한 소녀의 꿈을 통해 희망, 두려움, 그리고 또 다른 자기 자신으로 나타나는 그림자, 상처의 원인을 파악하고 마침내 그를 해소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Q. <To Be>의 ‘대화’는 일반적인 언어적 대화가 아니라 감각을 통한 교류를 의미하는 것인가? 작품을 끌어가는 ‘대화’가 인지적 혹은 언어적 대화의 상징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다.

홍세희: 그렇다. 이번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대화’는 감각, 몸을 통한 교류이다. 제 3자적 시각으로 바라볼 때 객관화되어 버리기 쉬운 나의 몸, 나의 상처를 제 1자적인 시각에서 ‘느끼는’ 것이다. 무용수 자신이 주체로서의 몸을 느끼며 안무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몫일 것이다. 발레에는 몸과 몸 대의 교감보다도 하나의 테크닉을 구사하거나 라인을 만들기 위해 보조적으로 행해지는, 소위 ‘동작을 위한 동작’들이 많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발레가 가진 아름다운 선이 의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용수 두 사람의 소통 속에서 ‘드러나는’ 것임을 보여주고 싶다.

 

 

<Between and Beyond>

정이와: 작품을 함에 있어 언제나 내게 화두가 되는 것은 ‘관계성’이다. 나는 어떻게 하면 내가 될까, 온전해질까에 대해 춤으로 표현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어떤 관념을 표현하기보다는 내가 몸을 어떻게 움직일 때에 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몸의 움직임을 탐구하는 것이 출발점이 되었다. 저마다 각자의 공간을 점하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 사이사이의 공간에 대한 궁금증에서 이번 작품을 시작하게 되었다.



Q. 구체적으로 ‘사이’라는 공간은 무엇이며, 어떤 움직임을 통해 표현될 수 있을까.

정이와: 발레는 손을 잡는다, 허리를 잡는다, 돌린다와 같은 접촉(contact)을 한다. 이는 만남의 순간이다. 나는 그 순간들을 다르게 바라보고 싶었다. 수치화할 수도 없으며 매순간 변화하는 ‘사이’라는 공간이 누군가에 의해 채워지고 비워지는 모습, 그 드나듦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그를 표현할 수 있는 움직임을 꾸준히 고민하며, 그 자체를 무엇이라 단정하기보다 나 역시 이 작품을 통해 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이다.



<몰라요>

조기숙: 어떻게 진행될지 누구도, 춤을 추는 무용수조차도 알 수 없는 즉흥발레 작품을 해 보고자 한다. 몸이 모든 것을 이야기해 주는데 감히 무언가를 안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는 그 순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발레에, 나아가 예술에도 정답이라는 것이 없다. 관객에게 무엇이 전달될지도 당연히 알 수 없다. 우리는 그저 순간에 몸과 몸에서 생겨나는 춤에 몰두할 뿐이다.



Q. 마지막으로, 이번 공연과 앞으로의 공연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조기숙: 고전발레는 스토리 중심이었고, 무용수는 그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충실해야만 했다. 이후 현대발레에서는 내면(inner mind)을 드러내고자 하는 주의적 색채가 짙어졌다. 지금 또 다시, 포스트모던 시대의 발레는 진화하고 있다. 몸과 마음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전자를 후자를 표현하는 악기나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커다란 도전을 받고 있다. 주체로서의 몸이 지금, 여기(now and here)에서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는 누구도 모른다. '춤'은 그 자체가 충분한, 불가분의 감성 덩어리이다. 몸이 표현 수단이기를 거절할 때 관객 또한 그 무엇을 느껴야 할 의무로부터 해방되고 독자적인 의미를 스스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저자의 죽음이자 독자의 탄생인 것이다. 창작의 주인이자 삶의 현장인, 몸은 늘 움직이고 있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우리는 이러한 몸이 주인이 되는 발레를 지향한다.



<조기숙 뉴발레 신작공연>
일시: 2014. 9. 25(목) 오후 8시
장소: 이화여대 ECC 삼성홀

<1부>
Walk (조정희)
To Be (가제) (홍세희)
Between and Beyond (정이와)

<2부>
몰라요 (조기숙)



인터뷰_ 안수진 인턴기자(서울대 미학/경영학 4)
사진_ 조기숙 뉴발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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