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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_ Re-collection


2017년 6월
2017.07.02
독일 탄츠테아터의 아버지, 쿠르트 요스(Kurt Jooss, 1901-1979)

 쿠르트 요스는 독일의 현대무용가로 잘 알려져 있으며, 수년 전 타계했으나 현재까지도 탄츠테아터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피나 바우쉬의 스승이다.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신문은 요스를 두고 “독일 무용계에서 예술적으로 유의미하고 훌륭하며, 정석적인 것의 모범이 되는 안무가”이자 세계 무용계에 있어서는 “독일 안무가 그 자체(der deutsche Choreograph schlechthin)”였다고 쓴 바 있다.

 1901년 슈투트가르트의 교외에 있는 바서알핑엔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요스는 가업을 물려받는 대신 슈투트가르트 음악학교에 진학하여 예술가의 길을 걷기로 한다. 재학 시절에 루돌프 폰 라반을 만나 무용계에 입문한 요스는 만하임, 슈투트가르트, 함부르크를 거치며 1919년부터 1924년까지 라반의 휘하에서 활동했다. 당시에 함께 했던 동료 지구르트 레더와 협업하여 스스로 안무를 창작하기 시작한다.

 1924년 요스는 뮌스터 오페라의 예술감독이었던 한스 니데켄-게브하르트의 초빙으로 노이에 탄츠뷔네(die Neue Tanzbühne)라는 무용단을 설립한다. 당시의 공연들에 대하여 라반의 표현주의로부터 벗어나 움직임 안에 사회적 정체성의 코드화에 대한 풍자적이고 그로테스크한 해설을 담아냈다는 찬사를 받는다. 1926년 요스는 레더와 함께 파리와 빈에서 발레를 공부한다. 요스는 곧 발레를 진부하고 무력하다고 생각하게 되지만, 그 자신의 미학을 언제나 ‘표현주의 무용(Ausdruckstanz)’보다는 ‘새로운 발레(new ballet)’로 자처하였다.

 파리와 빈 시기 이후 에쎈 주는 폴크방슐레를 설립하고 요스를 초빙하여 그곳에서 사사하도록 한다. 요스가 폴크방-탄츠뷔네(Tanzbühne, 댄스신)을 위하여 창작한 작품들로는 <아기의 죽음을 위한 파반느(Pavane auf den Tod der Infantin)>(1929), <대도시(Große Stadt)>(1932), <구 빈에서의 무도회(Ball im alten Wien)>(1932)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그린테이블(Der grüne Tisch)>(1932)가 파리의 국제무용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요스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 준다. <그린테이블>은 요스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으로, 표현주의적인 가면의 사용, 재기 발랄하게 과장된 움직임, 폭력적인 장면 효과가 돋보이며 서구사회의 관료주의, 외교적 몸짓, 정치적 위선 등에 대한 강렬한 풍자를 담은 작품이다.

 나치와 연관되었던 마리 뷔그만이나 루돌프 폰 라반 혹은 그렛 팔루카와는 달리 쿠르트 요스는 유대인 동료를 쫓아내기를 거부하고, 나치의 공격을 피해 1933년에 망명을 떠난다. 요스발레단라는 이름으로 그는 자신의 무용단과 함께 네덜란드를 거쳐 영국에서 활동한다. 전쟁 이후 그의 발레단은 전 유럽을 순회하며 공연하였고, 1946년에 뉴욕에 입성하게 된다. 1년 후 그는 무용단을 해산하고, 산티아고 데 칠레로 가서 칠레 국립발레단의 객원 강사이자 안무가로 일하다가 1949년 에쎈으로 귀환하여 폴크방슐레 무용학과를 맡게 된다. 1963년 폴크방슐레가 대학으로 승격되면서 쿠르트 요스는 교수직을 받게 되고 무용연구소의 소장으로 임명된다. 1968년에 퇴임 후 그는 얼마간 탄츠뷔네에서 활동하다가 1973년까지 잘츠부르크 축제극장에서 일한다. 독일 탄츠테아터의 단초를 세웠던 요스는 1979년에 자동차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였다.

 현대무용에 대한 요스의 새로운 인식은 유럽 무용계에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요스는 탄츠테아터를 통해 현대무용이 순수성이나 자율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연극성(theatricality)이 가진 장점들, 즉 가면, 소도구, 눈길을 사로잡는 의상, 강력한 조명 효과뿐만 아니라 ‘삶 자체로부터 나온’ 제스처들의 매혹까지도 온전히 흡수하기를 기대했다. ‘독일 안무가 그 자체’라는 찬사를 받았던 안무가 쿠르트 요스의 탄츠테아터는 어떤 것이었는지 잠시나마 엿볼 수 있도록 그의 딸 안나 마카드가 조프리발레단과 재연한 <그린테이블>(Kultur Films, 2000)의 영상을 첨부한다.



글_ 기자 심온


참고자료_
1. Karl Toepfer, ‘Jooss, Kurt (1901–1979)’, Oxford Dictionary of National Biography, first published 2004
http://www.oxforddnb.com/index/60/101060590/
2. Patricia Stöckemann, „Etwas ganz Neues muss nun entstehen – Kurt Jooss und das Tanztheater“, hg. vom Deutschen Tanzarchiv Köln/SK Stiftung Kultur, Verlag K. Kieser München, 2002, 478 S.
https://web.archive.org/web/20080609034621/http://www.exil-archiv.de/html/biografien/jooss.htm

사진출처_ Hal Bergsohn, http://www.halbergsohnphotgrapher.net/portraits.html
영상출처_ https://youtu.be/FaZQsZUsy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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