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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_ 인문학적 춤읽기


2014년 3월
2014.03.09
경상도춤 사투리의 속살



 ‘인문학적 춤 읽기’는 현재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는 인문학과 예술의 근본적 미학을 이루는 춤을 연계해 인문학을 통해 춤을 이해하고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 따라서 각 학문의 요체를 인지,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보다 발전된 현재의 흐름을 읽고 대중과의 소통을 도모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아래의 글은 국립예술자료원 주최로 예술가의 집에서 진행된 강연 원고에 기초하고 있다.



Ⅰ. 들머리


 “전라도 가서 소리 자랑하지 말고, 경상도 가서 춤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경상도는 춤이 우세한 고장이라는 말이다. 이 때에 춤은 주로 향토춤과 한량춤을 가리킨다. 먼저 경상도 향토춤의 기본 바탕이 되는 덧배기춤에 대하여 살펴보고 진주와 부산 동래의 사례를 중심으로 근대 전통춤이 전승 양상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Ⅱ. 경상도춤의 기본 바탕


 경상도에서도 경우에 따라서 타령장단, 염불장단, 세마치 장단 등 여러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춘다. 그러나 굿거리 장단에 따라 덧배기춤을 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굿거리 장단을 그 구음에 따라 '응박캥캥' 장단이라고 한다. 그리고 경상도에서는 덧배기라는 용어의 범주가 넓어서 경상도 춤의 범칭으로 쓰이기도 한다. 경상도에서는 덧배기가 보편화되어 민중들만 추는 아니라 토박이인 한량들도 추고 기생도 춘다.


 경상도에서는 이 춤의 명칭을 원래 떨배기, 떨베기, 떨뵈기, 들배기, 들베기, 듯배기, 덧배기, 덧베기, 덧보기 등 여러 가지로 말하면서 춤이란 말도 잘 붙이지 아니했다. 이것을 다음과 같이 그 어원에 따라 정리되어 표기한 것이 '덧배기', '덧베기', '덧뵈기' 등 세 가지다.

 

1. 덧뵈기=덧(더함, 거듭의 뜻을 지닌 접사)+보이기(보다의 사동(使動) 어근)=신에게 더 잘 보이기 위한 춤. (악귀에게 더 잘 보여서 위협하거나 기쁘게 하기 위한 驅儺 혹은 娛神舞)


2. 덧베기=덧(탈, 재앙의 뜻을 지닌 어근)+베기(자르다의 뜻을 지닌 어근)=재앙(혹은 악귀)을 자르듯이 물리치는 춤. (재앙이나 악귀를 위해하겠다고 위협하며 물리치는 驅儺舞)


3. 덧배기=덧(더함, 거듭의 뜻을 지닌 접사)+배기(박다: 두들겨 치거나 틀어서 꽂히게 하다의 뜻을 지닌 어근)=거듭 배기는 춤. (힘차게 거듭 배김사위를 추는 健舞)


 ’1. 덧뵈기’ 일찍이 ‘덧보기’라고 쓰고 가면극을 가리키며 오신과 구나의 의미로 해석하였다.1 같은 말을 줄여 표기한 ‘덧뵈기’는 남사당패의 가면극을 일컫는 말로 쓰이고 있다. 이것은 춤을 가리키는 표기가 아니다. 2.는 ‘덧베기’의 언어학적 분석 결과의 해석으로 보아서는 물론 춤이 일반적으로 제의에 근원을 두고 있어 구나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춤은 종교적 기능이 전혀 없고 춤추는 이도 축사적 기능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현재의 ​춤 양상으로는 부합된다고 할 수 없다. 3.이 언어학적 분석도 합리적이고, 춤의 특성이 배김사위를 거듭 출 뿐더러 춤추는 이도 거듭 배기는 춤으로 인식을 하고 있어 이 표기와 해석이 합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춤이 고대 제의에서 연유한 것이 많다. 그리고 덧배기춤의 장단 명칭도 ‘굿(祭儀)+거리(材料)’로 제의에서 유래한 것을 의미하고 있어 이 춤의 근원도 제의에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현재 허튼춤으로서 덧배기춤은 제의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덧배기춤은 종교성이 거의 없는, 배김사위를 강조한 허튼춤이다. 중부 이북의 팔목중이나 초란이춤이 천신을 향하여 위로 치솟는 사위가 강조된다면 경상도 탈춤의 덧배기춤은 뛰어서 지신을 향하여 아래로 힘차게 디디는 사위가 강조된다.


 근년에 ‘배김새춤’, ‘굿거리춤’ 등의 춤이 따로 있는 것처럼 기록한 것을 볼 수 있으나 모두 덧배기춤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배김 춤사위를 강조하기 위하여, 혹은 굿거리 장단에 따라 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하여 생긴 별칭으로 여겨진다. 이 덧배기춤이 학춤도 되고 경상도 탈춤도 된다. 영남 남부 지방의 민속예능과 민속놀이 중에서 무형문화재로 인정을 받은 것의 대부분은 덧배기춤의 예술적 기여가 컸다고 할 수 있다.


​Ⅲ. 진주는 기방춤이 많이 정착되고, 동래는 한량춤이 더 빛이 나고 있다.


 

[사진 1] 기방춤인 진주 검무, [사진 2] 동래한량춤을 추는 문장원 선생

 큰 관아가 있어 관기의 전통이 이어내려 왔고, 물산 교류의 중심지로 도시가 발달되어 일제 식민지 시대에 권번이 있었던 진주와 부산 동래에는 기생이 많았고 한량이 많았다. 그래서 색향이라고 한다.


 진주는 1967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12호로 기방춤인 진주검무가 지정되었다. 그리고 1979년에 경남지방 무형문화재 제3호로 기방에서 한량과 스님과 여인의 삼각관계를 극화한 한량무, 1991년에 제12호로 포구락무, 1997년에 제21호로 진주 교방굿거리춤 등 주로 기방춤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2003년에 가서야 남성춤인 진주오광대가 경남지방 무형문화재 제27호로 지정되었다.


 반대로 같은 색향이었던 부산 동래는 1967년에 동래야류가 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1972년에 동래학춤이 부산지방 무형문화재 제3호, 1977년에 동래지신밟기가 제4호, 2005년에 동래한량춤이 제14호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1993년에 가서야 동래고무가 제10호로 지정되었다. 이렇게 부산 동래는 한량춤 계열이 많이 무형문재로 지정되었다.


 한량춤은 원래 향토춤을 추던 토박이 한량이 기방의 기생들과 어울려 춤을 추면서 기방춤의 영향을 받아서 세련화된 춤이다. 동래의 한량춤은 남성무다운 배김사위가 일품인 덧배기춤이 즉흥적인 흥을 지닌 채 기방춤의 아름답고 정교함의 영향을 받아 다듬어진 춤이다. 동래 지역에서는 이 춤이 들놀음의 춤도 되고, 학춤도 되었다. 학춤은 현대에 한량춤 중에서 가장 예술적으로 잘 숙성된 춤이 아닌가 한다.


 이렇게 전통춤의 전승양상이 달라진 연유는 두 도시의 사회문화적인 요인 때문이다. 진주는 의기 논개가 순절한 곳으로 그의 사당이 있어 해마다 의암별제 등 그를 기리는 행사를 하여 기생에 대한 인식이 타지역과 다른 면이 있다. 그리고 도시화되었지만 보수성이 강한 도시로 풍류객들이 기방춤을 보고 즐기기는 하여도 한량춤을 춘다고 나서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어 무형문화재 지정과정에 기방춤이 부각되었을 것으로 본다. 재현의 근거가 되는, 진주 기방춤을 자세히 기록한 정현석(鄭顯奭)의『교방가요(敎坊歌謠)』가 있는 것도 큰 정착요인이 된다. 이와 다르게 부산 동래는 진주보다 근대화가 일찍이 되어 보다 개방적이고 근대 이후에 중인계층이 사회적인 주도세력이 되면서 중인 출신이 많은 한량들이 춤을 잘 추는 것을 내세울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서 이것이 많이 무형문화재로 정착되었다고 본다.



글_ 정상박(민속학자)

부산대 문학박사, 동아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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