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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_ 인문학적 춤읽기


2014년 5월
2014.05.19
상상력과 스토리의 원천: 동양신화 - 중국신화를 중심으로 (Ⅱ)



 ‘인문학적 춤 읽기’는 현재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는 인문학과 예술의 근본적 미학을 이루는 춤을 연계해 인문학을 통해 춤을 이해하고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 따라서 각 학문의 요체를 인지,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보다 발전된 현재의 흐름을 읽고 대중과의 소통을 도모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아래의 글은 국립예술자료원 주최로 예술가의 집에서 진행된 강연 원고에 기초하고 있다.




중국신화의 자료


중국신화학에서 연구대상으로 삼는 신화자료를 분류하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크게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한 가지는 종족별 분류로서 중국의 본 민족인 한족(漢族)의 신화와 중국 경내에 거주하는 이민족인 55개 소수민족의 신화로 나누는 방식이 그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전승 방식에 의한 분류로서 문헌신화와 구전신화로 나누는 방식이다. 그런데 양자의 실제 내용은 거의 일치한다. 왜냐하면 한족 신화는 대개 문헌의 형태로 소수민족 신화는 구전의 방식으로 전승되어왔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나마 한족 신화에도 최근 현지조사를 통한 구전 자료가 있고 소수민족 신화에도 자신들의 고유한 문자로 기록했거나 한족 문헌에 수록된 문헌 자료가 존재한다. 따라서 완전히 동일시할 수는 없지만 이 글에서는 중국 문헌신화의 자료를 살핌에 있어서 한족 신화를 중심으로 다루었음을 미리 밝혀둔다.


 한족 신화를 중심으로 문헌신화 자료를 살핀다고 할 때 다시 문제가 되는 것은 과연 어느 시기까지의 자료를 신화 자료로서 간주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후술하게 될 중국신화의 개념 범주 문제와도 상관되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신화 자료의 순수성이 비교적 유지되고 있는 한계 시점은 한대(漢代) 이전까지로 설정하고자 한다. 한대에 이르러 중국의 정체성이 확립되면서 다원성에서 일원성으로 신화체계의 재편이 일어나고 유교가 국가 이데올로기로 채택되면서 역사주의적, 가부장적 차원에서 신화 내용에 대한 본격적인 왜곡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대는 신화와 역사, 문명과 야만, 정통과 이단이 교차하는 과도기의 시점이기 때문에 많은 문헌들이 변질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신화의 순수성을 적지 아니 간직하고 있다.


 다음의 위진(魏晉) 남북조(南北朝) 시기에 이르러 신화 자료는 당시 발흥한 도교에 의해 보존과 변질의 이중주를 겪는다. 도교는 유교와는 달리 신화 모티프를 잘 계승하여 온존시킨 긍정적인 측면이 많지만 고유의 종교성에 의해 왜곡한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신화 자료를 잘 선별할 필요가 있다. 이 시기의 신화 자료는 주로 지괴(志怪) 소설에 풍부히 남아 있다.


 다음으로 당대(唐代)는 고대의 마지막 시기라는 점에서 또 하나의 분기점이다. 이 시기 이후 그나마 남아있던 중국의 정치적, 사상적, 문화적 다양성은 사라진다. 우리는 당대야말로 문헌 자료를 그래도 신화 원전에 가깝게 인식할 수 있는 최후의 시점으로 간주한다.


 송대(宋代) 이후 중국이 중세를 거쳐 근대로 나아가는 도상에서 중국은 일원화되고 국수화되어 정치적, 사상적, 문화적으로 탄력성보다는 경직성을 보여준다. 강력한 유교 이데올로기, 중화주의 등의 관념으로 신화 자료는 거의 모습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다만 이 시기까지는 아직 일실(逸失)되지 않은 고대 문헌이 존재하고 고증의 기풍이 활발하여 주석가들에 의해 새롭게 발굴된 신화 자료가 적지 않다는 점이 다행스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기를 초월한 신화 자료로서 거론해야 할 것은 고고학적 유물 자료이다. 비록 이들은 문헌의 형태는 아니나 문헌 신화 자료를 보충하고 인증하는 데에 더없이 유용한 자료이다. 다음은 각 시대별 중국 문헌신화 자료의 현황이다.



1) 한대(漢代) 이전

『산해경(山海經)』,『초사(楚辭)』,『목천자전(穆天子傳)』,『서경(書經)』등.


2) 한대(漢代)

『회남자(淮南子)』,『풍속통의(風俗通義)』,『사기(史記)』,『한서(漢書)』, 각종 위서(緯書) 등.


3) 위진(魏晋) 남북조(南北朝)

『수신기(搜神記)』,『신이경(神異經)』,『습유기(拾遺記)』,『박물지(博物志)』, 『술이기(述異記)』,『한무내전(漢武內傳)』,『동명기(洞冥記)』,『해내십주기(海內十洲記)』, 『유명록(幽明錄)』 등 지괴 소설과 『삼국지(三國志)』,『후한서(後漢書)』, 『제왕세계(帝王世繫)』 등.


4) 당대(唐代)

『고경기(古鏡記)』,『현괴록(玄怪錄)』,『전기(傳奇)』,『유양잡조(酉陽雜俎)』 등 신괴류 전기 소설.


5) 송대(宋代) 이후 청대(淸代) 까지

『태평광기(太平廣記)』,『이견지(夷堅志)』,『유설(類說)』,『노사(路史)』,『도장(道藏)』, 각종『산해경(山海經)』주석서 등.


6) 기타: 청동기 명문(銘文), 화상석(畵像石), 벽화, 백화(帛畵) 등 각종 고고 유물자료.



*『산해경(山海經)』은 어떠한 책인가?




 『산해경』은 중국의 대표적인 신화집이다. 대체로 기원전 3-4세기경에 무당들에 의해 쓰여진 이 책에는 중국과 변방 지역의 기이한 사물․인간․신들에 대한 기록과 그들에 대한 그림이 함께 실려 있다. 이 책이 만들어진 동기에 대해서는 무당들의 지침서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고 고대의 여행기라는 설도 있다. 근대 이후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이 책은 종교적으로 샤마니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산신에 대한 제사에서 쌀을 바친다든가, 곤륜산(昆侖山)과 같은 세계 대산, 건목(建木)과 같은 세계수에 대한 숭배, 가뭄 때 희생되는 무녀(巫女)의 존재 등으로 미루어 그러한 판단이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샤마니즘이 성행했던 고대 은(殷) 왕조의 문화 내용을 많이 보존하고 있다. 은 왕조의 조상신인 왕해(王亥)․제준(帝俊) 등에 대한 신화는 다른 고서(古書)에서 잘 보이지 않는데 『산해경』을 통해서 그 내용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은(殷) 및 동이계(東夷系) 민족의 특징적인 문화현상으로 간주되는 조류숭배와 관련된 신화내용도 많이 담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산해경』에 대해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책이 단순히 오늘날의 중국신화와만 상관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인근의 여러 민족들, 한국․일본․월남․티벳․몽고 등 동아시아 전역의 고대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산해경』 신화가 형성되던 시대의 대륙은 결코 오늘날과 같은 하나의 중국이 존재했던 장소가 아니고 수많은 종족이 이합집산을 거듭했던 무대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산해경』을 중국신화집으로만 보지 않고 동아시아 고대문화의 원천이자 상상력의 뿌리로 간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음 호에 이어서)



글_ 정재서(중문학자)

서울대 중문학 박사, 현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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