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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_ 니체의 춤 철학


2014년 7월
2014.07.22
니체의 몸, 예술생리학 그리고 현대무용 (IX)




 편집자 주: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가 현대철학에 끼친 영향을 사람들은 흔히 지축을 뒤흔든 지각변동에 비유한다. 니체는 스스로 자기로 말미암아 세계사가 두 동강이 난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시대가 신봉했던 진리와 가치 체계를 전도시켰으며, 새로운 삶의 양식을 제시한다. 니체는 철학뿐만 아니라 현대예술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현대무용은 몸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한 니체의 철학에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 니체 철학, 특히 그의 몸철학예술생리학이 현대무용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살펴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아래의 글은 지난 97일 한국무용기록학회 주최로 이화여대에서 있었던 강연 원고를 바탕으로 한다.




2. 예술생리학과 힘에의 의지


 앞서 살펴보았듯이 생리적 조건과 예술적 체험은 상호 조건적이다. 도취는 몸에서 생명감이나 활력으로 나타나고 예술적 체험에선 창작 혹은 창조의 행위를 촉발한다. 니체에 따르면 예술은 도취의 기운을 고양시킴으로써 삶을 건강하게 하며, 건강한 삶은 다시 예술적 욕구를 자극한다. 이러한 상호전이가 가능한 것은 힘에의 의지 때문이다. 니체는 힘에의 의지를  “영원히 파괴하고 다시 창조하는 디오니소스적 놀이”로 본다. 세계에 일어나는 일체의 것은 힘에의 의지 이외 아무 것도 아니며, 힘에의 의지는 특별한 하나의 목적이나 하나의 법칙으로 설명될 수 없다. 그래서 니체는 이것을 놀이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바닷가에서 모래성을 쌓고 허무는 놀이와 같이 힘에의 의지는  파괴와 창조를 되풀이 하는 디오니소스적 놀이이다. 목적이나 법칙은 창조와 파괴의 놀이를 하나의 의미나 틀로 묶으려는 인간의 헛된 욕망의 결과물이다. 니체는 인간의 이러한 욕망을 하늘을 자신의 배설물로 묶으려는 거미의 욕망에 비유한다. 근본적으로 세계와 삶은 하나의 목적이나 인과의 틀로 묶을 수 없는 것이다. 놀이가 세계와 삶의 본질을 보다 더 잘 대변한다. 니체가 예술생리학에서 예술적 행위를 놀이로 설명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니체에게 예술은 놀이의 정신을 가장 잘 대변한다. 그에게 예술은 장르, 재료, 양식에 따라 구분될 수 없다. 그에게 예술은 놀이이다. 그래서 니체는 세계를 “스스로 분만하는 예술작품”으로 더 극단적으로 “세계 자체가 예술”이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체가 모두 예술이 될 수 있다면, 예술 생리학에서 미에 대한 척도가 존재할 수 있는가? 모든 것이 예술이고 모두가 예술가라면 예술에 대한 평가 기준도 없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니체는 절대적 상대주의자는 아니다. 니체의 예술생리학에도 탁월한 것과 열등한 것이 존재한다. 니체는 예술생리학에서 미의 척도를 힘의 고양과 쇠퇴에서 찾는다. “미는 삶을 상승시키는 것이라는 생물학적 가치의 범주에 포함된다.” 따라서 예술은 삶을 고양시키는 디오니소스적 예술과 그 반대의 데카당스 예술로 나뉠 수 있다. 예술생리학이 추구하는 디오니소스적 예술은 삶의 충일을 예술창조의 기본으로, 데카당스 예술은 삶에 대한 증오를 창작의 근거로 삼는다. 니체가 말하는 데카당스 예술은 바로 ‘형이상학적 예술’을 의미한다.


 힘에의 의지는 인간과 세계를 형이상학적 원리, 도덕적 규범에 의해서 설명하려는 일체의 시도를 거부한다. “내가 살아있는 것을 발견했던 바로 그곳에서 나는 권력의 의지를 발견하였다......”. 니체는 이 개념으로 살아 있는 모든 것의 내적 역동성, 즉 “주인이 되고자 하며 보다 더 크고, 강력하고자 하는” 것을 나타낸다. 일체의 삶은 근원적으로 그것을 지휘하는 힘을 통해 지배된다. 힘에의 의지는 매순간 자기 극대화를 시도한다. 따라서 그것은 본질적으로 ‘자기극복’을 지향한다. 자기 극복은 자신의 세계를 자신의 힘으로 파악하고 지배하려는 욕구이며 이것은 창조과정과 동일한 의미를 지니고 있고 이 과정은 항구적이다. 힘의 상승과 확장을 기본으로 하는 힘에의 의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드러나지만, 그것은 본질적으로 자기극복과 창조의 과정이라는 성격 때문에 예술적이다.


 니체는 도취에서 힘에의 의지가 극대화되고 이것은 곧바로 예술적 가치창조의 바탕이 된다고 본다. 힘에의 의지가 충일되어 있는 상태, 자기 자신이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은 자신이 마주한 세계를 완전하게 변모시키려는 노력을 다할 것이고, 그러한 행위는 자기의 힘을 세계에 투입하여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으로 드러날 것이며, 이것은 바로 창조행위이다. 이에 반해 힘이 소모되고 의지가 박약하여 삶의 에너지가 쇠진한 사람은 사물과 세계를 피로에 젖은 눈으로 바라보고 왜곡된 시각으로 해석하며 자신이 주도적으로 세계에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늘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반응하는 수동적 삶을 영위한다. 니체는 이러한 행위양식을 힘의 극대화라는 인간의 본능에 반할 뿐만 아니라, 반(反)예술적 자세로 본다. 이러한 태도를 가진 자들은 삶과 세계를 피폐하게 만든다.



글_ 정낙림(예술철학가)
독일 부퍼탈대학 철학박사, 경북대 강의교수, 한국니체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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