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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_ 니체의 춤 철학


2014년 9월
2014.09.23
니체의 몸, 예술생리학 그리고 현대무용 (XI)



  편집자 주: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가 현대철학에 끼친 영향을 사람들은 흔히 지축을 뒤흔든 지각변동에 비유한다. 니체는 스스로 자기로 말미암아 세계사가 두 동강이 난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시대가 신봉했던 진리와 가치 체계를 전도시켰으며, 새로운 삶의 양식을 제시한다. 니체는 철학뿐만 아니라 현대예술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현대무용은 몸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한 니체의 철학에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 니체 철학, 특히 그의 몸철학예술생리학이 현대무용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살펴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아래의 글은 지난 97일 한국무용기록학회 주최로 이화여대에서 있었던 강연 원고를 바탕으로 한다.  










  투린에서 졸도할 때까지 니체는 독일 강단철학자들 사이에서 국외자였다. 역설적이게도 그의 철학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북유럽에서 시작되었다. 덴마크의 브란데스(Georg Brandes)는 1888년 4월과 5월 코펜하겐 대학에서 니체에 관해 4회에 걸쳐 강연을 하게 된다. 이 강연에서 그는 니체를 새로운 시대를 여는 자로 규정했으며, 이 강연은 청중으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강연에 대한 소문이 스웨덴과 노르웨이로 퍼지게 되고 그 이후 많은 니체 추종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20세기 초 니체는 유럽지성의 새로운 화두로 등장한다. 니체에 대한 당시의 뜨거운 관심은, 니체가 조형 예술가들의 모델로 빈번히 등장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심지어 니체는 상품의 광고에도 등장한다. 1890년의 하르트레벤(Otto Erich Hartleben)이 북유럽에 퍼진 니체 신드롬에 대해 언급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디에도 지금 니체에 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 곳이 있는가!”


  현대 예술에서 니체의 영향은 한 순간 유행으로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이 아니라, 예술가들의 세계관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고 그 영향은 지속적이다. 현대 예술의 지형을 바꿔놓은 니체의 영향의 핵심은 예술에 대한 근대적 정의를 전복하고 예술 이해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 때문이다. 니체는 1880년대 말 남긴 한 유고에서 예술의 문제를 예술가의 문제와 연관시키면서 이 양자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물음을 제기한다. “예술과 예술가: 새로운 의문부호”. 예술과 예술가 그리고 예술작품에 대한 전통적 정의는 분명하다. 예술은 천재적 재능을 가진 작가가 창작한 작품이 결정하며, 관람자는 단순히 작품을 보거나 듣는 관찰자에 머문다. 니체는 특히 후기의 예술생리학을 통해 예술에 관한 전통적인 이해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른바 ‘미래예술’(die Kunst der Zukunft)에서는 “은둔자 같은 예술가와,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예술가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라고 니체는 확신한다. 전통적인 창작자와 감상자, 혹은 작가와 작품 간의 경계가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니체의 주장은 인간의 모든 유·무형의 자기를 형성하는 행위가 예술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모든 사람이 예술가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세계 자체가 예술작품이다”는 언명에서 극에 달한다. 


  니체의 예술철학은 크게 보아 『비극의 탄생』을 필두로 1870년대 초·중반의 그리스 비극에 대한 연구에 집중적으로 개진된 ‘예술가 형이상학’과 1880년대 『즐거운 학문』이나 『도덕의 계보』 혹은 유고에서 주로 언급되고 있는 ‘예술생리학’으로 구분될 수 있다. 초기의 예술가형이상학이 표방하는 핵심 주장, 즉 예술이 학문보다 세계와 삶에 더 깊이 뿌리내고 있고, 예술을 통해 세계와 삶은 정당화할 수 있다는 니체의 주장에 대해  20세기의 예술계는 적극적인 동조를 보낸다. 예술가 형이상학의 정신이 현대 예술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지만, 예술의 장르, 소재 그리고 창작주체에 대한 경계를 급진적으로 해체함으로써 현대예술과 미학에 보다 큰 충격을 준 것은 ‘예술생리학’이다. 예술생리학은 몸(Leib)에 대한 가치의 재발견과 깊은 관계가 있다. 니체에게 몸은 ‘큰 이성’이고, 전통적인 의미에서 이성은 몸의 ‘장난감’에 불과한 ‘작은 이성’이다. 니체는 몸을 통해 근대의 의식 중심의 주체를 해체하고 힘에의 의지를 통해 가치를 새롭게 정립한다. 니체가 몸과  예술의 관계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도취(Rausch)의 현상이다. 도취는 몸의 고양을 위해서도 예술 행위를 위해도 모두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두 경우 모두 도취는 힘의 징후를 의미하며, 도취는 삶의 욕구와 예술적 욕구를 자극한다. 여기서 니체는 예술과 삶의 동근원성을 간파한다. 예술생리학에서 예술과 삶은 분리될 수 없다.

 

  니체의 예술 생리학은 20세기 현대 예술가에게 사상적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특히 실험주의적 성향이 강한 아방가르드 예술에서 니체의 흔적은 분명하다. 다다(Dada)를 비롯한 아방가르드 예술의 ‘반예술(Anti-Kunst) 운동’은 삶과 무관한 전시회나 연주회에서 향유되는 예술, 즉 ‘예술을 위한 예술’을 거부한다. 그들은 지금까지 예술을 규정했던 틀을 깨고, 예술작품 보다는 예술활동 자체를 중시했으며, 예술활동에서 우연과 놀이의 ‘비결정성’을 본질적인 것으로 수용했다. 나아가 예술에서 창작자와 관람자의 경계도 허물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그들에게 끼친 니체의 영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니체의 영향은 탈구조주의 시대인 오늘날 더욱 빛난다. 세계와 인간, 인간과 존재, 진리와 인식에서 보다 근본적인 것은 우연성, 비결정성, 불협화음, 생성, 놀이라는 니체의 주장은 바로 탈구조주의의 강령이 되었고 서양의 현대성을 비판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미술, 음악, 무용 그리고 탈 장르적 예술 등 많은 예술영역이나 예술가들에게 사상적인 영감의 원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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