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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_ 춤비평 담론


2016년 2월
2016.02.29
커뮤니티 아트, 커뮤니티와 아트



 커뮤니티 아트(Community arts, Community-engaged, Community-based arts)를 단순번역하자면 공동체 예술, 혹은 공동체 기반의 예술이라 할 수 있으며, ‘공동체 속에서 형성되고, 의식적으로 공동체의 사회, 경제, 정치적 힘을 증가시키기 위한 예술이나 활동’으로 정의된다. (『커뮤니티아트 길잡이』, 캐이트 나잇(글), 맷 슈바르츠만(그림), 표신중 옮김, 경기문화재단, 2014)


 여기서 ‘공동체 속’과 ‘공동체의’이라는 말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다시 말해 커뮤니티 아트를 이해하고자 하면 ‘공동체란 무엇인가, 그리고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원론적인 질문으로부터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여기서는 개념을 논쟁하기보다는 누가, 왜 커뮤니티아트를, 아니 커뮤니티(와) 아트를 자꾸 호명하는가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더 나을 듯싶다.


 문화정책에 있어서 문화예술의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개념의 적용범위에 따라 정책대상의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유네스코(UNESCO)의 세계문화보고서(World Culture Report)에 의하면 “국가의 정책은 문화를 국민의 기본권의 하나로 인식해야하며, 문화권의 신장을 정치적, 경제적 사회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로 규정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개념을 수용한 문화정책은 ‘인간이 누려야 할 하나의 권리’로서의 문화예술이란 소수 엘리트주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 따라서 생활 속에서의 향유와 창조적 행위를 위해 모든 시민이 계층, 지역, 성별, 학벌, 연령, 신체조건, 소속집단, 종교 등에 의해 어떤 차별도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문화 활동 및 문화 창조에 참여하는 것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예술을 인간의 기본권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삶 속에서 실천되어야 한다는 것은 문화정책의 인식적 기반 조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인식적 전환은 문화정책으로 하여금 커뮤니티와 아트를 중매하도록 하였으며, 지금은 지역단위 곳곳에서 커뮤니티 아트로 조우하고 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커뮤니티 아트는 2013년 말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됨에 따라 보다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왜냐하면 이 법에서 ‘지역문화’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유산, 문화예술, 생활문화, 문화산업 및 이와 관련된 유형·무형의 문화적 활동”으로, ‘생활문화’는 “지역의 주민이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하여 자발적이거나 일상적으로 참여하여 행하는 유형·무형의 문화적 활동”이라고 정의됨에 따라 지자체에서는 생활문화를 지역주민의 주체적 참여와 연관하여 매우 중요한 문화정책 의제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커뮤니티 아트는 지역의 특성에 따라, 추진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목표가 달리 설정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도시재생이나 세대 간 소통과 갈등해결을 위해, 혹은 주거환경개선과 연관하거나 인문학과 교양을 통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인식 증대 등,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나타난다. 특히 개념, 범위, 대상 등이 애매함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 아트가 지자체, 지역의 문화재단이나 문화관련 기관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으로 앞세우는 이유는 다수가 주체로 참여하고 향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을 창작하여 공동체의 현안을 드러내고, 해결하며, 문화역량을 증대시키는데 기여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민주사회에서의 시민 혹은 대중은 사회적 불평등과 갈등에 대한 문제해결을 요구할 힘이 있는 실체이다. 커뮤니티 아트는 어떤 의미에서 공동체 구성원과 만나는 이 지점에서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과정과 더불어 중요한 사회변화 전략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예를 들어 커뮤니티 아트는 교육적인 측면에서 인간의 생활방식을 주목하고 동반자로서 타자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강조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지역주민들이 자신의 지역사회, 공동체의 역사, 문화, 생태, 현실적 쟁점 등을 이해하게 하고 이에 관여할 수 있도록 이끈다. 더 나아가 예술을 매개로 공동체에 대한 이해와 자신의 삶을 설명하고 표현하면서 타자에 대한 소통 및 이해 방식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커뮤니티 아트를 사회참여예술의 하나로 보는 이들은 ‘모든 예술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사회참여예술이란 무엇인가』, 파블로 엘게라, 고기탁 옮김, 열린책들, 2013)




 사실 ‘커뮤니티 아트란 이런 것이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경기문화재단이 기초문화재단과 함께 하는 예술지원사업의 하나인 《우리 동네 예술프로젝트》도 단순히 예술가나 예술단체의 예술행위에 대한 지원 사업이 아닌, 커뮤니티와 지역주민과의 관계성에 초점을 둔 공동체 예술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 아트 사업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공동체성의 부활과 재생의 요구가 핵심인 마을 만들기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중간지원기구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나 ‘경기도따(뜻하고)복(된)공동체지원센터’, ‘부천행복한마을만들기지원센터’의 지원사업 범위와 내용을 보면 이 또한 커뮤니티 아트의 형태로 나타난다. 주민들은 주거/생활환경개선, 문화예술/축제, 아파트공동체, 교육/돌봄, 복지증진 등의 주제에 따라, 스스로 학습조직을 만들고 문화생산의 과정에 참여하는 문화예술교육의 모습으로, 직접 참여하고 만들어내는 영화제나 축제의 모습으로, 연극, 인형극, 무용, 합창, 만화 등의 다양한 장르 속에서 예술가와 만나 스스로를 표현하고 공감하며 타인에 대한 환대를 실천하는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다시 말해 커뮤니티 아트는 ‘공동체 내’에서 예술가와 공동체 구성원이 예술작품 생산과정을 통해 사회적으로 상호작용의 과정을 거치면서 사회변화를 위해 협력하는 모습으로 구현된다. 커뮤니티의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을 가르치는’ 아트, 커뮤니티와 아트는 지역사회에서 예술을 통해 생활문화 속에서 매일 일어나는 변화를 확인하면서 내재해있던 우리의 창의성을 끌어내는 힘으로서 순기능을 하고 있다.



글_ 손경년(부천문화재단 문화예술본부장)
사진_ 3355댄스, 박소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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