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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020.05.31
코로나 시국 속 한국 현대무용의 방향성- 모다페 ‘센터 스테이지 오브 서울’ 3작품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바디콘서트>

  제39회 국제현대무용제, 모다페가 2020년 5월 14일부터 5월 29일까지 아르코대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졌다. 그동안 모다페는 축제 성격을 지니면서 동시대 한국 현대무용계를 대표하는 무용가와 작품들을 망라하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어왔다. 이번 행사는 모다페 초이스, 센터 스테이지 오브 코리아, 센터 스테이지 오브 서울, 모다페 컬렉션, 더 뉴웨이브, 스파크 플레이스, 스파크 베스트 컬렉션 등 다양한 주제 속에서 33개 공연이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였다.


  이 중 5월 23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 ‘센터 스테이지 오브 서울’은 지속적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는 3명의 안무가의 작품이 선보여져 시선을 모았다. 먼저 김보람 안무,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바디콘서트(리믹스)>는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대표작으로 이미 대중에게 꾸준하게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20여분의 압축된 흐름 속에서 강렬한 몸짓을 보이며 황홀경을 전해주었다.


  이들이 작품에서 전해주고자 하는 바는 어떤 심오한 표현 방식에 의해 주제의식을 전달하기 보다는 리듬을 통해 순간을 느끼고 즐기며 해소하는데 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기승전결의 방식을 취하지만 서사성을 지향하기 보다는 분절되어 있으면서도 응결된 감각의 인식 속에서 순간을 소통하는 힘을 가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시대를 초월하더라도 관객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생명력이 있다. 이번 모다페에서도 이 작품을 처음 보거나 무용을 모르는 대중에게 가장 적합한 레퍼토리라 할 수 있다.



Company J <놀음-Hang out>


  정재혁 안무, 컴퍼니 제이의 <놀음-Hang out>은 2019년 초연된 작품으로 바로크 음악에 나타난 균정미와 동래학춤에 드러난 소요유를 혼합하여 새로운 질서와 감흥을 만들고자 한다. 이 무대에서는 이 두 가지 변별된 정서를 혼합하여 차이보다는 동화를 이루려 하고, 타악의 리듬 속에서 절제된 움직임을 보이면서도 바로크 음악을 통해서 무용수가 느끼는 몸짓의 화성학을 창출하려 한다. 그래서 전통춤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기도 하고, 즉흥적이지만 순간적 행위가 아닌 계산된 움직임 속에서 또 다른 질서, 무정형 속 질서라는 하나의 형식을 만들어 낸다.


  그러다가 흐름은 두 가지 고전의 담론에서 놀이적 행위를 표출하면서 종결에는 한국적 제의 형식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이는 안무가가 느낀 시대를 초월한 전통의 양가적 의식을 새롭게 정제화하면서도 예상되는 구조라는 점에서는 장단점이 있다.



로댄스 프로젝트 <파편>


  노정식 안무, 로댄스 프로젝트의 <파편>은 인간의 제각각 기억 속에 남은 여러 잔상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표현하고 이를 의식의 흐름으로 전개시키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심리적 감정의 변화를 다양한 음악을 통해 이루려 한다. 가요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이 흐르며 회고적이며 기억의 이야기를 만들려 하고, 피아노가 가지는 단순하지만 서정적이며 격정적인 음률 속에서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개성적으로 표현된다. 그러다가 후반부에서는 현의 질주 속에서 갈등의 몸짓이 표출되고, 마무리에서는 연결성을 통해 동시대의 일상적 담론을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는 네 명의 남녀 무용수가 개별적이면서도 대칭적이고, 균정적인 호흡과 고른 몸짓 속에서 빈틈없는 구성을 주면서도 변별적인 특색이 제대로 드러나지 못한 점도 없지 않았다.


  2020년 모다페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계획한대로 공연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연례적으로 초청된 외국 단체의 공연은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준비된 단체들도 완벽한 상태에서 공연을 준비할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불가피하였겠지만 명확한 주제 의식 속에서 하나로 아우르는 모다페만의 정체성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이는 앞서 여러 주제들로 나뉜 형태나 작품 별 특색에 대해서 변별성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음에 기인할 것이다. 모든 것이 불완전한 현실 속에서 공연을 치룬 점에서는 박수를 보내면서도 비정상적 상황에서 나온 여러 문제점은 내년을 기약하는 숙제로 남을 듯 하다.



글_ 김호연(무용평론가)

사진제공_ 모다페 (©한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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