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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2016.09.07
전통의 부재가 가져온 혼란 - 〈가온: 세상의 시작〉

 정동극장이 2016년 야심차게 기획한 새로운 상설공연 <가온: 세상의 시작>을 4월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필자는 8월 6일 공연을 관람했고, 그 결과 정동극장의 정체성에 관해 혼란을 겪었다. 정동극장은 그간 상설 전통공연을 펼쳐왔는데, 2012년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한 해외관객 선정 공연만족도 1위, 타이완 최대 관광박람회 '타이베이 국제 여전(ITF)' 최고 공연상 4연패 달성(2011~2014년) 등의 성과를 거두며 작품성을 국내외에서 인정받았다. 또한 2014년엔 전통상설공연 최초로 누적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고, 지난해 인터파크ENT 공연 결산에서 무용·전통예술장르 티켓 판매율 1위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정동극작은 특히나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은 곳으로, 공연을 통해 한국의 이미지를 표명하는 곳이기도 한다. 그런데 <가온: 세상의 시작>은 이전의 <미소MISO(美笑)>에 비해 현대성을 더한다는 미명 하에 현대무용과 테크놀로지가 더해지면서 일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인상과 더불어 전통적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없었다.


 본래의 의도는 한국무용을 비롯해 연희, 검술, 무예, 소리 등 전통 표현양식을 공연 한 편에서 만날 수 있는 '전통 종합 퍼포먼스'인데, 여기에 영웅 판타지 서사를 도입했다. 즉, 초인적 능력을 갖게 된 소년 '가온'이 영웅이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것으로, 가온이 어둠의 왕 마신을 무찔러 세상을 빛으로 구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전통 판소리 서사 구조를 차용, 소리꾼을 활용해 이야기를 전달한다. 서사가 단순화되다 보니 그 결과가 연상되어 큰 재미를 주지 못했고, 영웅 성장기, 싸움과 모험 등 박진감 넘치는 요소를 도입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의도는 좋았으나 다소 어우선하고 전통 표현양식들이 서로들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겉돌았다.

 그러나 ‘세상의 중심’이라는 순 우리말의 뜻을 가진 소년 ‘가온’의 설정과 무대의 시작을 주인공 ‘가온’ 이 아닌 소리꾼 ‘설이’로 시작해 설이가 꿈을 꾸면서 그 속에 펼쳐지는 영웅 ‘가온’의 성장기를 다룬 점, 프로젝션 맵핑을 사용한 미디어 아트의 활용, 한국춤만이 아니라 현대무용을 도입한 점 등은 단점인 동시에 장점으로 작용한 부분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기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의 변화에 따라 또 다른 컨템포러리 작품을 내놓겠다는 의지가 장점으로 읽혔기 때문인데 그 방법론을 얼마나 잘 사용했느냐의 여부가 성패를 가름하는 척도가 된 것 같다.





 의도했던 바대로 <가온: 세상의 시작>은 다이내믹한 매력, 역동적인 에너지 등은 여실히 반영되었으나 전통창작공연이라기에는 창작적 부분만이 강조된 듯 보였고, 현대무용가 차진엽의 안무가 깊이를 더하지 못했다. 캐릭터부터 스토리까지 모두 ‘창작’을 시도한 공연이기에 뜻 깊은 작품이었으나 현대적 서사장르였던 ‘영웅판타지’와 전통 판소리가 새로운 융복합 방식이 아직은 낯설었고, 소리꾼 설이의 설정이 그 매개의 역할을 적절하게 하지 못했으며 정령들과 또 다른 출연진들의 춤이 주인공을 제외하고는 완성도를 갖추기 못했다. 더불어 미디어 아트의 활용이 화려함을 더하기에는 걸맞았지만 춤에 두어져야 할 초점이 다소 빗나가는 인상도 없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고유한 멋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는 무대로 관람객의 다수가 외국인인 만큼 현대성과 더불어 전통성을 짙게 담아내야 우리춤의 깊은 멋과 맛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따라서 외국어 자막을 마련한 점이나 전통과 창작을 동시에 담아내고자 한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할 부분이지만 앞서 언급한 여러 문제점들을 좀 더 보완해 완성도를 갖춘 모습으로 오늘날 한국춤의 위상을 높여야 할 것이다.


글_ 장지원(무용평론가)
사진_ 정동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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