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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2016.09.05
한계 너머의 자유로운 움직임,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안심(安心)땐스>



 기존의 체계를 넘어서는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춤으로 주목을 받아온 안은미 컴퍼니의 <안심(安心)땐스>가 9월 9일 금요일부터 3일간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시각장애인 6명과 현대무용가 8명의 협업을 통해 이루어질 이번 공연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규정하는 경계에 대해 던지는 물음들을 살펴보았다.

 이번 공연의 중심에 있는 가장 보편적인 질문은 “시각장애인이 무대에서 춤을 출 수 있는가?”일 것이다. 역으로, 연출가 안은미는 어떤 상실한 감각의 세계를 회복하는 길의 안내자로서 시각장애인이 갖는 가능성에 주목한다. 그는 춤이라는 추상적인 언어를 어려워하면서도 정안인과 달리 약해진 균형 감각과 근력을 넘어 표출되는 참가자들의 ‘무중력의 춤’을 통해 이상적인 사회의 모습을 꿈꾼다. 그들이 촉각과 상상력으로 빚어내는 자유로운 움직임은 바로 그 춤이 그러하듯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 가능성과 불가능성의 제한, 어떤 선입견도 없는 사회의 행복을 그린다.


신나라(20/장애 1급, 전맹): 내 모습이 보이질 않으니 정작 내가 보는 것보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가에 더 신경을 쓰게 되는데, 여기서 연습하는 동안 타인의 시선에 대한 부담을 보다 내려놓을 수 있었다.

김한솔(24/장애 1급, 전맹): 이렇게 오랜 기간 무언가에 몰두하고 연습해 본 적이 없다. 처음 걱정스러웠던 두 가지는 몸을 움직인다는 것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었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살아야 하지만 그것은 마음의 짐이었다. 하지만 이 공연을 통해 나도 그들에게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생긴 것 같아 기대되고 설렌다.

심규철(38, 장애 1급, 저시력): 시각장애인으로서 살면서 하나의 작업을 장기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무용수들과 협업하며 나도 그들과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하든 서로가 필요하고 서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성수(36, 장애 1급, 저시력): 무용수와 함께 생활하면서 건강한 에너지를 많이 받는 것 같다. 건강한 피곤함이 있다, 정말.

임성희(22, 장애 1급, 전맹): 보일 때는 달리기를 참 좋아했는데 시력을 잃고 나서는 뛰어본 적이 없다. 평소 악기를 연주하는 친구들의 굳은살이 참 부러웠다. 나는 저렇게까지 무언가를 열심히 해 볼 수 있을까? 그런데 어느새 내 손에 굳은살이, 무언가 노력한 흔적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것이 정말 뿌듯했다.

장해나(26, 장애 1급, 저시력): 이번 작업을 통해 몸에도 사용설명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몸이 문어처럼 자유자재로 흐물거리는 특징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음에는 냉동 참치처럼 단단한 몸에도 도전해 볼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참가자들의 자립심과 성취감을 나타내는 흰 지팡이와 함께 시작된다. 흰 지팡이는 등불과도 같은 중요한 오브제로, 상실한 감각의 세계를 회복하도록 이끄는 길의 안내자로서 그들의 움직임과 그들이 세상을 지각하는 방식을 안은미 컴퍼니만의 몸의 언어로 풀어낼 예정이다. 시각장애인들이 조금이나마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이번 공연의 티켓 수익 전액은 시각장애인의 복지를 위해 기부될 예정이다. 티켓 가격은 1만원으로, 그와 동일한 1만원부터 후원금액대별로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다.(https://www.tumblbug.com/ahn/)


글_ 인턴기자 안수진(서울대 미학 석사과정)
사진_ 안은미 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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