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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018.11.03
국립무용단 <더 룸>



어떤 사람에게나 순탄한 삶은 없다.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쯤은 무게중심이 심하게 흔들릴 때가 오기 마련이다. 이때 중심을 잃고 쓰러질 수도 있지만 자기중심을 찾고 깨달음을 얻는 사람도 있다. 이번 11월 8일부터 3일간 공연하는 국립무용단의 <더 룸>은 이러한 우리네 인생을 무대에 담아냈다.





  국립무용단과 김설진의 협업은 이미 많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무가로서 뛰어난 저력을 보이는 김설진이지만 현대무용을 전공한 그가 한국무용수들과의 만남이라니 자칫 생소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역시 틈틈이 한국무용을 배워왔고, 그가 지닌 한국적인 몸짓에 대한 애정을 느끼면서 무용수들의 억눌려왔던 표현 방식이 얼마나 표출됐을지 궁금해져만 갔다.

 

  한국무용수들은 기본적으로 발로 호흡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 무용수들이 아무리 흉내 내려 해도 그것은 표면적일 뿐 무용수들이 수년간 연마한 단전에서부터 나오는 호흡법을 따라할 수는 없다. 그것이 이번 작품에서 큰 에센스로 역할을 한 듯싶다. 공연을 볼 때 무용수들의 몸의 표정을 느껴보길 바란다.


  국립무용단의 훈련장이자 영원한 스타 무용수로 자리매김해온 김미애를 비롯해 국립무용단의 최고참 단원인 김현숙 무용수부터 최연소 단원인 최호종 무용수까지의 다채로운 캐스팅도 주목해야한다.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이루어진 8명의 무용수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뤘는지 눈여겨보자.


  창작진 구성 또한 평범하지 않다. 이번 <더 룸>의 무대는 무대 디자이너 정승호가 맡았다. 여러 유명 작품들을 도맡았던 그가 이번 작품을 연출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색채감과 불안정함이다. 자칫 무의미하고 안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가구나 소품들이 정승호의 손에 의해 다각적으로 배치되면서 불안정한 인간의 삶의 의미가 부여됐다. 때문에 불분명한 무대중심과 앞과 뒤의 애매한 경계선이 작품의 주제를 더욱 직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음악감독은 김설진 안무가와 오랜 호흡을 맞춰온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대표 정종임이 맡았다. 또한 작품의 스토리를 돋보이게 해주는 의상은 최원 디자이너가 담당해 8명 캐릭터들을 세심하게 표현해 낼 예정이다.




   

  연출가 김설진은 그의 삶 자체가 안무의 일부분이다. 기자간담회에서 키보드를 치는 기자들의 타자 소리를 들으며 작품 음악을 연상하는 그다. 소파에 앉았다 일어나면 펴지는 그 찰나의 순간을 보면서 안무 구상을 하는 그가 이번 공연에서는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하기보다 무용수 8명의 에피소드들을 콜라주처럼 펼쳐냈다. 무용수 8명의 이야기들을 들어보고 그들의 삶의 접점을 안무했다.
하지만 무용수들의 삶이 녹여져 있을 뿐 그들의 삶 전체는 아니기에 작품을 관람할 때 그들이 살아온 나날들을 유추하기보다, 자기 인생, 자기의 삶을 대입해서 보면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아도 본인의 기억을 더듬어볼 수 있을 것이다.
 
  국립무용단과 김설진의 협업 작품 <더 룸>을 보면서 8명의 무용수들의 몸의 표정을 보고, 영화적 미장센을 재현하는 무대를 감상하면서 감정의 풍요로움을 느껴보길 원한다. 진한 여운을 안겨줄 <더 룸>은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총 3일 동안 공연한다. 평일에는 오후 8시, 토요일에는 오후 3시에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70분간 공연한다.


*아래 링크로 가시면 '더 룸' 의 소개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글_ 윤혜준 기자

사진_ 국립무용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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