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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 현대무용의 개척자 마사 그레이엄(Martha Graham 1895-1991)



[사진1] 20세기 미국 현대무용의 스타일을 창조한 마사 그레이엄

 

 19세기 말 전 세계를 휩쓴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20세기 미국 예술계 전반에서는 그동안 굳건히 자리 잡아왔던 기존 개념들은 입지가 위태로워졌다. 대신, 당대의 사회문화적 현상과 사상적 변동이 반영된 새로운 형태의 예술양식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무용계에서는 조지 발란쉰이 ‘신고전주의 발레’로 일컬어지는 다소 파격적인 형태의 발레를 선보임으로써 그 때까지만 해도 미국 내에서 큰 사랑을 받지 못했던 발레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이뿐만 아니라 현대무용의 비약적 발전으로 일종의 ‘미국식 현대무용’이라는 새로운 조류가 정착한다. ‘미국식 현대무용’의 중심에는 마사 그레이엄(Martha Graham 1895~1991)이 존재한다. 마사 그레이엄이 등장하기 이전에 이사도라 던컨(Isadora Duncan), 로이풀러(Loie Fuller), 루스 세인트 데니스(Ruth Saint Denis)가 독자적인 활동을 통해 미국 현대무용의 태동을 알리는 역할을 하였다. 마사 그레이엄이 등장하면서 미국의 현대무용은 화룡점정을 찍고 미국은 현대무용의 메카로 떠오르게 되었다.

 


 

[사진2] 수축과 이완을 이용한 마사 그레이엄의 테크닉

 

 초기 미국 현대무용가들의 춤에서 테크닉으로 명명할 만한 체계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반면에 마사그레이엄의 춤은 ‘수축과 이완(contraction and release) 테크닉’으로 대변된다. 수축과 이완 테크닉이란 말 그대로 인간이 가진 신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춤의 중요한 원리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마사 그레이엄은 수축과 이완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내재된 긴장과 공격성의 표출이라고 보고, 이를 통해 움직임의 표현뿐만 아니라 감정의 표현 또한 가능하다고 믿었다. 따라서 신체는 일종의 매체로써 외부세계와 접촉하며, 신체는 다시 그에 대한 사유와 느낌, 의식과 무의식적 태도, 정신과 영혼과 관련된 모든 것을 발산하는 과정을 통해 외부세계를 느끼고 표현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그녀의 예술관을 잘 드러내주는 대표작이 <가까운 비극(Immediate Tragedy)>, <비탄(Lamentation)>, <원시의 신비(Primitive Mysteries)>, <밤의 여행(Night Jouney)>이다. 이와 같은 작품들의 주제는 정치, 종교, 신화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지만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은 모두 당대의 사회적 현실에 뿌리내리고 있는 인간 내면의 정서와 갈등이다. 또한 당대의 연극, 음악, 미술을 작품 속에 적절히 녹여내 컨템포러리 예술이자 종합예술로써의 현대무용을 부각시켰다.

 


 

[사진3] 마사 그레이엄 무용단의 공연 장면

 

 이처럼 수축과 이완의 테크닉과 자유로운 정신으로 대변되는 그레이엄의 춤은 국가와 시대라는 경계를 넘어서 현재까지도 전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사회문화적 배경을 가진 무용수들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마사 그레이엄 무용학교에서 수학한 육완순이 1963년 국립극장에서 귀국발표회를 가짐으로써 그레이엄식 현대무용이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했다. 이후 이화여대 무용학과를 통해 그레이엄식 현대무용이 교육과정에 편입되었고, 전국의 대학으로 퍼져나갔다. 결과적으로 그레이엄식 현대무용은 오늘날까지 한국 현대무용의 주요한 기틀로써 작용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마사 그레이엄은 1991년 96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그녀가 안무한 140여편의 작품, 세계적인 무용수들을 양성해낸 그녀의 무용단, 한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무용지도자들을 통해 그녀의 춤과 영혼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글_신찬은(성균관대 예술학협동과정 석사3기)

 

 

사진출처:
사진1_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812101&cid=42687&categoryId=42687

사진2_

https://blog.naver.com/megomi/221779459579 
사진3_
http://www.musicalamerica.com/mablogs/wp-content/uploads/2012/11/Web3-Lauren-Newman-Laure-Duverger-Mariya-Dashkina-Maddux-Andrea-Murillo-in-Martha-Grahams-Chronicle_Photos-by-Michele-Ballantini.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