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일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에서 권혜란댄스컴퍼니(안무: 권혜란)의 <헬로우, 마이 로맨스!>가 있었다. 안무가인 그녀가 주목한 것은 초고령화 사회에서 그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맞이할까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었다. 2006년 <스마일 어게인>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세컨드네이처 무용단의 주역과 안무가로 꾸준한 활동을 하며 삶에 녹아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소재 삼아 소통과 사랑을 얘기하고 있는 그녀의 춤은 늘 진지함을 내재하고 있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로, 표현방식은 밝고 경쾌했으나 그 안에 서글픔과 회한이 서려있기도 하다. 반면에 마지막 영상을 통해 노인들 스스로 밝히는 노년의 삶은 살아 숨 쉬며 긍정적임을 커뮤티니댄스의 형식을 바탕으로 사실적으로 묘사해냈다.
1장 ‘그들의 반란’을 시작으로 5장 ‘함께 간다’는 부제의 다섯 장면의 구성은 그녀 특유의 개성 있는 움직임 어휘와 전보람, 안은주, 정한별, 권혜란이 연세 있는 일반인들과 함께 뒤섞여 보여주는 하모니로 완성되었다. 9명의 비전공자들은 특별한 테크닉이나 기능보다는 꾸준한 준비를 통해 깊은 울림을 관객에게 선사했다. 또한 표현에 있어서 연륜이 듬뿍 배어있는 장면을 연출했고 무엇보다 무대에 서는 것을 스스로 즐기며 참여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각 장면들에는 영상과 음악이 효율적으로 사용되면서 이해를 도왔다. 때로는 여성 모노드라마를 보는 듯 했고 코믹한 장면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으며 별무리 영상에 남성 노인분이 윤동주 시인의 별헤는 밤을 읊으며 서정성을 가미하기도 했다. 귀에 익은 팝송에 맞춰 함께 춤추는 무용수와 참여자들, 관객들은 공연자와 관람자라는 경계가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결국 그녀가 <헬로우, 마이 로맨스!>에서 주장하는 것은 젊음과 늙음은 대립의 관계가 아니며 늙어가는 과정이 외롭고 슬프지만 회복의 단계에서 동행과 상생의 길이 열려있음이었다. 이것을 표현함에 있어서 보다 이해가 쉽고 접근이 용이한 연극적 성격을 강화해 대사와 춤을 통해 드라마틱하게 전개해갔다. 따라서 커뮤니티댄스의 특성상 작품에서 전문성을 요구하거나 완성도를 기대하기는 힘들었지만 그들만의 연습과정에서의 열정과 노력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더불어 다른 커뮤니티댄스 작품과는 달리 기승전결의 장면 모두에 일반인들이 참여해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분리가 일반적인 현실에서 통일된 공간과 시간을 형성해냈다. 피나 바우쉬가 작품 <콘탁트호프>를 통해 청소년들의 참여를 실현했다면 그녀는 이번 무대를 기반으로 골든 에이지를 지향하는 세대들에게 참여의 기쁨과 대중적 인식을 확대하는 장을 마련해주었다.
글_ 장지원(무용평론가)
사진_ 권혜란댄스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