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이름
이메일
뉴스레터 수신받겠습니다.
  

Article_ 인문학적 춤읽기


2014년 4월
2014.04.13
상상력과 스토리의 원천: 동양신화 - 중국신화를 중심으로 (Ⅰ)



 ‘인문학적 춤 읽기’는 현재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는 인문학과 예술의 근본적 미학을 이루는 춤을 연계해 인문학을 통해 춤을 이해하고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 따라서 각 학문의 요체를 인지,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보다 발전된 현재의 흐름을 읽고 대중과의 소통을 도모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아래의 글은 국립예술자료원 주최로 예술가의 집에서 진행된 강연 원고에 기초하고 있다.




1. 신화-상상력, 이미지, 스토리의 원천


 근대 이후 “역사란 무엇인가”가 중심된 화두였다면 탈근대를 말하는 오늘의 시점에서는 신화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도 급증하고 있는 듯하다. 최근 신화 관련 서적의 출판이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대형서점에서는 아예 이를 위한 코너까지 따로 마련했을 정도이다. 이는 지나치게 기술화, 합리화되어 메마른 우리의 심성에 신화가 따뜻한 생명력과 활성을 부여해 주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신화에 대한 정의는 학자에 따라 다양하나 대체로 상고 인류의 우주와 자연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담은 신성한 이야기라는 입장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신화는 당시 인류에게 있어서는 결코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과학보다도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졌던 세계를 설명하는 방식이요, 생활원리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신화는 아득한 시절 인류 공통의 경험의 표현이므로 집단 무의식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보편성 및 원형성을 지닌다고 말할 수 있다.


 인류의 원초적인 욕망과 사유의 산물인 신화는 상상력의 원천이다. 상상력은 순간적인 두뇌 회전에 의해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 고전에 대한 소양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그런데 고전 중의 가장 오래 된 고전이 신화이다. 다시 말해서 오늘날 만연되어 있는 상상력의 뿌리가 신화인 것이다. 상상력은 합리주의와 실증주의를 신봉했던 근대에 이르러 애매하고 불안정한 생각으로 폄하되거나 심지어는 불온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 ‘상상하는 동물’로서의 인간의 특징이 긍정되고 ‘상상하는 힘’ 곧 상상력이 창조의 능력으로 간주되면서 종래 백일몽으로 여겨졌던 상상력은 재평가된 지 오래이다.


 이미지는 인간 존재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신의 형상을 좇아 인간이 만들어졌다는 신화적 언술에서 이미 인간은 이미지 그 자체임을 알게 된다. 신화에는 인류가 뇌리에 떠올린 가장 오래된 이미지들이 저장되어 있다. 이러한 이미지도 근대에 들어와 폄하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미지는 실체를 호도한다는 편견으로 인해 그것이 현실에 미치는 엄청난 힘과 생산적 효과를 간과 혹은 외면했던 것이다. 그러나 정보매체의 미증유의 변혁은 싫든 좋든 인간 존재의 이미지로서의 본질을 예증하고 있다.


 인간은 태어나서 스토리를 통해 세계를 인식하고 자신의 존재를 자각한다. 스토리의 기능은 개인에 한하지 않는다. 근대 국가가 스토리 곧 서사에 의해 정체성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가설이다. 이러한 스토리의 원조가 신화임은 두 말할 나위 없다. 가장 오래된 스토리인 신화는 오늘날의 스토리가 갖는 모든 작용을 예시한다. 스토리 역시 한때 비논리성, 사실성의 결여 등으로 인해 진지한 담론의 영역에서 배제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모든 분야에서 ‘이야기하기’ 곧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주목하는 바가 되어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상상력, 이미지, 스토리 이 세 가지는 당대 문화에서 크게 대두하고 있는 인문학적 아이템들이다. 그런데 이것들의 가장 오래된 원형은 신화에 있다. 신화에 대한 탐구를 통해 오늘날 가장 풍미하고 있는 인문학적 아이템들의 본질, 작용, 기능 등을 파악함으로써 현실 문화에 대처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나아가 기존의 인문학에 대해 창신(創新)의 기운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이다.


2. 중국신화-동아시아 문화의 원천


 세계 각 민족은 각자 고유의 신화를 갖고 있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나 중국은 단일한 민족 구성체가 아니므로 이때의 중국은 민족 개념이 아닌 국가 혹은 지역 개념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즉 우리가 중국신화를 말한다면 그것은 한국신화나 일본신화처럼 단일한 민족 신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광활한 지역에 살고 있는 다양한 민족들의 신화 전체를 뜻하는 것이다. 중국 대륙에는 오늘날 중심민족인 한족(漢族)을 비롯 만주족, 몽고족, 위글족, 회족(回族), 장족(藏族), 묘족(苗族) 등 55개의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 다시 말해 중국신화란 한족을 비롯 소수민족 전체의 신화를 아울러 말하는 것이다. 물론 범위를 좁혀서 말한다면 중국 총인구의 93%를 차지하고 있는 한족 사이에서 구전되어오거나 문헌상으로 전해져 오는 신화만을 지칭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한족신화일지라도 고대부터 다양한 주변민족 신화의 영향을 흡수하여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단일 민족신화의 개념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상고시대의 중국문명은 한족 중심의 통일된 형태가 아니라 다양한 지역문명이 대등하게 공존하고 있는 형태였다. 근래의 고고학적 발굴 결과에 따르면 중국문명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처럼 황하(黃河)유역에서 기원하여 그 문명이 변방으로 파급되었던 것이 아니라 요녕(遼寧)이나 장강(長江) 유역 등 변방의 여러 지역에서도 일찍부터 발달한 문명이 있어서 다원적으로 여러 지역문명이 결합한 형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이러한 상고문명을 반영하는 중국신화는 다양한 지역 및 주변민족 신화의 총체이자 동아시아 문화의 원천이기도 함을 알 수 있다.


3. 중국신화의 계통과 분류



신화계통지도


 광활한 대륙을 무대로 형성된 중국신화는 당연히 한 가지 계통의 신화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다양한 계통의 중국신화는 크게 지역 및 종족 그리고 신화 내용에 따른 두 가지 방식에 의해 구분해 볼 수 있다. 먼저 지역 및 종족에 의하면 중국신화는 동방 동이계(東夷系) 신화와 서방 화하계(華夏系) 신화, 남방 묘만계(苗蠻系) 신화의 셋으로 나뉘어 질 수 있다.


 첫번째 동방 동이계 신화는 황하 하류 및 산동반도, 요동반도 등 발해만 일대와 동부 해안지대에 거주하던 동이계 종족 계통의 신화이다. 북방신화도 대체로 이에 포괄된다. 제준( 帝俊), 예(羿) 신화 등이 대표적 예이다. 한국 신화도 이 신화 계통과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다.


 다음으로 서방 화하계 신화는 황하 중상류 지역으로 후대의 이른바 중원 지역에 거주했던 한족의 선조인 화하계 종족계통의 신화이다. 황제(黃帝) 신화가 대표적 예이다. 바로 이 화하계 신화를 근원으로 해서 주(周)-한(漢) 왕조로 이어지는 중국문명의 정통 라인이 성립된다.


 끝으로 남방 묘만계 신화는 장강 이남에 거주했던 묘만계 종족 계통의 신화이다. 염제(炎帝), 치우(蚩尤), 축융(祝融) 신화 등이 대표적 예이다. 그러나 묘만계 신화는 실상 동이계 종족이 남방으로 이주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크게 보면 동이계 신화와 계통상에서 차이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염제와 치우가 활동했던 판천(阪泉)이나 탁록(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12개(1/1페이지)
ARTICLE
발행월 제목
2015년 3월 [인문학적 춤읽기] 인간은 왜 춤을 추는가? - 무용인류학을 위한 변명 -
2014년 11월 [인문학적 춤읽기] 공연예술의 새로운 조류 (Ⅱ)
2014년 10월 [인문학적 춤읽기] 공연예술의 새로운 조류 (Ⅰ)
2014년 9월 [인문학적 춤읽기] 춤과 미술
2014년 8월 [인문학적 춤읽기] 어원으로 읽는 발레
2014년 7월 [인문학적 춤읽기] <신화학>편 - 인도무용과 인도신화
2014년 6월 [인문학적 춤읽기] 상상력과 스토리의 원천: 동양신화 - 중국신화를 중심으로 (Ⅲ)
2014년 5월 [인문학적 춤읽기] 상상력과 스토리의 원천: 동양신화 - 중국신화를 중심으로 (Ⅱ)
2014년 4월 [인문학적 춤읽기] 상상력과 스토리의 원천: 동양신화 - 중국신화를 중심으로 (Ⅰ)
2014년 3월 [인문학적 춤읽기] 경상도춤 사투리의 속살
2014년 2월 [인문학적 춤읽기] 향토춤의 가치와 미학
2013년 12월 [인문학적 춤읽기] 오페라 속의 춤: 오페라와 발레의 화려한 결혼과 아름다운 이별

만드는 사람들 _ 편집주간 최해리 / 편집장 장지원 / 부편집장 윤단우 / 편집자문 김호연, 이희나, 장승헌
시각 및 이미지 자문 최영모 / 기자 김현지, 윤혜준 / 웹디자인 (주)이음스토리

www.dancepostkorea.com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 31-15 (합정동, 리츠하우스) 101호 / Tel_ 02.336.0818 / Fax_ 02.326.0818 / E-mail_ dpk0000@naver.com
Copyright(c) 2014 KDR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