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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_ 세계 공연예술의 현재


2017년 5월
2017.06.04
2017 베니스비엔날레, 비바 아르테 비바 Viva Arte Viva


 57번째 축제를 맞이하는 베니스비엔날레는 크리스티 마셀(Christine Macel) 큐레이팅 아래 ‘비바 아르테 비바, 예술 만세’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듯 각 세계관마다 예술가들의 특징을 느낄 수 있었다. 5월 10일부터 시작된 베니스비엔날레는 11월 26일까지 베니스 전 지역에서 6개월간 진행된다.



 시각적인 전시뿐만 아니라 사운드, 퍼포먼스, 참여예술 등 어느 한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눈으로만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예술가들만의 방식으로 관객을 참여시키고 있다. 시각예술, 공연예술 이러한 단어는 이곳에서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다양한 예술적 장르들이 복합적으로 모여진 이번 베니스비엔날레는 예술만세라는 주제가 어쩌면 정확하게 들어맞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현대예술의 흐름에 독일, 베를린이 중요한 위치에 있음을 수상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국가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독일관은 수잔느 페퍼(Susanne Pfeffer)가 큐레이팅하고 안네 임호프(Anne Imhof)가 참여 작가로 ‘파우스트’를 선보였다. 괴테의 소설과 동명작품인 파우스트는 5시간 동안 진행되는 퍼포먼스와 설치작품으로 유리벽과 천장으로 둘러싸인 공간 아래에서 안네 임호프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따라 퍼포먼스는 진행된다. 이때 관객과 배우들 사이에 유리판으로 나눠져 있으면서 시각적 움직임에 따라 공간은 하나로 바뀌기도 하는 듯하다.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잔인함을 투명한 유리공간에서 거리낌 없이 모든 것을 노출시키면서 리얼하게 보여준다.



 그렇다면 관객들이 관람을 하는 동안 두 가지 이상의 장르를 경험하면서 가지게 되는 예술소통의 지점은 과연 어디였을까? 2017 베니스비엔날레가 추구하는 비바 아르테 비바처럼 예술이 가지는 사회적인 역할에 있어 관객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것 같다. 본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 옛 조선소 건물을 개조한 아르세날레에서 만난 리밍웨이(Lee Mingwei)는 타이완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활동하는 작가이다. The Mending Project 2009-2017 작품은 관람객들이 가지고 있던 헌 옷, 장갑, 양말 등을 작가가 있는 전시장에 가지고 오면 함께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며 작품을 만들어간다. 작가가 설치한 다양한 색깔의 실들로 바느질이라는 행위의 과정을 통해 천에 구멍이 난 부분들을 기워가면서 작가와 관객은 퍼포먼스의 과정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서로 주고받는 질문과 대답을 통해 알게 되는 감정을 서로 공유하면서 완성되는 작품이다.





 자르디니 공원은 각 국가관들이 모여있는 전시장으로서 독일관 옆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가득한 한국관은 ‘카운터밸런스(Counterbalance: The Stone and the Mountain / 균형추: 돌과 산’이라는 주제와 부제로 인간의 배려가 사라진 현대 사회의 폭력성을 역설적으로 지적한 전시라고 볼 수 있다. 한국관에 첫발을 내딛으며 보게 되는 이완(Lee Won) 작가의 작품을 통해 이성적인 사고와 이야기들을 통해 개념 또는 사회의 역사적인 이해와 관계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그 다음에 이어지는 코디 최(Cody Choi) 작가의 컬러 헤이즈(Color Haze 2016)는 아주 작은 공간에 빈 와인잔, 술잔 등과 함께 형형색색의 조명들을 설치하고 대중음악이 흘러나오는 작품 안에서의 관객들의 모습이 이성적인 사고의 자세에서 긴장하고 있다가 춤을 추거나 사적인 대화들을 나누면서 감정이 우선시 되는 모습으로 변화한다. 어느 누구도 유도하지도 않은 몸의 행위를 통해 감정이 공유되는 순간을 통해 관객들을 스스로 완성시켜가는 작품이다.

 이는 행위예술, 개념미술, 사운드 및 몸을 활용하는 퍼포먼스로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예술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아마 2017 베니스비엔날레 비바 아르테 비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예술이 가지는 역할의 소통지점은 관객 스스로가 작가들이 만들어 낸 아주 치밀하게 계획된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는 것이라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다.


·사진_ 송미경(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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