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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댄스씬 읽기

어린 듯 성숙한 <스물네살 윤희온>

Young, but Mature 〈Twenty-four Years Old Yoon Hee-on: The Union Performance〉



스물네 살이란 나이는 어떠한가? 20대 한창의 젊음의 에너지가 가득하면서도, 책임감 있는 성인의 역할을 해내길 기대 받는 시기이다. 대학생이라면 졸업반 즈음이고, 영어로는 시니어라고 불린다. 젊지만 노련함도 갖추기 시작하는 스물넷의 나이는 특이한 헤리티지를 느끼게 하는 오묘한 모습이다.

Twenty-four years old? While it is a time with full of youthful energy, one is expected to play the role of a responsible adult. If you are a college student, it is around your senior year. The age of 24, which is young but also beginning to have a sense of dexterity, shows an interesting sense of accumulation of time.


6월 25일 예스24라이브홀에서 펼쳐진 <스물네살 윤희온>은 올해로 24회를 맞이하는 대학댄스동아리들의 연합 공연이다. 이번 행사에는 26개 대학에서 참가한 총 29개 대학동아리가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전까지는 <더유니온>이라고 해서 연합의 의미를 강조한 반면, 올해의 타이틀은 의인화된 뉘앙스를 담아 나이와 이름을 제시했다. 대학생 댄서들은 스물네 살이 된 윤희온의 화신처럼 보였는데, 마지막 게스트 쇼케이스에서 실제로 관객 중 한 명을 윤희온으로 호명하며 무대 위로 불러올리는 순간 그러한 인상은 더욱 강화되었다. 다른 한 편 이 행사 자체가 하나의 인격을 갖추기까지 쌓아올린 시간과 역사들을 인식하게 하는 장치이기도 했다.

On June 25th at Yes24 Live Hall, 〈Twenty-four Years Old Yoon Hee-on〉 was a joint concert of college dance clubs celebrating its 24th event. A total of 29 dance clubs from 26 universities performed at this event. Previously, it was called 〈The Union〉, which emphasized the meaning of union of diverse universities and clubs, but this year’s title presented the age and name with personified nuances. The college dancers looked like the incarnation of the 24-year-old Yoon Hee-on. On the other hand, this was also a device for recognizing the time and history that had been built up until this event itself achieved a character.



<스물네살 윤희온>의 젊음은 가장 먼저 환호성에서 느껴졌다. 춤이 시작하기 전 암전된 순간은 친구의 이름을 외치는 소리로 가득했다. 그에 호응하듯 무대 위 댄서들은 거칠 것 없는 과감함을 보여주었다. 약 5시간 정도 되는 공연 동안 지치지 않고 이어지는 에너지는 젊음의 생명력을 느끼게 해주었다. 또한 이 공연의 특성상 승패를 가르거나 결과를 평가받는 이벤트가 아니었기 때문에, 주제나 구성의 제약 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댄싱 그 자체가 주제가 되는 춤도 있고, 메시지나 서사를 전달하는 춤도 있었으며, 테크닉적 장르도 상관없이 뒤섞이는 움직임이 상당히 많았다. 그냥 어슬렁거리며 관객을 바라보는 한 댄서가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무대에서 뭘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도 벗어난 것 같아서 신선했다. 

The youth of 〈Twenty-Four Years Old Yoon Hee-On〉 was first felt in the cheering sound. The dark moment before the dance started was filled with audiences’ shouting their friend’s name. As if responding to it, the dancers on stage showed boldness without any hesitation or shyness. The energy that continued without getting tired during the approximately 5-hour performance made me feel the vitality of youth.


<스물네살 윤희온>의 노련함은 춤의 완성도 뿐 아니라 행사의 전반적인 진행에서도 드러났다. 먼저 댄싱 자체의 퀄리티나 대형 및 동선을 짜는 안무 구성이 거의 전문가 수준과 비등하게 보였다. K-pop의 전문화와 함께 성장한 세대라서 그런지 무대 위에서 쌈박한 그림을 보여주는 데에는 도가 튼 것 같았다. 그 밖에 반복적으로 광고를 보여주는 상업적 기업의 스폰서는 매끈하고 윤이 나는 풍미를 더해서, 다소 어설프거나 허술할 수 있는 미숙함과는 거리를 두었다. 또한 무대에 서는 대학동아리만 29팀에 한 팀당 수십명의 인원이 참가하기 때문에 엄청난 대규모의 인원이 공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빈틈없이 일사분란하게 계획된 순서를 진행해 나가는 모습은 숙련된 경력자의 바이브를 느끼게 했다. 

The dexterity of 〈Twenty-Four Years Old Yoon Hee-On〉 was revealed not only in the perfection of the dances but also in the overall operation of the event. First of all, the quality of the dancing and the composition of the choreography seemed to be on par with that of professionals. Maybe it is because they are a generation that grew up with the growth of K-pop, greatly versed in showing cool pictures on stage. In addition, the sponsor of commercial companies that repeatedly shows advertisements adds a slick and glossy flavor, distanced from immaturity that can be somewhat clumsy. Moreover, even though a huge number of people performed (29 teams and dozens of people per team), the way they run the show in the planned order made me feel the vibe of a skilled specialist.



24회차의 시간은 이 분야 나름의 역사를 구축하였다. 이날의 행사도 여러 지점에서 과거의 유산들을 소환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취소되었던 때 동아리 리더들의 쇼케이스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또한 참가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댄서들의 출신 동아리나 이전 참가 경험 뿐 아니라 선배와 후배, 선생과 제자의 관계들이 거론되었다. 댄서 레고(Lego)의 경우는 “뿌리”가 여기라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스물네살 윤희온>에 참가한 댄서들 중에는 나의 학생들도 있었는데, 이 행사를 비롯해 취미활동인 댄스를 이렇게 열심히 하는 이유에 대해 “20년간” 선배들이 해왔던 대학 댄스씬의 문화를 지키고 싶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대학 동아리의 특성상 기수 문화가 독특한데, 이 무대를 준비하는 리허설 과정에서 선후배로 엮이며 의견이 교환되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 댄스씬은 나름의 헤리티지를 전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The 24 times have built its own history in its field. The event on this day also summoned the legacy and heritage of the past at various points. In the interviews with the participants, not only the clubs the dancers came from and previous participation experiences, but also the relationships between seniors and juniors, teachers and students, were discussed. In the case of the dancer Lego, it was mentioned that his “root” was here. Among the dancers who participated in this event, there were students of mine, and they said that they wanted to preserve the culture of the college dance scene that their seniors had been doing for “20 years” as to why they worked so hard on this event and their hobby of dancing. In that sense, the college dance scene seems to be handing down its own heritage.


어린 듯 성숙한 스물네 살의 <윤희온>은 외국에서 유입된 댄스씬이 21세기 한국에서 성장하고 정체성을 갖춰가는 과정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 매버릭(maverick)과 헤리티지(heritage)가 공존하는 그녀가 앞으로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지 기대하고 지켜보게 된다.

〈Yun Hee-on〉, a 24-year-old matured youth, reflects the process of a dance scene growing up and establishing an identity in Korea in the 21st century. I look forward to seeing what kind of future she will face.




글_ 김수인(무용이론가)

Written by Sue In Kim (Dance researcher)

사진제공_ 플로우메이커

Photo by Flowm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