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s Contemporary?: Monica x CIFIKA 〈Unwritten ㅅ〉
세종문화회관의 컨템포러리 시즌 ‘Sync Next-싱크 넥스트23’(7.6.-9.10.)는 다양한 예술 분야가 교차하는 실험적이고 트렌디한 일련의 작품들을 펼쳐 보인다. 세종문화회관이 제공하는 소개글에 따르면 올해에는 스트릿댄스도 여기에 포함되었는데,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라는 TV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진 댄서 모니카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참여는 대중성과 다양성을 더욱 확장시키겠다는 세종문화회관의 기획의도를 뒷받침하는데 한몫했다고 생각된다.
‘Sync Next 23’(July 6-September 10), which refers to a contemporary season of Sejong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presents a series of experimental and trendy works in which various art fields intersect. According to the brochure provided by the Sejong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street dance was included this year. It is because Monica, a dancer who became famous through the TV program
나는 무엇을 기대하며 이 공연을 보러 갔는가? 모니카와 프라우드먼 크루의 춤은 2021년 방영된 스우파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가볍지 않은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시청각적 요소 등 구현방식에 있어서도 흔하지 않은 선택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맨 오브 우먼 미션’에서 전형적인 댄스 음악 대신 낭독 형식으로 되어있는 질 스콧(Jill Scott)의 <우머니페스토(Womanifesto)>를 배경 사운드로 삼아 젠더와 퀴어에 대한 주장을 춤으로 표현했다. 재미있게도 프라우드먼은 이 작품이 포함된 미션에서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경연에서 탈락한다. 그럼에도 <스우파>에서 모니카는 가장 사랑받는 출연자들 중 하나였다. 그녀의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과 더불어 비-대중적일지 몰라도 뚜렷한 사회적 메시지를 소신 있게 전달하는 춤은 개성 있는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나는 이와 비슷한 무언가가 1시간여의 긴 호흡으로 전개되는 극장무대에서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를 궁금해 하면서, 그러면서도 여전히 재미를 놓치지 않는 무언가를 기대하며 공연을 관람했던 것 같다. 컨템포러리, 직역하자면 ‘동시대의’라는 단어가 춤과 결합될 때 기존의 춤 관습을 해체하는 비판적 경향을 일컫기 때문에, 스우파에 보았던 모니카의 스타일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나에게 컨템포러리 댄스 공연은 종종 난해함에서 기인한 지루함을 동반했기 때문에, 모니카의 춤은 기존 컨템포러리 댄스씬이 미처 보지 못한 신선한 돌파구를 제시할지도 모른다고 기대를 했던 것도 같다.
What did I expect when I went to see this show? Monica and Proudman Crew's dance left a deep impression in SWF(2021). Their dances delivered social messages and showed an uncommon choice in implementation methods such as audiovisual elements. Monica was one of the most beloved cast members in SWF. In addition to her charismatic leadership, her dance, which confidently conveyed clear social messages, claimed her unique presence. I wondered how something similar to SWF would unfold on the theater stage, still expecting something that would not let go of the fun. This is because contemporary dance, which highlights critical approaches to deconstruct conventional dance, so it seems to have something in common with Monica's style seen in SWF. For me, contemporary dance are often abstruse, so I expected that Monica's dance might present a fresh breakthrough that the existing contemporary dance scene had not seen before.
그러나 <쓰인 적 없는 ㅅ>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예리하고 도전적인 메시지보다 일상을 주제로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방향을 택했다. 13개의 장면은 각각 ‘ㅅ’을 초성으로 하는 단어들로 구성된 제목을 달고 있었는데, 순수, 상실, 스스로, 생각, 쉼, 숨, 시, 심장, 숲, 삶 등이 포함되었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 키워드들을 구현하는 움직임이 다분히 ‘현대무용’적이었다는 것이다. 안무자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이 보았다면 ‘싱크 넥스트23’의 소개글에 나오는 스트릿댄스는 다른 작품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법했다. 그만큼 <쓰인 적 없는 ㅅ>은 제목, 작품설명, 장면 설정과 표현방식 및 움직임까지 현대무용 작품이 익숙하게 사용하는 문법을 따랐다. 스트릿댄스가 스트릿이기 때문에 가지는 다양한 바디(body)의 미학, 강렬하고 직설적인 감정의 소통, 공동체와 함께 환호하고 결속하는 스피릿, 타자(他者)의 목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기회의 공간 같은 특성들은 블랙박스 시어터 속에서 휘발되었고, 익숙한 극장무용이 반복되었다.
However, 〈Unwritten ㅅ〉 chose the direction of conveying empathy and comfort with the theme of everyday life rather than a sharp and challenging message about social issues. Each of the 13 scenes had a title composed of words with the initial letter ‘ㅅ’, including innocence, loss, self, thought, rest, breath, poetry, heart, forest, and life. What's noteworthy is that the movements that embody these keywords were quite 'modern dance.' If someone without prior knowledge of the choreographer saw it, they would think that the streetdance in the brochure of ‘Sync Next 23’ refers to another piece. 〈Unwritten ㅅ〉 followed the grammar familiar to contemporary dance works, from the title, description, scene setting, mode of expression, and movement. The streetdances’ characteristics such as the aesthetics of various body types, strong and direct emotional communication, the spirit of cheering and uniting with the community, and the space of opportunity to claim the voice of the marginalized were volatilized in the black box theater, and the familiar theater dance was repeated.
언론보도를 통해 소개된 모니카의 공연 취지를 보면, 이 공연이 타겟으로 하는 관객층이 엿보인다. “2030세대, 나아가 10대 후반 관객,” 그리고 세종문화회관 같은 극장 공간을 낯설게 느낄 관객들이 그들이다. 그 범위에 속하지 않는 나라는 관객에게 낯익은 ‘현대무용’적 문법은 트렌디함도 개성도 느끼게 해주지 못했다. 이 공연은 댄스 자체보다 댄서가 중요한 공연이었는데, 공연이 끝난 후 한참이 지나도록 출입구에서 카메라를 들고 출연자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감지할 수 있었다.
In media reports, Monica mentioned the target audience: “Audiences in their 20s and 30s, and furthermore, those in their late teens” and audiences who will feel unfamiliar with a theater space like the Sejong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Since I do not meet the condition, the ‘contemporary dance’ grammar did not seem trendy or fresh. In this performance, the dancers were more important than the dance itself, and I could sense it from the crowd who waited for the performers to come out at the doorway with cameras long after the performance was over.
컨템포러리 시즌의 레퍼토리로써 <쓰인 적 없는 ㅅ>은 기존 극장무용의 관습과 문법을 해체하기보다 충실하게 따르는 전략을 택했다. 그것이 어떤 관객에게는 ‘낯섦’으로, 또 다른 관객에게는 ‘낯익음’으로 읽혔을 것이다. 극장은 강력한 메커니즘이다. 그것도 이데올로기적 메커니즘이다. 비-극장춤이 극장으로 들어오면서 기존의 맥락을 탈피했을 때 발생하는 효과들은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다. 컨템포러리, 스트릿, 다양성과 대중성이라는 요소들이 얽히고 춤에 달라붙을 때, 그것이 춤추는 몸에 어떤 의미가 될 것인지를 탐색하는 작업은 오늘날 ‘동시대’를 이해하는 의미심장한 창이 될 것이다.
As a repertoire for the contemporary season, 〈Unwritten ㅅ〉 chose a strategy to faithfully follow rather than deconstruct the convention and grammar of existing theater dance. It would have been read as ‘familiar’ to some audiences and ‘familiar’ to others. Theater is a powerful mechanism. It is an ideological mechanism. The effects that occur when a non-theater dance enters the theater and escapes its existing context are by no means trivial. When the elements of contemporary, street, diversity, and popularity are intertwined and stick to dance, the task of exploring what it will mean to the dancing body will be a window to understand today’s ‘contemporary.’
글_김수인(무용이론가)
Written by Sue In Kim (dance researcher)
사진제공_ 세종문화회관
Photo by Sejong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