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댄스씬 읽기
Vol.121-1 (2025.9.5.) 발행
글_ 김수인(무용이론가)
사진제공_ (재)세종문화회관
내가 세종문화회관의 Sync Next에서 실용댄스 기반 안무가의 춤은 본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2023년에는 모니카의 작품 〈쓰인 적 없는 ㅅ〉을 관람했었는데, 당시 스트릿댄스의 매력이 극장의 메커니즘 속에 함몰되는 인상을 받았었다. 올해 Sync Next에 함께한 안무가는 해니와 미스터 크리스였는데, 이번 나의 관람은 좀 특이한 상황에서 진행이 되었다. 단순한 관객이 아니라, 사전 리허설과 인터뷰를 포함하여 창작 현장과 더 면밀한 관계를 맺으며 탐색을 해주길 원했던 세종문화회관 공연DX팀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나는 이 공연의 기획자, 안무가, 댄서, 음악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본 공연에 관해 더 다각적인 관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 결과로 작성되는 이 글은 일종의 공연과정에 대한 아카이빙과 리뷰를 겸한다.
“해니, 미스터 크리스”는 세종문화회관 Sync Next팀이 작년에 해니에게 공연 제안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후 5월에 이틀 동안 공개 오디션이 치러졌고, 여기서 28명을 선발한 후 다시 이틀 동안 워크숍 R&D라고 불리는 시간을 가졌다. 안무가 2명과 참가자들이 전 세계에 흩어져있었기 때문에 대면하여 안무 학습을 한 것은 8월 4-8일 동안이었다. 최종적으로 극장의 리허설을 거쳐 본 공연은 8월 14-16일에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이루어졌다. 나는 관객과의 대화가 있었던 15일에 관람하였으며, 16일에는 공연 이후에 안무가들의 신체 워크숍이 열렸다.
작업의 시작: 동시대의 다양성을 맞닥뜨리다
협업 요청을 받고 가장 먼저 궁금했던 것은 안무가에 관한 것이었다. 이들은 누구이며, 왜 Sync Next 기획팀은 이들을 초청하였는가? 올해 Sync Next의 키워드는 “무경계 컨템퍼러리”이다. 다양한 장르가 예상 밖의 조합을 이뤄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해니와 미스터 크리스의 무대는 기존의 극장무용계에서 볼 수 없던 댄스를 극장의 문법과 조합한다고 볼 수 있다. 한데 이러한 충돌은 기존의 극장 문법을 더 뚜렷하게 인식하게 하는 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 경계를 넘는 것은 동시에 경계를 확인하는 활동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순수무용을 전공하고 극장무용 문법에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실용댄스를 연구하고 강의하는 나는 제일 먼저 해니와 미스터 크리스가 어떤 씬(scene)에 속하는 사람인지 파악하는데 골몰했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됐다. 실용댄스 쪽의 지인들은 해니의 매그놀리아 크루라는 댄스팀과 미국 팝스타 어셔와의 작업, 그리고 미스터 크리스가 활약했던 레드불 브레이킹 컴피티션에 대해서 이야기해줬다. 또한 케이팝 아이돌 및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기업들과의 협업이라는 이력은 이들의 춤이 확실히 실용댄스와 산업적인 춤에 속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했다. 그러나 나는 또 다른 정보들을 만나면서 다시 한번 혼란에 빠진다. 해니의 이력 중 가장 큰 조각은 커뮤니티 오거나이저를 포함하며, 미스터 크리스는 시각예술과 실험적 퓨전 예술을 통해서도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 내가 전형적으로 분류해 온 댄스 전공자의 모습에서 벗어나 있었다. 해니와의 짧은 대화에서 그녀는 미국 LA에서 접한 필리핀계 미국인 학생들의 메가크루 댄스 활동에 대해 언급해 주었다. 여기서 해니가 중요하게 언급한 것은 춤 그 자체라기 보다는 함께 춤을 추는 사람들, 커뮤니티와 클래스에 임하는 태도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이번 공연을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했다.
“해니, 미스터 크리스”로 불린 이번 공연의 다른 이름은 〈우리(OO-LI)〉이다. “우리의 몸이 서로의 마음을 비추는 순간”이라는 표제는 이 작품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다루고 있음을 알려준다. 어떤 사람들 사이의 어떤 관계를 말하는가? 이 작품에 출연할 댄서들을 선발하기 위한 공개 오디션에는 다양한 국적, 언어, 춤 스타일의 지원자가 100여 명이 참가하였는데, 여기서 뽑힌 28명은 상당히 짧은 기간인 약 5일 동안의 전체 리허설을 통해 작품을 습득하였다. 이미 한 팀이었던 것도 아니고, 전공도 국적도 다른 사람들이 작품 하나를 온전히 완성하기에는 너무 부족한 시간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이런 제한점을 극복하기 위한 여러 노력들이 창작 과정 전체에서 감지되었다. 먼저 오디션에서의 선발 기준에 대해 물었을 때 미스터 크리스는 그날 당일에 열린 태도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걷고, 뛰고, 구르는 동작을 하면서 중요한 것은 춤 기술이 아니라 상호작용하고 자신의 것을 나누려는 태도,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라고 그는 말한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이 연습을 하고 리허설을 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것은 먼저 서로 연결되는 것이다. 참여 댄서인 김효신과 조수빈도 연습이 개인적으로 몸을 풀고 테크닉을 연마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고 접촉하는 시간으로 시작한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크리스는 일단 사람들이 그룹으로 연결되면, 그다음은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했다.
안무의 과정에서 중요한 것: 다양성은 어떻게 조화될 수 있을까
이러한 공동체의 분위기는 안무 과정에서도 잘 드러났는데, 나는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연습시간을 참관하며 그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해니는 이 과정이 리서칭이고 어떤지 보고 싶은 거니까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하면서, 반복적으로 “Have fun(즐겨)!”이라고 말해서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다 짜여진 안무를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댄서들과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고 또 고치고 하면서 안무를 해나갔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간단한 것이라도 뭔가 하나를 해볼 때마다 서로 박수를 치고 격려하는 모습이 전반적으로 공동체의 사기를 올리는 것 같았다.
러시아에서 온 출연자인 비탈리아 칸(Vitaliia Khan)에게 “우리”가 되기 위해 힘든 점과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질문했을 때, 그녀는 참가자들 중에 이미 아는 사이인 사람들이 있고 내성적인 자신은 그렇지 못해서 어색했던 순간이 있었으며, 언어적으로 의사소통이 완전하지 않았던 것도 힘든 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사이퍼(cypher)”라는 장면을 연습하면서 즉흥으로 춤을 출 때 모두가 함께 반응하고 환호하고 격려해 줬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얘기해주었다.
이 “사이퍼”라는 것은 스트릿댄스에서 댄서들의 모임, 혹은 그 무리에서 춤추는 형식을 말한다. 이번 공연에서 “사이퍼”는 여러 장면 중 하나로 구성되었는데, 한 명의 댄서가 나와서 즉흥, 즉 프리스타일로 춤을 추면 둘러싼 댄서들이 다 같이 그 동작을 따라 하거나, 소리 혹은 핸드 제스처로 리액션을 하는 것이었다. 스트릿댄서들의 잼 세션이나 배틀 행사에서 볼 수 있는 이런 장면이 극장 무대에서 구현되었을 때 그 모습은 스트릿의 미학과 가치를 찬미(celebrate)하는 시도로 읽혔다.
〈우리(OO-LI)〉: 해니와 크리스의 인사이드아웃
이 작품은 대략 6개 정도의 장면(타임랩스, 듀오, 사이퍼, 대화, 대화 듀엣, 타임랩스)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수미상관을 이루는 구조로 되어있다. 해니와 크리스는 ‘우리’라는 한글 단어의 이중적 뜻(cage와 us), 그리고 그 글자 형태에 흥미로움을 느끼고 글자 모양을 본 후 떠오르는 이미지를 10여 개의 그림으로 그려 공유하며 안무를 시작했다고 얘기했다. 서사적인 기승전결보다는 이미지 위주의 장면들로 구성된 이 작품은 올라퍼 아르날즈(Ólafur Arnalds)와 모하니(Mohani)의 음악과 함께 분위기와 정서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공연 시작 전에 객석에 앉아 있던 크리스와 해니는 점차 무대 가운데로 와서 마주 본다. 노란색 원피스를 입은 해니와 하늘색 셔츠와 베이지색 바지를 입은 크리스는 곧 같은 색 원피스를 입은 14명의 여자 댄서와 셔츠와 바지를 입은 14명의 남자 댄서로 증식된다. 이들은 줄지어 걷고 뛰며 검은색 벽 사이를 계속해서 지나가는데 마치 영화의 전신인 주프라시스코프(zoopraxiscope)나 키네토스코프(kinetoscope)를 연상시킨다. 여러 개의 그림을 빨리 돌려 하나의 물체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이 장치들처럼, 여러 명의 댄서는 해니와 크리스의 분신과 같이 보인다. 이들은 일대일 파트너로 만나기도 하고, 여자 대 남자의 그룹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이 30명의 댄서들은 해니와 크리스가 만나고 헤어지고, 붙들고 미끄러지는 모습을 수백 개의 다양한 모자이크 조각들로 보여준다. 노랗고 파란 해니들와 크리스들은 인사이드아웃의 감정들 혹은 웹툰 〈유미의 세포들〉처럼 개인의 자아를 구성하는 많은 조각들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러니까 한 개인 안에도 다양함이 있는 것이다.
한껏 열을 올인 열정적인 사이퍼 장면이 펼쳐진 후 무대에는 테이블과 의자 두 개가 등장한다. 의자를 가지고 안무 작업을 많이 했던 해니의 재치 있는 구성이 여럿 펼쳐진다. 마주 보는 두 사람 혹은 두 그룹은 서로를 바라보고, 손을 뻗고, 때로는 안아보지만 그 순간은 계속 미끄러지고 미끄러지며 고정된 의미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뻗은 손이 상대의 손을 붙잡기 위해서는 댄서들이 연기한 나의 모든 조각들이 협력해서 함께 손을 보탤 때야만 가능하다. 그렇게 사람과 사람이 진정 만난다는 것은 나의 온갖 것들이, 나의 온 우주가 도와야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얄궂게도 만남은 뒷걸음질 치다가 우연히 일어나기도 한다.
결국 만남의 의미는 두 사람이 온전히 심장 소리와 온기를 느끼는 포옹으로 귀결된다. 시각이 아닌 몸의 감각으로 교감을 느끼는 것, 이런 나의 모습을 비추는 너로 우리는 우리가 된다.
공연의 구조: 무경계의 무(無)와 경계
이렇게 기성의 미학과 가치와는 어느 정도 다른 춤이 극장으로 들어갔을 때, 그 경계는 선명해졌을까, 희미해졌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는 그 두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먼저 경계가 희미해진 것부터 말하자면, 무대와 객석 사이의 경계를 들 수 있다. 1층의 객석은 무대의 옆쪽으로 계속 연장되었다. 사전에 해니와 크리스가 그 객석의 좌우에 앉아 있다가 공연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후에 관객과의 대화에서 밝히기로는 옆에 앉은 일반 관객이 작은 소리로 응원해 주었다고 했다. 그러니까 물리적 경계와 관계적 경계가 모두 희미해진 것이다. 또 공연 후에 커튼콜을 할 때, 최근의 경향과는 다르게 음악 없이 진행되었는데 그로 인해 출연자들의 행동, 즉 자신의 지인을 찾고 반가워하는 모습과 가족과 친구들이 이름을 외쳐가며 지지하는 댄스씬의 관습이 확연하게 잘 드러났다. 순수무용 공연에서 그랬다가는 경을 칠 노릇이기에 흔치 않은 모습이다. 또 앞서 언급한 “사이퍼”의 장면도 출연자들이 일방적 관람의 대상이 아닌 춤과 관람 모두에 있어 주체와 객체의 역할을 넘나들었다고 느끼게 하였다. 본 공연 전의 리허설에서는 춤추는 사람을 둘러싼 무리의 반응이 다소 인위적인 연기를 한다는 인상을 받았으나, 본 공연에서는 진짜로 몰입하고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무리의 에너지와 상호작용을 하며 프리스타일을 하는 댄서는 더 아크로바틱하고 때로는 아슬아슬한 묘기같은 동작을 시도하였는데, 이런 것도 스트릿댄스에서 과감성과 도전성을 뽐내는 젋은 청소년들의 특성을 잘 반영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반면 경계가 더 뚜렷해지거나, 유기적 융합이 아닌 혼란으로 보이는 측면도 있었다. 먼저 객석이 무대 위로 약간 확장되기는 했으나, 공연 전반적으로 관객의 관람 태도는 기존의 정숙함을 유지하였다. 객석을 안내하는 하우스 어셔(usher)들은 촬영이 금지이며, 전자기기를 종료해야 하고, 좌석에 착석할 때 뒷좌석 관객의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등받이에 등을 기댄 자세를 유지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한 어셔는 몸을 살짝만 움직여도 시야를 가릴 수 있다는 멘트를 했는데, 그래서인지 객석의 분위기는 칸트식의 관조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주었다. 스트릿댄스 행사에서는 객석에 앉아 있어도 핸드제스쳐와 외침으로 계속 반응하는 관람 매너가 당연시된다. 또한 대부분 영상 촬영과 SNS 업로드에 대해 제약이 없거나 느슨한 편이지만, 이 공연에서는 엄격히 제한되었으며 이는 안무가 저자의 소유라는 현대무용에서 기반한 시스템이 기능하고 있음을 드러내었다.
“사이퍼”의 장면에서 서로 격려하는 모습은 이 각박한 현실에서 한 줄기 따뜻한 위로로 느껴졌다는 무대 위 객석에 위치한 한 관객의 피드백도 있었지만, 내가 앉아 있었던 객석 중앙의 위쪽에서는 대체로 정숙한 관람 매너를 보여주었다. 그런 거리두기는 조명과 음악을 다루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스트릿댄스 배틀에서 DJ는 관람의 한 축이자 행사의 중심 요소이지만, 이번 공연에서 라이브 뮤직으로 참여한 앰비언트 뮤지션 모하니의 모습은 멀리서 희미하게만 보일 뿐이었다. 실용댄스 공연에서 흔히 보이는 관객 쪽으로 향하는 조명은 이번 공연에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객석은 시종일관 어둡게 유지되었다. 이렇게 공연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 기저의 구조가 기성의 극장 체제에 대체로 지배되고 있었다.
이와 유사하게 춤의 결과물과 과정을 지배하는 구조가 2가지 더 관찰되었다. 그것은 영어와 현대무용이다. 다국적, 다언어 프로젝트에서 영어가 공용어(lingua franca)로 쓰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연습과 작품에서 당연하게 사용되는 영어라는 매체는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되기도 한다. 작품 초반에 영어 내레이션이 배경사운드로 등장하는데, 나는 그것을 들으면서 한국의 공연에 온 모든 관객이 알아듣기를 의도했는지, 아니면 상관이 없었는지 궁금했다. 극장 측이 제공한 리플렛은 Sync Next 25의 모든 공연의 소개가 수록되어 있는데, 해니, 미스터 크리스의 것만 댄서 출연자들의 이름이 영어로만 기재되었고, 알파벳 순서로 정렬되었다. 이러한 영어 우선주의는 어떤 의미를 자아내는가? 춤 스타일로 보면 댄서들의 백그라운드가 팝핀, 하우스, 힙합과 같은 스트릿댄스 전공과 발레, 현대무용, 한국무용과 같은 소위 클래식한 무용 전공, 그리고 아예 춤 전공이 아닌 출연자들이 모두 혼재하였으나, 무대 위에서 발레와 한국무용의 동작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스트릿댄스의 장르도 현대무용 식으로 재편된 움직임이 주로 보여졌다. 그것이 “중립적”으로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어떤 춤 장르도 온전히 “중립적”일 수 없다는 것은, 개인의 취향과 선호가 온전히 개인적이지 않다는 사실과 마찬가지로 여러 연구에서 인정된 바 있다. “중립적” 혹은 “무표의(unmarked)” 지위는 곧 기득권의 다른 이름이다.
작품의 제목을 표기하는 방식은 다소 혼란스러웠다. 내가 스트릿댄스 및 실용댄스 세계에 입문하기 시작할 때 의아했던 것이 춤에 제목을 안 붙이고 댄서 이름이나 팀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이었다. 제목은 춤에 “작품”의 지위를 부여하는 극장무용의 문법이다. 그런데 Sync Next는 각 공연을 지칭할 때 주로 아티스트의 이름을 사용한다. “해니, 미스터 크리스”도 마찬가지이다.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공연 소개에는 “우리의 몸이 서로의 마음을 비추는 순간”이라는 문구가 가장 크고 굵은 글씨로 작성되어 있다. 그러나 소개 영상 속 인터뷰, 안무 연습, 리허설에서는 〈우리(OO-LI)〉라는 단어를 작품 제목처럼 사용했다. 그리고 이 단어를 중심으로 작품에 대한 나의 이해가 작동했다. 하지만 이것이 제목이 맞는지 아직도 혼란스럽다. 기존 극장의 문법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걸 갑갑해했으면서 정작 거기서 벗어나 있으니 길을 잃고 헤매는 나를 발견한다.
무경계 컨템퍼러리의 자유와 속박
이렇게 헤매는 나를 다독여주는 것은 해니와의 대화에서 인상 깊게 들었던 “정착하지 않아도 되는 안도감”이라는 말이다. 전세계를 누비며 다양한 활동을 하는 해니는 최근 이렇게 떠도는 삶이 괜찮은지 고민을 했었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현재 찾은 답이 “정착하지 않아도 되는 안도감”이라고 표현했다. 질 들뢰즈의 노마디즘(nomadism; 유목주의)를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당신은 어떤 댄서냐고 물었을 때 “저는 해니입니다”라고 답한 그녀는 어느 경계에도 속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아니면, 경계는 그대로 있지만 보이지 않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나를 그리고 우리를 구성하는 그 많은 관계들이 품고 있는 경계들을 때로는 우리(we)로, 때로는 우리(cage)로 보이게 하는 것이 오늘날 컨템퍼러리의 아이러니인 듯하다.
전세계의 독자들을 위해 '구글 번역'의 영문 번역본을 아래에 함께 게재합니다. 부분적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Please note that the English translation of "Google Translate" is provided below for worldwide readers. Please understand that there may be some errors.
Writing on K-Street Dance
Vol.121-1 (2025.9.5.) Issue
Written by Kim Sue In (dance researcher)
Photo provided by Sejong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Contemporary Street Dance Invited to the Theater: Haeni and Mr. Kriss on Sync Next 25
This was my second time seeing a dance by choreographers with a background in street dance at Sejong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Sync Next. This year, My involvement with this dance has been under rather unusual condition. The Sejong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Performance DX team requested that I explore the creative process through a closer connection, including pre-rehearsals and interviews, rather than simply as a spectator. Consequently, I had the opportunity to meet and talk with the show’s planner, choreographer, dancers, and a musician, gaining a more multifaceted perspective on the performance. This article is the result and serves as a sort of archiving and review of the performance process.
The project “Haeni, Mr. Kriss” began last year when the Sejong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Sync Next team proposed a performance to Haeni. Following two days of open auditions in May, 28 performers were selected, who then had two days of workshops called R&D. Because the two choreographers and the anticipating dancers were scattered around the world, in-person choreography training took place from August 4th to 8th. The final performance took place from August 14th to 16th at the Sejong Center's S Theater. I attended the performance on the 15th, which included a GV(guest visit), and on the 16th, a post-performance physical workshop was held by the choreographers.
The Beginning of the Work: Encountering Contemporary Diversity
When I received the invitation to collaborate, my first curiosity was about the choreographers. Who were they, and why did the Sync Next planning team invite them? The keyword for this year’s Sync Next is “Boundaryless Contemporary.” Considering the unexpected combinations of diverse genres, exploring new possibilities, Haeni and Mr. Kriss’ performances can be seen as combining the types of dance unseen in the traditional concert dance world with the grammar of the theater. However, this clash can also have the effect of sharpening my awareness of the existing theatrical grammar. Crossing boundaries is also an act of reaffirming them. My first concern was figuring out which scene Haeni and Mr. Kriss belonged to. But that didn’t work out. My friends in the practical dance world told me about Haeni’s dance team, Magnolia Crew, and her work with American pop star Usher, as well as the Red Bull Breaking Competition where Mr. Kriss was famous. Their collaborations with K-pop idols and/or big companies like Nike and Adidas also led me to identify their dances clearly belonged to the street dance and industrial dance categories. However, I was once again confused when I encountered other information. A large part of Haeni’s career involves community organizers, and Mr. Kriss also works in visual arts and experimental fusion art. This diverged from my typical stereotype of a dance major. In a brief conversation with Haeni, she mentioned a mega-crew dance group she had encountered in Los Angeles. What Haeni emphasized here was not the dance itself, but the people she danced with, the community, and the attitude they took toward the classes. This was a theme that permeated the entire performance.
This performance, originally titled “Haeni, Mr. Kriss,” is also known as 〈OO-LI.〉 The explanatory title, “The Moment Our Bodies Reflect Each Other’s Hearts,” suggests that the work explores human relationships. What kind of relationships are these people talking about? Over 100 applicants from various nationalities, languages, and dance styles participated in open auditions for this piece. The 28 dancers chosen then mastered the piece through a relatively short five-day rehearsal. I was concerned that this might not be enough time for a group of dancers with diverse majors and nationalities to fully complete a piece. Various efforts to overcome this limitation were evident throughout the creative process. When asked about the selection criteria for the audition, Mr. Kriss stated that he wanted someone who brought an open attitude and energy to the space that day. He explained that what matters, as they walked, ran, and rolled, was not dance technique, but an attitude of interaction and sharing, a curiosity and exploration of the unfamiliar. Even during these rehearsals and practice sessions, the most important thing is connecting with one another. Participating dancers Kim Hyo Shin and Cho Subin also shared that practice begins not as individual warm-ups and technical refinements, but as a time for connection and interaction. In a conversation with the audience, Kriss noted that once people connect as a group, the rest flows smoothly.
What’s Important in the Creative Process: How Can Diversity Be Harmonized?
This communal atmosphere was clearly evident during the choreography process, which I observed the studio rehearsals. “This is a research,” Haeni said, encouraging the dancers not to be too nervous. “Have fun!” she repeated. Rather than simply teaching a pre-planned choreography, they experimented and revised the choreography with the dancers. Every time they accomplished something, even something very small, they applauded and encouraged each other. This seemed to boost the group’s morale.
When I asked Vitaliia Khan, a performer from Russia, about the challenges of becoming 〈OO-LI(we)〉 and how she overcame them, she mentioned that there were awkward moments because some of the participants already knew each other, and she, an introvert, couldn’t mingle with them. Another challenge was language difference. However, she said that practicing the “cypher” scene, where everyone reacted, cheered, and encouraged her while improvising, gave her confidence.
“Cypher” refers to a street dance style where dancers gather together or dance within a group. In this performance, “Cypher” was one of several scenes. One dancer would come out and improvise, or do freestyle, while the surrounding dancers would follow the movements or react with vocals or hand gestures. When this scene, often seen in street dancer jam sessions or battle events, was brought to life on stage, it seemed as an attempt to celebrate the aesthetics and values of street dance.
〈OO-LI〉: Haeni and Mr. Kriss’ Inside Out
This piece consists of approximately six scenes (timelapse, duo, cypher, conversation, conversation duet, timelapse). Haeni and Mr. Kriss explained that they were intrigued by the dual meanings of the Korean word “우리” (cage and we) and its letter shape. They began the choreography by drawing around ten images based on the images that came to mind after seeing the letter shape. Consisting of image-driven scenes rather than a narrative arc, this piece conveys its message through mood and emotion, accompanied by the music of Ólafur Arnalds and Mohani.
Mr. Kriss and Haeni, who were seated in the audience before the performance, gradually move to the center of the stage and face each other. Haeni, in a yellow dress, and Kriss, in a sky-blue shirt and beige pants, soon multiply into 14 female dancers, each wearing a similar dress, and 14 male dancers, each wearing a shirt and pants. They walk, run, and pass continuously between black walls, reminiscent of the cinematic predecessors of the zoopraxiscope or kinetoscope. Like these devices, which rapidly rotate multiple images to create the illusion of a single object moving, the dancers appear as alter egos of Haeni and Kriss. They interact one-on-one, or as groups of women and men. These 30 dancers create hundreds of diverse mosaic pieces, depicting Haeni and Kriss meeting, parting, holding, and sliding. The yellow Haenis and and blue Krisses seem to represent the many fragments that make up an individual’s self, like the emotions of Inside Out or the webtoon 〈Yumi’s Cells〉. In other words, even within a single individual, there resides diversity. After a passionate Cypher scene unfolds, a table and two chairs appear on stage. Haeni, who has often choreographed with chairs, displays several clever compositions. Two people or groups facing each other look at each other, reach out, and sometimes embrace, but these moments slipped and glided, creating no fixed meaning. For an outstretched hand to grasp the other’s hand, it is only when all the parts of me, portrayed by the dancers, collaborate and join hands. For people to truly meet each other, it takes all of my inner parts, my entire universe, to support each other. Ironically, however, encounters can also occur by chance, as if they were backing away.
Ultimately, the meaning of the encounter boils down to an embrace where two people feel the warmth and heartbeat of each other. It is a connection felt not through sight but through the body. Through you, who reflects this aspect of me, we become ourselves.
The Structure of the Performance: The Nothingness and Boundaries of Boundless
When a dance so different from established aesthetics and values entered the theater, did the boundaries become clearer or blurred? In conclusion, I believe both occurred simultaneously. First, the blurring of boundaries can be seen in the boundary between the stage and the audience. The ground floor seating area extended to the sides of the stage. Before the performance began, Haeni and Mr. Kriss were seated on either side of the stage. Later, in a conversation with the audience, Kriss revealed that an audience member sitting next to him quietly cheered him on. Thus, both physical and relational boundaries were blurred. Furthermore, the curtain call, unlike recent trends, was conducted without music. This clearly highlighted the performers' behavior—they seeked and greeted their acquaintances, and the custom of family and friends shouting out their names in support. The aforementioned “Cypher” scene also made me feel like the performers were not mere objects of spectatorship, but rather shifted between the roles of subject and object in both dance and spectatorship. Interacting with the energy of the crowd, the freestyle dancers attempted more acrobatic and sometimes even risky stunts, which I felt reflected the boldness and challenge of young people in street dance.
On the other hand, there were aspects where boundaries became more distinct, or where confusion emerged rather than organic integration. The audience’s overall attitude towards the performance remained generally silent. The house ushers, guiding the audience to their seats, repeatedly announced them to not film, turn off electronic devices, and maintain a leaning posture against the backrests when taking their seats so as not to obstruct the view of the audience behind them. One usher remarked that even the slightest movement could obstruct their view, perhaps contributing to the impression that the audience was a space for Kantian contemplation. At street dance events, audiences are expected to respond with hand gestures and shouts even while seated. While video recording and social media uploads are generally free or lenient, this performance strictly restricted them, adhering to the concept of the choreographer’s authorship and ownership.
This distancing is also evident in the way lighting and music are handled. In a street dance battle, the DJ is a central element of the audience and the event itself, but in this performance, ambient musician Mohani, who participated as a live musician, was only faintly visible from a distance. The audience-facing lighting, commonly seen in practical dance performances, was completely absent from this performance. The auditorium was kept dark throughout. The underlying structure that enabled this performance was largely dominated by the established theater system.
Similarly, two other structures were observed that govern the outcome and process of the dance: English and modern dance. In multinational, multilingual projects, the use of English as a lingua franca is practically inevitable. However, the natural use of English in rehearsals and performances can also become a message in itself. Early in the piece, an English narration appears as background sound, and listening to it, I wondered whether the Korean audience was intended to understand it, or whether it was irrelevant. The leaflet provided by the theater included introductions to all the performances at Sync Next 25, but only for Haeni and Mr. Kriss’ performance did the dancers’ names appear only in English, arranged alphabetically. What significance does this English-first approach convey? In terms of dance style, the dancers’ backgrounds were wildly diverse: street dance majors like popping, house, and hip-hop; classical dance majors like ballet, modern, and Korean dance; and some performers with no dance majors at all. However, ballet and Korean dance movements were rarely, if ever, seen on stage, and even street dance genres were primarily reorganized into modern dance style. This may be because modern dance style appear “neutral.” However, numerous studies have recognized that no dance genre can be completely “neutral,” just as individual tastes and preferences are not entirely individual. “Neutral” or “unmarked” status is simply another name for vested interests.
The way the dance were titled was somewhat confusing. When I first entered the world of street dance and practical dance, I was puzzled by the fact that the dances were not titled, but rather referred to by the dancers’ or team’s names. Titles are a theatrical dance grammar that grants the dance the status of an “artistic piece.” However, Sync Next primarily uses the artist’s name to refer to each performance, as did “Haeni, Mr. Kriss.” The online introduction to the performance features the phrase “When Our Bodies Become Mirrors to Each Other’s Hearts” in large, bold letters. However, in the interviews, studio rehearsals, conversation with audience, and the introduction video, the word 〈OO-LI〉 was used as the title. This word shaped my understanding of the work. However, I still find myself confused about whether this is the right title. I have felt frustrated by my inability to break free from the conventions of traditional theatrical grammar, but when things are out of them, I find myself lost and disoriented.
The Freedom and Bondage of Borderless Contemporary
What soothes me in this confused state is the phrase “the relief of not having to settle down”. which struck me deeply during our conversation with Haeni. Haeni, who travels around the world and engages in diverse activities, told me she’d been pondering recently whether this nomadic life was okey. She described the answer she’d found as “the relief of not having to settle down”. This phrase evokes Gilles Deleuze’s concept of nomadism. When asked what kind of dancer she is, she replies, “I'm Haeni”. She seems to belong to no boundaries. Or perhaps the boundaries remain, but have become invisible. The irony of contemporary art today seems to be that the boundaries of the many relationships that constitute me and us are sometimes seen as “we” and sometimes as “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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