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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새로운 출발선에서_ 비평매체의 공공성과 지원제도의 신뢰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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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25-1 (2026.1.5.) 발행


글_ 댄스포스트코리아 편집진



위기 속에서 확인된 신뢰와 공공성: 새해를 여는 다짐


지난해 하반기, 댄스포스트코리아는 일부 매체의 왜곡된 서술과 근거 없는 비난으로 인해 적지 않은 혼란의 시간을 통과해야 했다. 특정 프레임이 반복적으로 유통되는 과정에서 우리 매체의 성격과 운영 원리에 대한 오독이 공론장의 일부로 편입되는 국면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동시에 댄스포스트코리아가 그동안 축적해 온 기록과 비평의 공공적 의미가 어디에서 지지받고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무용계 현장의 비평가와 연구자, 동료 무용인, 그리고 오랜 시간 독자로 함께해 온 공동체는, 우리 매체를 단순한 발간물이나 운영 조직으로 보지 않았다. 그들에게 댄스포스트코리아는 한국의 여러 춤 현상을 기록하고, 춤담론을 축적하며, 춤계 내부의 사유를 공적 언어로 전환해 온 플랫폼이었다. 우리는 그 신뢰와 연대의 무게를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새해를 맞아 무엇보다 먼저 감사를 전한다는 것은 부채 의식을 고백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2026년, 우리는 스스로에게 보다 명확한 기준을 부과하고자 한다. 현장의 미학적 탐구를 지속적으로 심화하고, AI 환경을 포함한 변화된 비평 생태계에 대응하는 논의의 장을 새롭게 마련하며, 기록 및 아카이빙의 공적 기능을 한층 더 치밀하게 수행할 것이다. 또한 춤비평의 시야를 확장하는 기획과 더불어 타 예술 분야 및 인문학적 사유와의 접점을 적극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다. 우리의 지향은 속도 경쟁이나 가시적 성과의 축적이 아니라, 비평적 사유와 공적 책무를 꾸준히 단단히 쌓아 가는 데 있다.


새해의 다짐은 선언적 언어로만 남아서는 의미가 없다. 댄스포스트코리아는 앞으로도 현장의 기록과 담론의 축적을 하나의 공공적 책임으로 받아들이며, 그 책임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수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사실관계와 제도적 맥락을 훼손한 서술에 대하여: 법적·제도적 관점에서의 입장


지난해 일부 매체의 칼럼은 댄스포스트코리아가 언론사 등록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적 지원을 받고 있다는 취지로 서술하며, 우리 매체를 “책무만을 외치는 이상한 언론”으로 규정하였다. 그러나 해당 칼럼은 관련 법령 및 제도 운영의 실제 기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채, 특정 조항을 단편적으로 발췌·적용한 해석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관계와 제도적 맥락의 중요한 부분을 누락하고 있다.


댄스포스트코리아는 상업적 보도활동을 전제로 한 종합 언론기관이 아니라, 예술기관이 발행하는 전문 비평·아카이빙 매체로 운영되어 왔다. 현행 제도에서 ‘언론사 등록 의무’는 특정 유형의 보도기관을 전제로 설계된 규율 체계이며, 학술·예술·전문 비평을 목적으로 하는 매체 전반을 일률적으로 동일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이는 지면의 성격과 공공적 역할에 따라 제도적 인정 범주가 상이하게 설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미 여러 유사 사례를 통해 확인되어 온 운영 현실이기도 하다.


또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의 신청 자격 기준상, ‘언론사 및 소속 단체’가 부적격 유형으로 명시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특정한 상업 보도기관 유형을 전제로 한 제한 규정이며, 예술기관이 발행하는 비평매체 전체를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취지가 아니다. 댄스포스트코리아는 사업 신청 이전부터 해당 사안과 관련하여 공식 문의 및 질의를 거쳤고, 그 과정에서 비평·기록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예술기관 발행 매체는 언론사 등록 여부와 무관하게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적 확인을 받은 바 있다. 우리는 바로 그 절차와 판단을 전제로 지원을 신청하고 집행해 왔다.


반복되는 심의 관행과 구조적 신뢰의 문제: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이번 공연비평 지원사업 심의 과정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제도 운영 전반에 대한 깊은 불신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심의는 형식적으로는 동일한 절차를 밟았으나, 실제 논의의 흐름과 질의 방식, 그리고 총평으로 귀결되는 서술에서, 비평매체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사전 검토의 성실성이 충분히 확보되었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이 남았다.


특히 일부 심의 위원이 신청서의 핵심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않은 채 부정확한 전제 위에서 질의를 하거나, 매체에 대한 선입견이 의사소통의 전제가 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이와 같은 태도는 단순한 오해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심의위원들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 개별 단체의 성과와 미래지향적 계획보다 과거의 위상·관행·연차 중심의 평가가 암묵적으로 우선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총평에서 확인되듯, 다수 단체의 사업이 “관성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광범위하게 제시되었음에도, 그러한 관성이 심의 구조 내부에도 동일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언급되지 않았다. 비평매체가 제시한 창의적 설계, 신진 필진 개발, 플랫폼 확장 전략은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채 결과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선정 패턴으로 귀결되었고, 이는 지원정책의 공공성과 혁신성을 동시에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정성 역시 결과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심의가 어떤 전제 위에서 질문을 던지고, 무엇을 중심적 가치로 간주하며, 어떤 기준을 ‘실질적 판단 기준’으로 운용했는지에 대한 투명한 검증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제도가 표방하는 공정성은 선언에 머물 수밖에 없다. 이번 과정에서 경험한 여러 장면들은, 심의가 단지 결과를 선택하는 절차가 아니라, 비평 생태계의 방향과 생존 구조를 형성하는 공적 제도라는 사실을 다시금 환기시켰다.


댄스포스트코리아는 이번 결과를 단순한 수용의 문제로만 여기지 않는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드러난 구조적 한계와 판단의 편향성이 향후 지원 환경 전반에 동일하게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문제 제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심의가 사람의 직관이나 선입견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사전 검증과 질문 체계가 정교화되고,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현황을 정확히 이해한 인사가 참여하는 심의 문화가 정착될 때만, 공정성과 책임성은 제도적 신뢰로 전환될 수 있다.


새로운 시대의 비평은 더 높은 수준의 성찰과 공공성을 요구받고 있다. 지원 제도 역시 그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경험을 계기로 심의가 과거의 관성을 되풀이하는 장치가 아니라, 창의적 제안과 실질적 혁신을 증폭시키는 공적 플랫폼으로 변화하기를, 그리고 그러한 변화가 한국 공연비평 생태계의 미래를 위한 최소한의 책무로 받아들여지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비평지원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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