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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에게 거는 기대

 정유년(丁酉年)을 맞은 무용계에 붉은 닭의 울음소리 마냥 활기찬 소식이 울려 퍼졌다. 대통령 선거가 국가적 대사이듯 ‘무용계 대통령’이라고 비유되는 (사)한국무용협회의 이사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1월 22일 서울 신도림동 다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제56회 한국무용협회 정기총회에서 이루어졌다.

 신구 무용세대의 대결이라며 문화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던 이번 선거에는 1,000여 명이 넘는 무용인들이 참여하여 열풍이 남달랐다. 투표장을 가득 채운 무용인들은 하나같이 내심 놀라워했다. 당시 선거에 참여했던 한 지인은 “원로들이 총동원되었고, 거물급 지도자들이 총출동하는 등 무용계 인사들이 총집합한 것을 보니 무용인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무용협회 이사장 자리가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전해주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이 있듯이 변화와 혁신에 대한 바람은 거세었다. 선거 결과로 김복희 전임 이사장은 4번째 연임에 실패하였다. 제22대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으로 조남규 상명대 문화기술대학원 공연예술경영학 교수가 당선되었다.

 한국무용협회의 신임 이사장 선출 이후로 무용계에는 세대교체와 변화의 조짐에 대해 기대감과 우려감이 교차하고 있다. 조남규 이사장이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슬로건은 “건강한 무용협회, 활동하는 무용협회, 함께 하는 무용협회, 복지가 있는 무용협회”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실천 공약으로 이사장 연임 제한, 시즌별 무용축제 개최, 풍족한 예산 확보, ‘무용인의 밤’ 신설, 무용인을 위한 전용공간 확보 등을 내세웠다.

 기존에 많은 무용인들이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예술적 창조성을 발휘할 수 없는 현실에서 활동해 왔다. 그러므로 신임 이사장이 공약대로 복지정책에 주력하여 보다 향상된 환경에서 자유롭게 활동에 전념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더불어 젊은 무용인들에게 보다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끼리끼리가 아닌 전체 무용인의 화합을 위한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 무용의 학문적 연구를 증진시키고, 무용인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등 공연에만 치중된 것이 아니라 무용계 발전을 위해 여러 측면을 살피고 예산이 고르게 배분되기를 원하고 있다.

 선거 직전에 어느 언론기사는 한국무용협회의 이사장은 누가되든지 “그 나물에 그 밥이다”라며 부정적 시각을 표출하였다. 신임 이사장은 이러한 부정적 시각과 무용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건강한 무용생태계 회복을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 주길 바란다. 또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 선거 공약이 선거용 공(空)약이 아니라 진심을 다한 진언(眞言)이 되도록 반드시 이행해 주었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분골쇄신하겠다던 초심을 지키며 현대무용, 한국무용, 발레의 삼파전이 아니라 무용계 전체의 발전과 개혁을 위해 한국무용협회를 선도해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신임 이사장은 우리와 같은 무용계 사가(史家)들이 공약 실천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그 결과를 가감 없이 기록할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


글_ 공동편집장 장지원(무용평론가,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