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5년 전만 해도 웹 공간의 활용이나 크기가 지금과 달랐다.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가 유행했지만 인터넷망이 연결된 고정된 지점에서 컴퓨터로 접속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었다. 수십 년 전부터 유비쿼터스를 예견해 왔지만 이는 최근에 와서야 스마트기기를 통해 진정으로 실현되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이제 도처에서 웹페이지에 접속하고 전자메일을 확인하고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그 파급력과 속도란 아날로그 매체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다.
Dance Post. Korea는 이러한 웹 공간의 시대에서 진정한 소통을 꿈꾸며 탄생했다. 춤계의 보수적 폐쇄성을 극복하고 건강한 춤비평문화를 만들어나가고픈 열정을 가지고 웹진 <춤누리>로 시작했었다. 그 후 몇 번의 개정을 거쳐 2013년 11월 Dance Post. Korea라는 이름으로 재창간하였다. 그리고 오는 9월, Dance Post. Korea는 옷을 갈아입고 또 한 번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지향점은 한결같다. “대중문화와의 소통, 공연예술의 창의, 무용가와의 연대를 소중히 하는 댄스 웹진!” 이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무용생태계를 조성해나가는 것. 우리가 아무런 지원 없이 우리의 돈과 시간, 열정과 재능을 쏟아 부으며 Dance Post. Korea를 꿋꿋이 발간하고 있는 원동력이다.
오프라인 매체에 비해 온라인 매체는 훨씬 민주적이고 평등하다. 인쇄물은 선택된 일부 전문가들의 일방적 발화로 이루어진다(책 말미의 ‘독자투고’란으로 충분한 교류가 되기는 힘들 것이다). 자연히, 선택된 전문가들의 글은 문자적 권위를 갖기 쉽다. 그런데 그것이 매체 외적인 권력으로 변질되어 버리면 매우 위험해진다. 불순한 권력은 집단을 폐쇄적이고 배타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흐름이 없으면 고여서 썩는다.
하지만 웹 공간은 누구나 접근 가능하다. 여기서는 누구나 글을 쓰고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열린 공간 안에서 경계가 허물어지고 다양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전문가의 해박한 글과 마찬가지로 비전문가의 혜안이 담긴 글이 함께 읽히며 시야를 넓힐 수도 있다. 이론가의 지식과 창작자의 통찰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으며, 젊고 신선한 비평적 시선들이 두려움 없이 개진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Dance Post. Korea는 이처럼 활발히 교류하며 역동적으로 퍼져나가는 행동하는 웹진을 지향한다. 이것이 바로 아날로그에서는 할 수 없는, 웹진의 역할일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창작의 힘이 샘솟으며 풍성한 춤담론이 생성될 수 있다고 믿는다.
외부에 비해 유난히 더딘 속도로 변화해 온 춤계에서의 개혁은 여전히 멀고먼 여정이다. 수직적 권력구도가 아닌 수평적 확산과 나눔으로, 이를 통한 소통을 향해서. 좀 더 나은 무용생태계에서 무용인들이 편히 서식할 수 있을 때까지 Dance Post. Korea와 더불어 개혁은 계속된다. 그것이 간혹 버겁고 간혹 힘든 도전일지라도.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씀처럼 “개혁은 천천히, 그리고 굉장히 더딜 것”이지만 “분명히 끝까지 갈 것”이기 때문이다.
개혁을 꿈꾸는 웹진 Dance Post. Korea, 다음 호를 기대하시라!
글_ 편집장 이희나(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