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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무용의 생존 전략

코로나19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K-방역이라고 세계의 주목을 받던 상황에서 갑자기 늘어난 수치가 민망할 정도이다. 그동안 공연을 미루던 공연단체들이 이제야 공연을 진행할까 싶었더니 거리두기를 넘어서 강화된 거리두기 3단계를 목전에 둔 상태가 되었다. 무용은 청각보다는 시각이 강조되는 시·공간의 예술이기에 오프라인 공연에서 실제 땀과 노력이 더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직접적인 감동을 원하는 관객들과 필자를 뒤로하고 여건상 이제는 언택트 시대로 접어들었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면, 무용계도 발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생존의 지혜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흐름도 마찬가지이다. 유수의 무용단과 무용수들이 온라인 공연 상영과 유튜브 클래스 등을 열고 있다. 최근의 예를 들면 영국 램버트댄스컴퍼니가 빔 반데키부스의 신작 <내면으로부터> 초연을 온라인에서 유료 생중계로 진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고 아크람 칸이 자신의 테크닉과 엑스사이즈 등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대규모 페스티벌 역시 시공간 제약 없이 즐기는 온라인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최고이자 동부 지역을 대표하는 국제무용제인 제이콥스 필로우 댄스페스티벌(Jacob’s Pillow Fance Festival)도 현 시대에 맞게 온라인 공연 상영과 온라인 축제로 관객을 맞이했다. 제이콥스 필로우는 2003년 미 정부에 의해 역사기념물(National Historic Landmark)로 지정되었으며 매년 세계 각지에서부터 천여 명의 관객들이 참여한다. 

 

특히 제이콥스 필로우 댄스페스티벌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무용제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세계 주요 우수 무용단 50여개 단체를 매년 초청해왔다. 이 밖에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요요마, 메릴 스트립, 마야 앤젤루, 조지아 오키프 등 문화계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개인 및 단체에게 주어지는 국가예술훈장(National Medal of Arts)을 미국 무용단체로는 최초로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수상하였다. 이곳에서의 온라인 축제는 이후 다른 행사에도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많은 공연단체들이 온라인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관객들과 조우했다. 멀리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같은 경우도 실시간 생중계로 진행된 공연은 익숙한 플랫폼인 페이스북을 활용했다. 그리고 페이스북 댓글로 시청자들과 소통했다. 가깝게는 크리틱스 초이스 같은 경우 오프라인 공연과 더불어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 TV를 통해 공연실황 온라인 스트리밍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공연예술영상화 팟캐스트도 활성화되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 공연과 축제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지만 문제점도 많다. 국내에서 그나마 LG아트센터처럼 탄탄한 자본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해외와 비교했을 때 그 퀄리티의 차이가 극명하다. 또한 안무가들도 자신이 원하는 바를 영상에 담아내는 데 편집과 촬영의 포커스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기가 힘들다. 또한 저작권의 문제도 발생할 것이고, 관객과의 소통의 문제, 영상을 보고 비평을 하는 문제 등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발생한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려면 시간이 걸릴 듯하다. 따라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이제는 적응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이들을 빠르게 해결해나갈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와 같이 아날로그 감성이 강한 관객들은 오프라인 공연을 그리워한다. 이후에는 아마도 순간의 예술, 신체성이 강조되는 예술인 무용의 특성을 반영해 오프라인 공연과 온라인 공연이 공존하는 형태가 생존전략이 될 것이다. 물론 온라인의 비중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커지겠지만 말이다. 

 

 

글_ 장지원(댄스포스트코리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