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 공연’이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재능기부’라는 말은 근래 들어 특히 더 흔히 쓰이고 있지만, 공연티켓 판매로 수익을 내는 공연이 재능기부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말은 다소 생소하다. 전국 유일의 재능기부 공연예술 축제인 춘천아트페스티벌이 올해로 13번째를 맞는다. 춘천아트페스티벌은 2002년 구 춘천시 어린이 회관을 중심으로 한 ‘춘천무용제’로 시작하여, 2012년부터는 축제극장몸짓에서 이루어지는 실내 공연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흥미로운 부대 프로그램들을 운영한다. 이번 축제에는 전통예술, 현대무용, 재즈,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이 펼쳐진다. 명인들의 전통예술, 각 장르 예술가들의 대표작을 비롯하여 신진 아티스트들의 신작까지, 고품격 공연들을 한 자리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춘천아트페스티벌은 공연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축제에 어떤 공연과 행사가 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사진 1 / 남해안별신굿(정영만 & 남해안별신굿 보존회)
축제의 시작일인 8월 12일부터 13일, 양 일 간은 전통 굿, 춤, 신전통춤이 모인 전통예술 한마당이 벌어진다. 통영을 중심으로 경상남도 남해안 일대에서 세습되어 내려온 남해안별신굿(정영만 & 남해안별신굿 보존회), 자진모리 장단에 맞춘 사내들의 활달한 춤인 덧배기춤(이윤석), 이 외에도 민살풀이, 교방굿거리춤, 태평무, 살풀이춤, 여울, 산조춤 등 신전통춤까지, 춘천아트페스티벌의 전통예술 공연들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명인들의 무대에서 그들의 장인 정신을 접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일 것이다.
이미 다년 간의 무대를 통해 검증된 현대무용가들의 공연 역시 눈에 띈다.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는 댄스컴퍼니 더 바디의 <더 로드>, 거문고 연주, 크로키 작업과 함께 어우러지는 전 국립현대무용단장 홍승엽의 신작 <소나무 흔들어 하늘을 닦는다>, 이태상댄스프로젝트의 <백조의 호수> 등이 있다. 고블린파티의 <불시착>과 같은 신진 아티스트들의 공연도 빼놓을 수 없다.
사진 2 / 고블린파티의 <불시착>
흥미로운 음악 공연들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네덜란드 유학파 출신의 3인조 재즈 그룹인 강윤미 트리오. 유럽풍의 재즈 음악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재즈 페스티벌에서 활동 중인 최윤미 트리오는 소수의 음악 취향으로 여겨졌던 재즈를 관객들에게 어렵지 않되 강렬한 에너지로 소개해줄 것이다.
사진 3 / 강윤미 트리오의 보컬 강윤미
춘천아트페스티벌은 극장 안에 머무르지 않는다. 영화 상영 프로그램 <프롬나드 시네마(Promenade Cinema)>는 여름 밤 잔디밭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낭만을 제공할 예정이다. <프롬나드 시네마>는 13일부터 15일 매일 9시부터 시작되며, <피나>, <콰르텟>, <기적의 오케스트라-엘 시스테마>, 총 3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프롬나드 시네마>와 더불어 춘천 시내의 명동에 있는 라이브 클럽 ‘스토리’는 축제 기간 동안 관객들의 밤을 한층 더 감미롭게 만들어 줄 라이브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클럽 ‘스토리’의 라이브 공연은 14일, 15일 밤 10시부터 진행된다.
이토록 다채로운 공연들을 즐기기에 5일이라는 시간이 너무나 짧아 보인다. 무더운 여름날들을 특별하게 채우기 위해, 8월이 다가오기 전 춘천아트페스티벌의 프로그램들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은 어떨지. 오지 않은 8월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듯하다.
글_ 댄스포스트코리아 인턴기자 안수진(서울대 미학/경영학 4)
사진 및 프로그램 정보_ 춘천아트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