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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무트댄스(MUTDANCE) 20주년 기념공연’

 김영희무트댄스(MUTDANCE)가 창단 20주년을 맞아 28일부터 4일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기념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은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공연으로 주목을 받아오며 한국 창작무용계를 이끌어가는 김영희가 고심 끝에 선택한 8개 작품과 신작 <이제는>이 무대에 오른다. 무트댄스의 김영희 예술감독을 만나 걸어온 길과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물어보았다.

 


 

 

Q. 우선, '무트댄스'라는 생소한 단어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A. 우선 무트는 한국어 '뭍', 즉 대지를 의미한다. 춤의 원형이 대지, 우주를 밟고 서 있는 모습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대지 위에 서서 언제나 새로움에 대한 창조를 향한다는 뜻이다. 독일어로는 '어머니의 용기'라는 의미가 있다. 어머니의 용기만큼 굳건한 땅 위에서 그와 같은 정신을 가지고 우주 속의 '나', 김영희뿐 아니라 모든 단원들의 창조적 의지를 표현해 나가자는 의지를 담고있다.


Q. 무트댄스 공연에서 빠지지 않는 '독특한 호흡법'이란 무엇인가.
A. 새로운 호흡법을 창시했다기보다는, 한국 전통춤에 기본적으로 있는 호흡을 발전시켰다고 생각한다. 머리부터 손끝, 발끝까지의 큰 호흡을 훈련함으로써 키가 작고 팔다리가 짧은 무용수도 동작 없이 무대를 휘어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크게 보이려는 노력의 일환이 아니라, 감정이 풍부해보일 수 있도록 호흡이 연결되었을 때 더욱 풍성한 감정과 에너지로 무대를 휘어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슴 속에서 '맺고 푼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호흡이 머리 끝, 손끝, 발끝까지 연결되어 한 동작을 하더라도 호흡을 끝까지 사용하는 훈련을 통해 선이 크고 감정이 풍부해 보일 수 있도록 한다. 또 무용수 자신이 작품에 빠져들어 관객들 역시 작품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Q. 무트댄스와 한국 전통무용 사이에 또 다른 접점이 있다면?
A. 발레, 현대무용의 테크닉을 기반에 두고 한국적 의상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무용의 테크닉 자체를 기반에 두고 그를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한국인이라서 한국무용을 전공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한복을 입고 춤을 춘다고 해서가 아니라, 한국적 기본기를 바탕으로 할 때 진정한 새로움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Q. 신작 <이제는>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A. <어디만치 왔니>, <아무도>, <여기에>, 일부러 제목을 이렇게 만든 것은 아니지만 창단 20주년 이래 <이제는>이라는 제목을 통해 그간 20년 동안의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 전체는 항상 나 자신을 모티브로 자신의 마음을 풀어나간다. 현대를 살아가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슬픔, 기쁨, 여러 고난에 대한 극복, 그 안에서의 여러 기억과 후회, 그 경험이 지난 이후 <이제는>이라는 제목은 그 제목 자체만으로 듣는 이들 각자에게 주는 느낌이 있을 것이다. 힘든 삶을 살면서도 기다리고, 미래를 바라보고,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변화와 새로움을 추구하며 미래를 꿈꾸는 내용을 담아보았다.

 

Q. 그간의 작품들과 안무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어디인가?
A. 나는 어떤 장르보다도 한국무용이 현대적이라고 생각한다. 내 작품은 한국무용이다, 아니다 논란에 휩싸인 적도 많고 한편으로는 가장 현대적인 창작무용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있는 음악에 작품을 맞추어 오다가, 10주년 때에는 음악과 춤을 완전히 즉흥으로 했다. 동작 하나하나를 짜지 않고 한 시간 동안. 굉장히 위험한 모험이었고, 실력있는 무용수에게도 연출가였던 나에게도 피 말리는 도전이지만, 무용수들이 즉흥에 대한 두려움을 덜고 창작력을 갈고 닦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간 완전히 짜여진 체제 하에서도, 완전한 즉흥 하에서도 작품을 해 보았는데, 남들에게는 한국 무용이 국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게 당연해 보이겠지만 이번 20주년 공연에는 현대음악적 요소, 즉흥 연주자들과 함께했던 10주년 공연과 달리 우리는 그간 하지 않았던, 전통 국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로 했다. 오히려 무용계에서는 새로워 보일 수 있는 요소를 통해 무트의 상징점과 이후의 발전 지점을 보여주고자 한다.


Q. 이미 보는 법이 정해져 있는 공연과 달리 관객들에게 한국창작춤 감상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하다.
A. 누군가는 지루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창작무용의 경우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이 바로 여기에서 자신의 삶을 표현해내는 하나의 장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누구의 마음에든 가 닿을 수 있는 힘이 내재한다. 사실 한국에서는 무용이 대중화된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감상 경험을 아직 접해보지 못한 이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이제는>에 이어지는 3일 간의 공연에 대해서도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A. <아리랑>은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상주 아리랑을 부르는 매끄럽지 않은 목소리를 통해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는 모습을 통해, <몽>은 꿈 속에서 보이는 아이의 탄생을 통해 극복의 모습을 표현했다. <돌이킬 수 없는 걸음>에서는 무대 위에 물을 직접 사용하여 물에 빠지는 등 무용수들이 그와 어우러지며 새로운 장면이 만들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음을 멈추고>는 제목 그대로 삶을 살아가다 ‘마음을 멈추었을 때’ 보일 수 있는 모습,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바를 표현한 작품이다.

 

Q. 모든 작품의 동인이 곧 자기 자신, 자신의 삶에 뿌리를 두는 듯하다.
A.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내 마음에서 나오는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그것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삶에서 어떤 사건이 생겨서, 좋은 일이 있고 슬픈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때가 되면 쌓인 것이 저절로 나오고, 그것이 새 작품이 되는 것이다.

 

Q. 이번 작품은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과 한국공연예술센터 공공지원 시리즈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A. 1994년 창단 이래 김영희무트댄스는 2003년 <달아>, 2004년 <내 안의 내가>, 2005년 <마음을 멈추고>의 수상과 멕시코, 쿠바, 이란 등 다수의 해외 공연을 통해 현대 한국창작무용의 다양한 방향을 제시해 왔다. 이번 선정은 무트댄스라는 단체 전체가 기울여 온 노력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욱 좋은 작품을 해 나갈 수 있는 동인이 될 것이다.

 

Q. 20년 동안의 걸음을 돌아보면, 춤의 형식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불안도 지울 수 없을 것 같다.
A.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지만, 보는 이들은 무트댄스의 춤에서 어떤 '색'을 느낀다. 모든 그림이 다르더라도 피카소의 산물임을 알 수 있듯이, 언제나 새롭게 한다고 해도 항상 '나'인 것을 알 수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전에 강하고 무겁다는 평가를 받고, 몰입을 하게 되어 어깨가 아프다는 불평 아닌 불평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그처럼 나만의 색을 갖게 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반기를 지나서는 보다 대중적이고 편안하고, 누구나 생각해 볼 수 있는 바를 담은 작품으로 변해가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추고 싶은 춤의 모습을 그려 본다면?

A. 항상, 그리고 언제나 "새로움"을 창작하기를 열망한다. 무엇보다도 작품이 좋은 작품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외국에서 인정 받은 작품만이, 발레만이 좋은 춤이라고 생각하는 대중적 인식을 깨고 진정 좋은 작품이 더 가까이 다가가고 인정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김영희무트댄스 20주년 기념공연
일시: 2014. 6. 27(금)~7. 1(화)
장소: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입장료: R 50,000원 S 30,000원 A 20,000원
예매처: 한국공연예술센터 3668-0007
인터파크 1544-1555
문의: 02-2263-4680
www.mctdance.co.kr
주최: 김영희무트댄스
주관: 공연기획MCT
후원: 서울문화재단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인터뷰_ 안수진 인턴기자(서울대 미학/경영학 4)
사진_ 김영희무트댄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