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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래의 - 세종의 꿈, 봉황의 춤사위 타고 하늘로 오르다!>



 세종대왕은 훈민정음을 반포하고,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를 지었다. <봉래의 鳳來儀>는 용비어천가의 가사를 그대로 담은 가무악(歌·舞·樂) 공연예술이다. <봉래의>의 복원 학술공연이 오는 11월 21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다. <봉래의>가 무엇인지, 이번 공연은 학술공연으로서 어떤 의의를 가지는지 공연에 앞서 이번 프리뷰를 통해 살펴보자.


* 1445년(세종 27) 4월에 편찬되어 1447년(세종 29) 5월에 간행된 조선왕조의 창업을 송영한 노래책. [네이버 지식백과] 용비어천가 [龍飛御天歌] (두산백과)




Q. <봉래의>란 무엇인가?

A. <봉래의>는 세종대왕이 만든 가무악이 융합된 종합예술이다. 용비어천가를 노랫말로 하는 <봉래의>는 54개의 정재 중 유일하게 당악과 향악을 혼용하고 있다. <봉래의>는 전인자, 여민락, 치화평, 취풍형, 후인자의 다섯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 여민락은 중국음악인 당악식으로, 나머지 치화평, 취풍형은 훈민정음으로 표기하고 우리음악인 향악식으로 이루어져있다.

 세종은 <봉래의>의 노랫말인 용비어천가 에 '혁명과 건국, 그리고 왕조 영속의 당위성'이라는 역사적 바탕 위에 경천근민(敬天勤民;하늘을 공경하고 백성 다스리는 일에 부지런해야 함)이란 주제를 구현했다.


Q. 이번 공연이 이전까지 복원, 공연되었던 <봉래의>와 이번 고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A. 아마도 작년에 여민락으로만 실험한 <봉래의> 공연이 있었을 것이고, 2007년에는 <봉래의> 전체를 재현한 공연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국립국악원의 전 <봉래의> 공연과 이번 <봉래의>는 기본적으로 그 목적이 다르다. 국립국악원의 <봉래의> 공연은 문헌 그대로를 공연으로 재현해내는 것보다는 음악적 연출이나 화려한 춤사위를 더함으로써 일반 대중들의 공감에 초점이 맞춰있었던 듯하다. 문헌상으로 나와있지만 실제 춰보면 그대로 하기가 어렵거나 복원하기 어려운 부분은 임의로 수정되기도 했고, 공연의 화려함을 위해 원래 있는 춤사위나 대형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이번 <봉래의> 공연은 학술공연이라는 이름을 통해 알 수 있겠지만, 《세종실록》과 《악학궤범》에 나와 있는 <봉래의>를 최대한 있던 그대로 복원하고 재현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민속무용은 춤사위가 화려한 것들도 다수 존재하지만, 궁중무용의 경우는 춤사위가 아닌 춤 자체에 깃든 철학이나 의미가 중요하다. 그래서 죽간자(竹竿子)**가 무원(舞員)들 사이로 나오고 들어가는 등의 대형, 같은 동작이 큰 변화 없이 단조로이 반복되는 춤사위에도 변화 없이 그대로 재현하려 노력했다. 여러 제약으로 인해 공연 인원을 축소하고, 춤노래를 병행하는 기녀 대신 무원과 노래 전공자를 무대에 세우며, 현대에 사용되지 않는 월금이나 비파같은 악기를 생략하기도 하였으나, 음악, 무용의 내용은 그대로 무대에 올린다.


** 당악정재(唐樂呈才)가 진행되는 동안 춤이 출퇴장할 때 선두에 서서 인도하는 구실을 하는 의물(儀物)의 하나. [네이버 지식백과]죽간자 [竹竿子]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Q. 춤과 음악이 함께 진행되는 공연인 듯 한데, 실제 연습도 악사들과 가수들이 함께하는가?

A. 모든 연습이 악사와 가수와 함께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2012년도 한국학 중앙연구원에서 연구에 들어가기 이전에 김병호 선생이 <봉래의> 전장을 부르셨는데, 이를 녹음하여 안무를 구성하고, 연습도 진행했다. 공연 몇 달 전부터 4회 정도 모두(악사와 가수 포함) 모여 연습을 하고 있다. 음악과 노래는 김병호 선생님의 노래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봉래의>에서 여민락, 치화평, 취풍형을 거치며 세 차례 같은 춤이 반복되는데, 춤의 속도는 변함이 없고, 음악의 속도만 변한다. 처음에는 느렸다가 점점 빨라지기 때문에, 실제로 가수들이 그 박자에 맞춰 노래하기에 호흡상 약간의 무리가 있다는 난점도 있다. 춤사위가 속도 변화 없이 같은 것은 사람이 맞추어 살아가는 예의나 법도가 언제나 일정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보통 전통공연은 무용팀과 음악팀이 따로 작업을 하고 이후에 음악에 무용을 맞추는 형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지지만, <봉래의>의 경우 악가무 일체의 공연예술이기 때문에 음악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음악 복원과 무용 복원이 함께 이루어짐으로 인해 무용 자체도 새로이 수정, 보완할 점들이 생겨났다.




Q. 궁중무용에서는 그 안에 담긴 의미가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봉래의>에서 구체적인 예를 들어달라.

A. 사방으로 두명씩 짝지어 서 있는 무원들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돈다. 여기서 나란히 서 있는 무원들이 도는 각도를 합쳐보면 꼭 360도가 된다. 이 사실은 이번 공연 준비를 하면서 새로이 발견하게 된 것이다. 360도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러니까 365일의 사계절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좌우대칭은 음양의 조화를 나타내기 위함이라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을 것 같다. 이런 의미들을 그대로 공연에 옮기기 위해, 연출을 위한 임의적인 변화나 더함이 없도록 했다.


Q. 관객들에게 공연 관람의 조언을 준다면?

A.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춤사위가 화려해 공연 자체가 '재미난' 민속무용과는 달리 궁중무용은 그 의미를 파악하고 있지 않은 상태로는 감상하기 어려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러므로 공연 전에 민속무용과 궁중무용의 차이점을 잘 인지하고, <봉래의>에 담긴 의미와 역사에 조금 더 관심과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그런 후, 공연을 감상한다면 세종 대의 궁중무용이 어떤 형태였는지 공연을 통해 눈과 귀로 경험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봉래의 - 세종의 꿈, 봉황의 춤사위 타고 하늘로 오르다!>

공연일시 : 2013년 11월 21일(목) 오후 7시 30분

장소 : 국립국악원 우면당

주최 :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글_ 인턴기자 심온 (서울대 독문학/미학 4)

사진_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