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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벗 이화우의 정기공연 <女‧月-달의 아이>

 춤벗 이화우가 10월 31일 민속극장 풍류에서 정기공연 <女‧月-달의 아이>를 올린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창작춤 <여행(女‧行)>에 이은 ‘여자’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1부에서는 전통춤 레퍼토리를, 2부에서는 창작춤으로 무용수들의 자녀와 함께 추는 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춤을 사랑하는 동창들의 춤계모임, 춤벗 이화우를 만나 그들의 춤을 향한 열정과 이번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춤벗 이화우’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A. 춤벗 이화우는 한마디로 유쾌하게 입과 몸과 춤을 풀어내는, 아마추어를 지향하는 프로 단체이다. 2010년에 여덟 명의 팀원이 모여 각자가 아는 춤을 팀원들에게 알려주고 서로 공유하며, 춤을 추고 싶다는 열정 하나로 결성되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연습을 하고 있으며, 1년에 한 번 정도 정기공연을 통해 작품 활동을 한다. 또한 찾아주시는 곳에 가서 봉사공연을 통해 공연 눔도 하고 있다.
 전문 무용단 개념의 스승은 없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이 되고, 학생이 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동래학춤의 김온경 선생님, 이매방류 살풀이의 이노연 선생님, 접촉즉흥의 안신희 선생님과 같은 외부 강사를 초청하여 팀원들의 춤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Q. <女‧月-달의 아이>에 담긴 뜻은 무엇인가?
A. ‘여자들의 달’이라는 뜻으로, ‘여자’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인 <여행(女‧行)>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2부 제목 ‘달의 아이’는 여성들이 원을 그리며 추는 강강수월래를 모티브로 삼았다. 강강수월래가 놀이이자 제의였듯이 여자와 그녀의 아이가 돌고 돌며 딸이 어머니가 되고, 어머니가 된 딸이 다시 딸을 낳고, 또 그 딸이 다시 어머니가 되는 그러한 여자의 순환을 이야기 한다.


Q. 출연자와 그들의 자녀들이 함께 출연하는 것이 독특한데, 함께 작업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A. 우리가 육아와 춤을 병행하다보니 연습실에 항상 아이들이 와있다. 연습실 구석에 아이들을 방치만 할 것이 아니라 함께 춤을 추며 아이들과 같이 무대에 서보자해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무용수와 그의 자녀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공연이 많지 않은데,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완벽하진 않지만 계속 발전시켜 주기적인 공연을 올리고 싶다. 또한 엄마와 아이가 함께 춤을 출 수 있는 이러한 작업을 워크샵 프로그램으로도 만들어 보고 싶다.




Q. 자녀들과 함께 작업할 때 어려운 부분과 즐거운 부분이 있다면?
A. 우선 어려운 부분은 아이들의 나이가 5세에서 8세로 매우 어린 편이다. 그러다보니 배역을 정해주면 양보 하지 않고 서로 하려고 한다. 그리고 한명이 울면 다른 아이가 따라 울기에 아이들의 컨디션을 신경써주고 달래가면서 진행을 해야 한다.

 즐거운 부분은 아이들이 움직임을 구현해내는 모습과 우리가 상상한 모습이 너무 달라서 굉장히 재미있다.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하고 즐기다 보니 어른이 했으면 스트레스로 다가왔을 법한 내용도 아이들에게는 콩트나 코미디와 같은 느낌으로 되살아난다. 그리고 이 작업의 의미가 깊은 이유는 나랑 똑같이 닮은 내 딸과 춤을 나눈다는 것이다.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있을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춤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와 함께 춘다는 것. 같이 몸을 움직인다는 추억, 기쁨, 시도 자체가 큰 즐거움이다. 이러한 작업을 하기 전에는 아이들에게 춤추는 엄마의 빈자리에 대한 불만이 있었는데, 이번 계기를 통해서 엄마의 작업을 이해하게 되고, 서로 도와주는 마음으로 바뀌게 되었다.





Q. 공연에서 관객들이 바라봐 주었으면 하는 것은?
A. 요즘 전통춤 레퍼토리를 보기 어려운데, 전통춤을 알리는 차원에서 좋을 것 같다. 가까운 무대에서 봐야 재미있는 작품들이라 공연현장에서 피부로 느끼고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 전체관람가 공연인 만큼 아이들이 함께 보고 즐기는 공연이 되길 바라며, 어린이 무용극이 아닌 어린이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전통무용공연을 보여주고 싶다. 동래학춤, 북, 소고춤 같은 경우는 어른보다 오히려 아이들이 흥겨움에 어깨를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다. 가락에 순수한 아이들이 반응을 많이 하는 것이다. 마당놀이와 같이 남녀노소 누구나 와서 한바탕 잔치를 벌이는 공연이 되지 않을까?. 또한 몇 가지 작은 실험을 시도했는데 전체관람가, 전문무용수가 아닌 자녀들, 자율후불제가 그것이다. 이 실험이 앞으로의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또 하나의 재미난 추억거리가 되었으면 한다.


Q. 앞으로의 공연계획과 단체의 비전은 무엇인지?
A. 지금까지 1년에 한 번씩 정기공연을 해왔는데, 앞으로도 발전적으로 공연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해외 공연도 기회가 되면 하고 싶다. 또한 우리 팀의 이름과 같이 계속해서 ‘춤벗’으로 모여, 앞으로 평생 서로 의지하면서 밀어주고 당겨주는 끈끈한 정으로 유지되면 좋겠다. 거창한 계획이 아닌, 소소한 즐거움을 우리끼리 나누면서 살고 싶다. 그게 춤이 됐던 아니던. 나이가 들어서 춤을 추지 못한다면 수다라도.



인터뷰_인턴기자 정겨울(한국춤문화자료원 연구원)
사진_춤벗 이화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