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컴퍼니 더바디가 12월 13일(화), 14일(수) 이틀간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2016 정기공연’을 개최한다. 댄스컴퍼니 더바디는 서울문화재단의 다년간 지원사업단체로 선정되어 2014년부터 3년간 지원을 받아왔다. 이번 공연은 지원사업을 종결하는 시점에서 댄스컴퍼니 더바디의 성장과 성과를 알린다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지난 작품 중에서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가장 호평을 받았던 작품 1편과 신작 1편을 내놓는다.
[사진1, 포스터]
1부의 <The Road>는 2013년 춤비평가상을 수상하며 현재의 댄스컴퍼니 더바디가 존재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다. 연출가 이윤경과 예술감독 류석훈의 듀엣으로 공연되며, 예술가 부부의 삶과 몸과 춤이 중첩된 이미지로 그려진다. 이를 위해 이윤경과 류석훈은 조명과 무대 장치를 활용하여 인생길을 시각화하며, 이 속에서 자신들이 삶 속에서 발견했던 깨달음과 소망 등을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특히 부부는 자신들의 삶과 예술의 터전인 한국성 표현의 확장을 위해 <아리랑> 선율과 한국춤 동작을 차용하였으며, 이 때문에 <The Road>는 해외무대에서도 각광받았다.
[사진2, The Road]
2부의 <Sequence>는 마치 영화 <인터스텔라>를 현대무용 버전으로 보는 듯 몰입이 잘 되는 작품으로 30분의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공연의 분위기나 움직임의 전개가 1부와는 사뭇 다른 결을 보인다. 안무가 류석훈은 8명의 여자무용수를 활용하여 각기 다른 몸의 움직임과 호흡, 그로인해 발생하는 무용수들 간의 미묘한 반응을 집중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복잡한 전기회로처럼 구성하여 바쁘게 살아가는, 그러면서도 묵묵하게 적응하는 안무가 자신의 또는 현대인들의 현실을 묘사한다. 안무가 류석훈은 이 작품의 영감을 지난 10월 창무포스트극장에서 단원들의 안무역량 향상을 위해 마련했던 ‘The body variations’에서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이 공연을 통해 무용수들의 춤에 대한 의지와 스타일을 재발견했다고 말한다. 그때 포착했던 무용수들의 특징을 안무에 배치하여 무용수들이 편안하게 자신들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하였다.
[사진3,4] Sequence 연습 장면
안무가 류석훈은 인터뷰에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춤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해석하려들면 어려울 수 있지만, 원래 예술작품은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할 거리, 영감을 던져주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평범한 일상을 무대 위로 옮겨서 몸, 공간, 조명을 활용하고, 또 이들의 상호관계로 이미지화시켜 작품을 만든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 안에서 움직이는 무용수를 보고 있으면 자연히 보고 있는 ‘나’의 일상을 떠올리게 된다.
<The Road>와 <Sequence>는 안무가 류석훈의 일상에서 우러나온 것이며, ‘현실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그의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인터뷰의 말미에서 류석훈은 “공연 날 무대 위에서 춤추는 날은 특별한 날인 것이고, 공연이 끝나고 나면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살아내야 한다”고 했다. 그에게 있어서 공연은 삶의 한 과정이며, 결과보다는 과정으로서의 안무가 더 소중한 것이다.
글_김미레(이화여대 무용과 석사)
사진_댄스컴퍼니 더바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