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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레로 처절하게 만들고 해체하기 - 국립현대무용단 〈쓰리 볼레로〉

 6월 2일부터 4일까지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국립현대무용단의 2017년 첫 신작 <쓰리 볼레로>가 공연된다. 지금도 여전히 안무가들에게 끊임없는 감흥과 영감을 선사하는 명작 라벨의 <볼레로>를 오늘의 무용계를 대표하는 세 명의 안무가 김용걸, 김설진, 김보람이 각자의 개성과 장점을 살려 편곡하여 춤으로 무대에 올린다.


[사진1] <쓰리 볼레로> 포스터

 김용걸은 한국 발레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할 무렵의 첫 발레스타로서 국립발레단을 거쳐 파리오페라발레에서 한국인 최초로 입단하여 솔리스트로 활약했다. 김설진은 <댄싱9 시즌2>에서 우승하며 현대무용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현재 현대무용의 최강국인 벨기에의 피핑톰 무용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보람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예술감독이자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특유의 위트있고 역동적인 안무로 대중적인 현대무용가로서 인정받고 있다.

 김용걸의 <볼레로>는 클래식 발레 동작을 기초로 다양한 동작을 조합, 편집하여 인상적인 대규모 군무로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원곡음악의 네 가지 반복된 리듬에 움직임을 재구성하고 재배열하여 기묘한 에너지의 폭발을 보여준다. 2016년 초연 이후 동작의 디테일과 군무의 치밀한 구성을 보다 집요하게 계산하여 다시 선보이는 이번 <볼레로>는 특히 수원시립교향악단 85명의 오케스트라 라이브연주에 37명의 무용수가 더해져 대규모의 조직적인 완성도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사진2] 김용걸 <볼레로>

 김설진의 <볼레로 만들기>는 그의 물음에서 시작된다. ''사랑이 가진, 인물이 가진, 상황이 가진 텍스쳐가 궁금하고, 그것을 어떻게 발전시켜 무대 위로 올릴지 고민하는 것이 더욱 흥미롭다. 억지로 사회적 이념,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싶지 않다.' 라고 말하며 '볼레로를 해체하고 무너뜨리는 것이 진짜 볼레로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라며 관객에게 질문을 시작한다. 일상에서 수집한 사운드를 볼레로 리듬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통해 무너진 볼레로를 다시 쌓고자 한다. 김설진이 대표로 있는 무용단 '무버'에서 활동 중인 무용수들이 출연하며 무대의 완성도를 높인다.


[사진3] 김설진 <볼레로 만들기>

 김보람은 <철저하게 처절하게>를 통해 인간이 가진 '표현의 기원'에 접근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기존 음악에 대한 전형적인 해석을 배제하고 '볼레로' 특유의 선율과 리듬을 분해하고 재조립한다. 편곡된 볼레로를 통해 무용수들이 몸에 집중하고 내면의 움직임을 끌어내며 작품을 완성해 간다. 박용빈이 편곡한 볼레로를 수원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하며, 김보람이 수장으로 있는 '앰비규어스컴퍼니'의 무용수들이 춤을 더해 스펙터클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4] 김보람 <철저하게 처절하게>

 너무나 강렬한 명작인 라벨의 <볼레로>가 3명의 안무가에 의해 어떻게 새로운 버전으로 해석될까. 안무가의 입장에서는 고통스러울지 모르겠으나, 고전과의 비교뿐만 아니라 같으면서도 다른 세 가지 작품이 한 무대에 올려질 즐거운 구경이 기대된다.


글_ 인턴기자 김미레(이화여대 무용과 석사)
사진_ 국립현대무용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