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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무용단 〈동궁: 세자의 하루〉

국립국악원 무용단 〈동궁: 세자의 하루〉

 

재작년부터 무용단 내부 문제로 침체일로, 작년부터는 코로나 19로 악화일로에 놓였던 국립국악원 무용단이 기획공연 <동궁: 세자의 하루>로 이미지 쇄신을 도모했다.

조선시대 궁중무용을 완성한 효명세자와 그의 춤이 영웅주의 서사와 스펙터클한 무대 소품, 그리고 현란한 미디어아트의 힘을 입어 초현대 가무극으로 탄생했다.

설렘과 동경을 주는 홍보물에 기대가 지나쳤을까. 무용전문가의 눈에는 판타지 역사드라마와 예쁜 웹툰의 탈맥락화를 거쳐 어색한 무용극으로 재맥락화된 것처럼 보였다.

공연계 환상의 콤비로 주목받는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의 손을 빌린 서사가무극인데 기억에 남는 캐릭터도, 눈에 들어오는 춤동작도, 귀에 꽂히는 노래도 없었다. 아름다운 스펙터클만 남았을 뿐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역병 코로나19을 의식한 것일까. 신라시대에 유래해서 조선시대 궁중의 주술 퇴치무로 기능했던 <처용무>를 삽입한 것은 뜬금없었다.

효명세자는 왕권강화의 정치술로 화려한 궁중무를 이용했던 인물이다. 그런 그를 애민정신이 투철한 영웅으로 설정하였으나 창작팀 전원의 효명세자와 궁중무용에 대한 이해력 부족으로 실패했다. 수 년째 표류하는 국립국악원 무용단은 이제 어디로 향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