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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컴퍼니 명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 <동행>

댄스컴퍼니 명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  <동행> 

최명현은 사물의 본질, 인간의 존엄, 사회문제를 ‘춤의 사유성’, ‘춤의 존재성’으로 탐구해 온 안무가이다. 개념, 춤, 무대공간을 하나의 유기체로 조립하기 위해 그는 조명기술과 무대장치까지 터득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그 10년간 축적된 최명현의 안무력은 현대예술이 추구하는 개념예술, 설치예술의 경계선을 넘어섰다.

저예산으로 사흘간의 기념공연을 풍성하게 일군 것은 그가 혹은 그에게 빛을 준 사람들 덕분이다. 공연기간에 최명현의 대표작 <마음소리>, <사물과 인간사이>, <업사이클링 댄스> 외 미나유의 <로미오+줄리엣>, 박성율의 <사물의 본질>이 찬조작품으로 올라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기념공연의 피날레였던 <업사이클링 댄스>는 현재 인류가 맞닥뜨린 코로나19 감염병 대유행을 떠올리게 하며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에 대해 경각심을 준 작품이다. 예술계에서 코로나시대에 대응하고, 포스트코로나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며 각종 재난기금, 포럼, 뉴스가 쏟아지고 있으나 와닿지 않는 ‘말’의 장치며, ‘전기’로 소비되는 ‘돈’의 잔치일 뿐이었다.

최명현은 이 작품을 통해 풍요로운 사회 속에서 인간의 비윤리적 소비행태와 환경파괴가 초래할 기후위기를 풍자하며, 우리의 의식과 행동에 변화가 필요함을 설파했다. 2019년에 초연하며 “앞으로 일어날 인식의 변화로 인한 제한된 의, 식, 주”의 세계를 예측하였는데, 그가 예측한 세계가 이미 현실이 되어가는 초현실적 상황에 명징한 울림이 있었다.

무대 위에 잔뜩 쌓인 쓰레기 더미, 무표정하게 런웨이를 걷는 듯이 나와 연속적으로 먹어대는 다양한 커플들, 우산과 비옷, 잠수경 등을 기후위기 대비상품으로 광고하는 장면, 비문명의 사람 최명현이 미래의 우주인으로 로켓 추진체를 타고 가는 장면 등은 최명현이 지닌 진지함과 풍자성의 양자 코드가 무기교의 기교처럼 배치된 흥미로운 연출이었다.

<업사이클링 댄스>는 그간의 리서치 작업을 엮고, 움직임, 연기, 사운드아트, 무대장치, 소품 등 그가 가진 모든 안무력을 동원하여 제작한 작품이다. 거기에 최명현과 그의 ‘친구들’(이병진 외 9명)의 열연이 더하여져 <업사이클링 댄스>는 이 시대를 상징하는 명작으로 재탄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