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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호두까기인형>


 

<호두까기인형>은 공연계의 디즈니랜드다. 코로나로 인해 잊고 살았던 ‘꿈과 희망이 가득한’ 디즈니랜드에 다녀온 기분이었다. 꼬질꼬질한 앞치마를 벗어 던지고 황금마차를 타고 궁전을 다녀온 신데렐라의 기분이 이랬을까? 1986년 초연 이래 연속매진과 국내 최다 공연 횟수를 기록하고 있는 ‘마린스키 스타일’ 공연은 고도의 테크닉과 환상적인 무대, 아름다움과 세련미, 정교함과 화려함으로 러시아 황실발레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호두까기인형>은 어린이 발레리나가 주연이고 어린이 관람이 가능하므로 온 가족이 꿈과 상상력의 세계로 환상여행을 할 수 있어 더 큰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차이콥스키 음악과 환상적인 대형무대, 오랫동안 단련된 몸 언어가 통합된 <호두까기인형>을 보며 자란 어린 아이는 평생 예술을 사랑하고 균형 잡힌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기 예술교육의 필요성과 어린이 입장가능 공연의 확대가 필요한 이유이다.

호두까기인형과 생쥐군단의 익살맞은 전투는 크리스마스의 동화적 판타지를 충족시켜 준다. 발레 <호두까기인형> 없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상상할 수 없게 만든 유니버설발레단과 ‘마법 같은 경험으로 행복 만들기’라는 긍정적 경험마케팅을 만든 디즈니사의 핵심가치는 동일할 것 같다.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이미 브랜드만으로도 마법 같은 행복과 신뢰감을 주는 이름이 되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하얀 눈송이 요정들의 ‘눈이 왈츠’는 그 자체로 크리스마스의 상징이 되었다. 시시각각으로 대열을 바꾸는 20여 명의 눈송이 요정과 반짝이며 흩날리는 눈, 코러스가 더해진 환상적인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음악은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준 높은 코르드 발레(군무)를 느끼게 하는 명장면이다.

2막은 과자의 나라에서 펼쳐진다. 초콜릿을 상징하는 정열적인 스페인 춤, 커피콩을 상징하는 몽환적인 아라비아춤, 차(茶)를 상징하는 통통 튀는 매력의 중국 춤, 막대사탕을 상징하는 역동적인 러시아 춤 등 세계의 민속춤으로 이루어진 디베르스티망은 이색적인 의상과 고난도의 화려한 테크닉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자극하고 몰입감이 최고조에 이르게 한다.

<호두까기인형>의 아름다운 앙상블이 돋보이는 ‘로즈왈츠’, 클라라와 왕자의 그랑 파드되는 낭만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아다지오로 시작하여 화려함과 웅장함의 ‘코다’로 마무리하는 상징과도 같은 장면이다. 어른과 어린이 모두에게 고도의 테크닉과 화려하고 웅장한 볼거리로 동심의 세계로 데려다 주는 <호두까기인형>은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