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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몸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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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가 궁금증을 일으킵니다. 텍스트는 ‘몸쓰다’인데, 그림은 ‘사람의 얼굴’이라니? ‘몸을 쓰려면 뇌를 써야 한다는 말인가?’ 아니면 ‘몸과 뇌가 하나라는 뜻인가?’ 공연을 다 본 후 알게 되었습니다. 포스터가 통합적이기보다 통시적 관점이라는 것을, 작품으로 ‘몸쓰다’가 감정과 행동과 관계들과 세계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 서술적으로 표현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안무가는 관객에게 질문을 합니다. ‘몸쓰다’라는 건 무엇일까? 걷거나 뛰고, 춤을 추고, 칫솔질을 하고, 박수를 치거나, 팔을 올리거나 걷는 것들인가? 무용수들은 각자 일상적인 움직임을 몸짓으로 표현하며, 흰 옷 입은 그 남자는 일상에서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관찰합니다. 마치 다른 차원에서 온 사람처럼.

장면1) 소극적으로 누워있는 사람들 위로 수십 개의 조명들이 비춰집니다. 장면2) 남자 1인이 홀로 높은 곳에 올라가 위태롭게 춤을 춥니다. 안무가는 관객에게 묻습니다. ‘몸쓰다’라는 건 무엇인가? 조명이 비추는 유명한 삶을 살더라도 무기력하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애쓰며 몸을 쓴 이유가 홀로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서였던가? 외롭지 않은가?

안무가는 관객에게 묻습니다. ‘몸쓰다’라는 건 무엇인가? 사람들은 몸을 쓰면서 서로 영향을 미치고, 뒹굴고, 연결되면서 관계를 맺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 타인의 발목을 잡고, 짓밟으면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몸쓰기를 위한 올바른 애씀인가? ‘몸쓰기는 권력인가?’

안무가는 대답합니다. ‘몸쓰다’라는 것은 타인이 아닌 ‘스스로의 자유의지로 다시 일어서는 것’ 그리고 타인의 시선이 아닌 ‘스스로의 판단으로 우정어린 관계를 맺는 것’.

‘몸쓰다’는 “생존을 위한 본능적, 생리적 움직임이자 사회와 환경에 반응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얻게 된 경험과 축적이 미래의 내 몸에 바코드처럼 새겨지는 것”이라는 안무가의 철학이 드러나는 결말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는 안무가의 철학과 사상을 서술적•일방향적으로 관객에게 이해시키려고 하기보다는 관객 스스로가 상상할 수 있는 열린 결말이 작품을 더 유연하게 보이도록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