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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단 ALTIMEETS 제4회 정기공연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현대무용, 한국무용 전공자들이 모여 4회째 정기공연을 가졌습니다. 단체명이자 공연명이기도 한 알티밋(Altimeets)은 ‘Artist+ Ultimate+Meets’의 합성어로 ‘예술가의 궁극적인 만남’을 뜻한다고 합니다. 4회 정기공연은 전성재+유승관+정은희 유닛이 만들어냈습니다. 팬데믹 이후 신진무용가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세 사람의 안무가들이 각각 자신의 방식으로 선보였습니다.

전성재 안무 〈S〔HE〕 IS〔N’T〕 BEAUTIFUL〉 아름답다와 아름답지 않다. 당신은 남자고, 당신은 여자다. 당신은 작거나 혹은 크다. 사람들은 이분법적이거나 이중잣대로 당신을 평가하거나, 당신의 내면이 아닌 자신들이 바라보고 싶은 시선으로만 당신들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당신도 아마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쇼윈도의 마네킹이 아니며, 패션쇼를 하는 모델이 아닙니다. 남자가 여자를 고르듯, 여자가 남자를 고르듯 다른 사람의 시선에 의해 정해지는 존재가 아닙니다. 거울에 비친 당신의 모습을 보세요. 있는 그대로 당신의 모습을. 무용수들이 거울을 들고 서로를 비추다가 갑자기 관객들을 향해 거울을 비춥니다, 거울을 관객석에 비추므로 관객들을 공연에 참여시킵니다. 마치 “당신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라”라고 말을 거는 것처럼.

유승관 안무 〈IF I DIE〉 산 사람들이 죽은 사람을 애도합니다. 산 사람들은 죽은 사람과 사회적인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죽음 앞에 기도를 하기도하고, 명상을 하기도하고, 울고 있는 자도 있습니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경계는 무엇일까요? 유승관은 ‘과연 산 사람이 죽은 사람보다 행복할까? 죽은 사람이 산 사람보다 더 행복하지는 않을까?’ 라는 자신의 상상을 펼쳐 보입니다.

현실과 사후 세계의 중간 세계에서 사람들은 회개를 하고, 참회를 하고, 고해를 하면서 각자 다른 방식의 삶을 살지만 모든 인간이 존중받고 더불어 살아갑니다.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에 이별은 슬프지만 죽음은 슬프기만 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어쩌면 현재 우리가 사는 이 현실보다 죽음 후 맞이하는 사후 세계가 더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일 수 있지 않을까요?

장은희 안무 <창백한 푸른 점> 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는 수많은 별 중에서 작고 푸른 별일뿐입니다. 우주에서 바라보면 보이지도 않을 인간들은 마치 자신이 특별한 존재인 것처럼 착각을 하고 살고 있습니다. 지구는 우주라는 거대한 극장의 아주 조그마한 무대이며, 우리는 햇빛에 떠다니는 먼지의 티끌 위에 살고 있는 셈입니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과 내가 바라보는 시선은 우주에서 내려다보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빛으로 된 신전에 문이 열리고 우리는 창백하고 푸른 빛 속으로 잠시 존재했다 사라지는 존재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