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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밀착형 창작으로 또 다른 활로개척의 가능성을 보여준 ‘전통춤ㆍ연희 나주목 관부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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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나주축제, 영산강은 살아있다’ 참여작품 중 하나였던 ‘연희ㆍ춤 나주목 관부무’는 총괄기획ㆍ리서치ㆍ구성에 최해리 (사)한국춤문화자료원 이사장과 서정숙 예술감독에 의해 지금은 전승되지 않으나 전라남도 행정중심 구역이었던 ‘나주목’에서 중국사신 등 중요인사를 위한 관부정재의 새로운 연희와 춤 모델을 새롭게 제시했다. 두 사람은 기존의 궁중정재와 교방전승무와 남사당 민간연희 작품 중에서 지역의 역사문화 소재와 걸맞는 작품들을 선정하고 재구성하고 작ㆍ편곡하여 참신하고 지역특성이 반영된 현대화된 연희와 춤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남사당놀이와 학춤’ - ‘연희ㆍ춤 나주목 관부무’의 문은 사자탈과 어롱탈을 앞세운 ‘연희단 꼭두쇠’가 열었다. 역동적인 남사당놀이와 익살스러운 사자탈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친근하게 연희를 이끌어갔다. 역시 지역특성화를 위해 투입된 어룡탈과 거대한 흰 학과 푸른 학의 등장은 쾌활하고 익살맞은 연희의 시작을 마치 궁중정재의 일종인 ‘학연화대무’를 보는 것처럼 품격 있는 행사로 만들어 냈다.

‘화무’ - ‘화무’는 장인숙의 안무로 궁중정재인 ‘육화대’나 ‘가인전목단’처럼 꽃을 손에 들거나 머리에 꽂는 대신 거대한 흰꽃을 단 화관을 머리에 이고 춤을 추니 알록달록한 한삼과 대비되어 공간적 신비감을 극대화 시켰다. 마치 움직이는 현대설치미술 작품들처럼 트랜디하다. 나주의 전통음악인 ‘삼현육각’ 음악을 사용하였지만 트랜디한 의상과 춤 구성으로 이전과 다른 새롭고 창의적인 신 궁중정재가 탄생한 느낌이다.

‘승전무’ - 고려 충렬왕 때 ‘무고’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는 ‘승전무’ 역시 조선시대 군사•행정의 중심구역이었던 ‘나주목’에서 행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김혜윤’은 존치하는 ‘통영 승전무’ 중 북을 사이에 두고 4명의 원무가 돌아가면서 춤을 추고 “지화자~지화자~” 창을 하는 궁중 무고형 정재를 새롭게 선보였다. 영산강에서 치열한 전투에서 승리한 나주고려와 나주조선의 승전을 축하하는 전통춤을 영산강가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승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구음 검무’ - ‘장인숙’이 재구성한 검무는 대풍류나 타령장단 일색의 검무에서 벗어나 ‘김보라’의 라이브 구음으로 전혀 새로운 감각을 느끼게 한다. ‘김보라’의 구음을 강조하기 위해서 여타의 악기연주는 최소화하였다. 구성지고 단순한 구음에 맞춰 역동적인 칼춤을 추는 모습은 기묘하고 음악과 춤의 콘트라스트가 강하여 새롭고 창의적이다. 기존의 전통무용에 음악만 달라져도 전혀 새로운, 창의적인 느낌의 작품이 탄생할 수도 있음을 실감한 공연이었다.

‘진도 북춤’ - 양손에 채를 쥐고 연주해서 양북(쌍북)이라고 부르며 장단이 흥겹고 춤사위가 화려한 진도북놀이를 ‘서진주’는 연희의 단골메뉴인 ‘진도북춤’을 대형 축제무대에 적합하도록 기존의 북에 비해 더 작은 북을 메게 해서 무대 위에서 활동성을 확보하게 하고 더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하였다. 장단이 흥겹고 춤사위가 화려한 덕분에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