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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춤 백년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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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음에서 태어난 춤-1920년대 이후: 신무용의 등장] 근대무용의 선구자인 배구자(1905-2003), 최승희(1911-1967), 조택원(19 07-1976)의 역사를 일깨운 신무용을 재현한 소중한 공연이었다. 역사적인 변화의 흐름 속에서 민족의 고유한 정신과 몸짓을 바탕으로 탄생한 신무용의 역사를 조명하고 재현한 공연으로 배구자의 신민요춤과 신무용 타령춤이 김선정과 노해진의 신명과 감성 속에 재현되었다. 최승희의 검무(劍舞)는 안나경, 쟁강춤은 최신아에 의하여 재현되었으며 이어 최초의 남성 무용가 조택원의 가사호접은 국수호 명인이, 2인무 만종 작품은 김형남과 김호은에 의하여 심중한 호흡으로 재현되었다.

[꺼지지 않는 창작의 불씨-1950년대 이후: 신무용 2세대] 2세대 대표 남성 신 무용가 김진걸(1926-2008), 송범(1926-2007)과 최승희 춤맥을 대표하는 2세대 신무용가 김백봉(1927-2023) 그리고 조택원, 송범의 다리를 잇는 최현(1929-2002) 무용가와 항도 부산과 대구에 신무용을 펼친 황무봉(1930-1995), 최희선(1929-2010)무용가의 춤이 재현된 공연이었다. 김진걸의 내 마음의 흐름은 정민근이, 송범의 참회는 손병우, 은하수는 최영숙·김장우가 재현하였다. 김백봉의 청명심수는 안귀호가 공연하였으며 최현의 신로심불로는 정혜진이 선보였다. 이어 황무봉의 연연은 김혜윤이 최희선의 달구벌입춤은 윤미라가 재현하여 창작춤의 불씨를 밝혔다.

[춤의 새로운 도화선-1970년대 이후 한국창작춤의 등장] 1980년대 한국창작춤을 이끌어온 김매자, 배정혜, 문일지와 국립무용단 남성무용수 1호인 국수호의 춤으로 눈을 뗄 수 없는 공연이었다. 김매자의 작품 〈광(Shining Light)〉은 최지연의 신명의 숨결로, 1997년 초연된 〈하늘의 눈〉는 김성의의 열정으로 빛났다. 한국 춤 본연의 몸짓을 품은 배정혜의 1987년 초연작 〈유리도시〉는 이고운이 추었으며, 1991년 초연작 〈떠도는 혼〉은 김세령의 사유의 몸짓에서 함축되었다. 1982년 초연된 문일지의 〈멀리 있는 무덤〉은 ’시여 침을 뱉어라‘의 시인 김수영의 죽음을 품은 작품으로 계현순의 스승에 대한 회상이 돋보였으며 국수호의 〈비천(飛天)〉은 이윤경의 몸짓에서 한과 신명이 절절하게 녹아내렸다.

[타오르는 창작의 혼-1970년대 이후 한국창작춤 2] 한국창작춤의 들판과 같은 공연이었다. 정은혜(충남대학교 명예교수)의 여인의 삶에 담긴 심연을 형상화한 〈언제나… 그리고, 그러나〉에 이어 태혜신(카르마프리무용단 대표)의 〈사르다〉는 철학적 사유의 몸짓이 빛났다. 백현순(한국체육대학교 교수)의 〈다시 꽃밭으로〉는 삶에 담긴 신성한 생명력을 열정의 몸짓으로 해체하였으며 이애현(한국춤협회 부이사장)의 〈봄날의 기억〉은 삶의 일상에 쌓인 의미들을 몸짓으로 엮어낸 걸작이었다. 윤덕경(한국춤협회 명예회장)의 〈해를 마시다〉는 설화 속의 숨결을 신성한 몸짓으로 승화시켰으며 남수정(용인대학교 교수)의 〈락무(樂舞)〉는 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인 균형과 조화의 몸짓이 어우러진 미학이었다.

[미래를 밝히는 정열의 횃불-1970년대 이후 한국창작춤 3] 한국창작춤의 불꽃이 타오른 공연이었다. 손인영(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의 호흡과 몸의 흐름을 춤으로 표현한 〈유유유(有.柳.流)〉와 여인의 자태를 한국춤의 서정적 아름다움으로 추슬러 간 박시종(박시종무용단 대표)의 〈달빛아래, 농-弄〉이 펼쳐졌다. 이어 박씨전을 바탕으로 희망의 탈을 품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헤아린 김수현(춤벗 CulTure 대표)의 〈홀연춘풍 만목개화〉와 윤명화(윤명화무용단 대표)의 깊은 사유의 〈메타포3〉이 펼쳐졌다. 홍경희(전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의 인간 내면의 감정 변화를 수묵화처럼 그려낸 몸짓 〈흰 바람 소리〉에 이어 윤성주(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의 격조 있는 거문고 산조와 어우러진 신명이 피날레를 장식했다.

[거침없는 창작의 불길-2000년대 이후 한국창작춤 4] 6인 남성 무용가의 실험적 의식이 가득한 공연이었다. 강인한 인간의 생명력을 소나무로 표현한 이정윤(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 역임)의 〈백송(白松)〉과 황재섭(황재섭 무용단 대표)의 공간을 채우는 악기 소리를 따라 몸이 붓이 되어 사유를 그려내는 〈금시(琴詩)〉가 펼쳐졌으며 조재혁(국립무용단 주역무용수 역임)의 〈현一〉은 아쟁 선율과 몸이 어우러진 실험적 작품이었다. 구음시나위 가락에 춤사위가 유려한 안덕기(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의 〈허튼가락춤〉과 세상을 정글로 헤아려간 김평호(김평호류 남도 소고춤 보존회 이사장)의 〈정글-봉우리〉에 이어 김용철(부산시립무용단 예술감독 역임)의 삼라만상의 숨결을 헤아린 〈붉디 붉은〉의 몸짓이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