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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풍류-‘독각(獨覺) 그리고 득무(得(舞) 우리 시대의 전통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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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4월 10일부터 4월 24일까지 ‘독각(獨覺) 그리고 득무(得(舞) 우리 시대의 전통춤’이라는 주제로 한국전통예술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민을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전통춤을 선보이는 춤꾼들의 축제 ‘세실 풍류’가 열렸다. ‘독각(獨覺) 그리고 득무(得舞)’란 ‘스승의 가르침을 넘어 스스로 오랜 인고를 통해 자신만의 전통춤 길을 깨닫다’라는 뜻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공연에는 ‘남무(男(舞), 전통춤의 물결’ 밀려오는 파도처럼이라는 주제로 새로운 전통을 구축하기 위해 살아 숨 쉬는 예술혼과 스스로 깨우친 몸짓을 담아낸 이 시대 춤꾼 문진수, 정혁준, 백성스님(김성수), 오철주, 임관규, 정관영이 무대에 올랐다.

문진수는 가·무·악·희(歌·舞·樂·戲)에 두루 능했던 선대 광대 못지않은 예능을 갖춘 우리 전통공연예술계 몇 안 되는 춤꾼이다. 문진수의 〈광대소고춤〉은 100년 전 베버 신부가 촬영한 두 명의 광대가 각기 현란하고 다양한 기예로 어우러져 추었던 단 1분간의 소고춤을 복원하여 자신의 춤으로 재창조한 춤이다. 문진수의 〈광대소고춤〉은 농악계열의 〈소고춤〉이나 전통춤 분야의 〈소고춤〉보다 훨씬 더 전문적이고, 예술성이 뛰어나다. 자유자재로 소고를 놀렸고, 팔꿈치, 머리, 허벅지, 종아리, 뒤꿈치, 턱, 발바닥 등 온몸을 소고가 두드렸고, 신체 사이사이로 소고가 가르고 다니는 등 다양한 기예가 펼쳐지는 거의 신기에 가까운 춤이었다.

국립무용단 정단원을 역임한 춤꾼 정혁준은 한국무용을 기반으로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폭넓은 스펙트럼의 작품 활동을 펼치며, 섬세하고 깊이 있는 표현력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춤꾼이다. 정혁준의 〈여백(餘白)〉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서 2023년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에서 초연되었으며, 한국 전통춤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 바 있다. 〈여백(餘白)〉은 한국 전통춤의 섬세한 움직임과 정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몸짓과 호흡, 그리고 무대 전체의 조화로운 구성이 돋보였으며 단순한 움직임의 나열이 아닌, 춤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감정을 표현하였다.

청명무용단 대표인 오철주는 한국 전통춤의 맥을 잇는 남무(男舞)로서, 특히 진도 지방의 전통굿춤인 '지전춤'의 계승과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전춤’은 진도 씻김굿에서 추는 춤으로, 망자의 넋을 기리고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액운을 쫓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전춤’은 단순한 춤이 아닌, 망자에 대한 애도와 기원, 그리고 액운을 쫓는다는 깊은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어 춤사위 하나하나에 이러한 의미가 담겨 있다. 오철주의 〈지전춤〉은 전통적인 형태를 보존하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해석과 현대적인 감각과 예술성을 더해 자신만의 ‘지전춤’을 재창조하여 한국 전통춤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알리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였다.

임관규는 대구 출신으로 전통의 깊이와 현대의 감성을 잇는 춤을 추는 것으로 평가받는 명무의 반열에 들은 전통춤꾼이다. ‘한량무’는 원래 한량을 포함한 여러 배역의 춤꾼이 등장하는 군무였으나 최근 들어 풍류를 알고 의기 있는 호방한 사나이인 '한량'의 노는 춤을 형상화한 1인 무로 재창작되어 추어지는 추세이다. 임관규의 〈한량무〉는 강선영, 박금술, 권명화, 정명숙, 최현 선생으로부터 사사한 예능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고도의 절제된 기교와 담백한 소박미를 갖춘 전통의 호흡이 어우러져 자연스러운 호흡에 따라 자유롭게 감정을 표현하며 역동적으로 힘이 있는 남성성을 더하는 독창적이고 품격있는 자신만의 〈한량무〉를 선보이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춤꾼 정관영은 한국 전통춤을 기반으로 다양한 창작 활동을 펼치는 무용가로서, 특히, 소고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독창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정관영의 〈평채소고춤〉은 발디딤을 평면으로 떨어지는 호흡을 응용한 춤사위가 힘 있는 동작과 소고의 겹 가락을 통해 신명 나는 조화를 이루는 소고춤이다. 〈평채소고춤〉은 타령, 굿거리, 자진모리, 휘모리 등으로 구성되어 비록 독무이지만 무대를 꽉 채우는듯한 예인의 존재감을 보이며 흥겨운 사물놀이와 태평소의 가락에 맞춰 현란하고 신명 나는 춤을 선보이며 관객의 호응을 끌어내, 관객과 함께 소통하고 즐기면서도 객석을 압도하는 역동적인 공연을 펼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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