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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호춤 60년 기념공연 ‘무악(舞樂)Ⅱ’ - 명작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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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4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KOUS 무대에 올려진 국수호의 ‘무악(舞樂)Ⅱ’는 국수호춤 60년을 맞이하여 지난 2021년 무악(舞樂)Ⅰ의 연장선상에서 발표한 공연이다. 무악(舞樂)이란 ‘춤과 음악은 한 몸’이라는 국수호의 예술철학을 응축한 조어(造語)이다. 24일은 ‘무형유산춤’, 25일은 국수호의 창작무를 집대성한 ‘명작춤’, 27일은 국수호가 새롭게 공개하는 레퍼토리로 구성된 보허자무(步虛子舞)로 구성되었다. 이번 공연은 무악(舞樂)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과거의 전통을 현재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창작을 통해 춤의 미래를 모색하여 한국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그 예술적 가치를 대중에게 알리고자 마련된 공연이다.

장한가(長恨歌)_ 2017년 한국무용협회 ‘명작무’ 제14호로 지정된 ‘장한가(長恨歌)’는 국수호 명무(名(舞)의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남성적 춤사위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한국 전통춤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수작이었다. 국수호 명무에 의해 무대화된 ‘장한가’는 한량무 형식으로 그의 스승 정현인류 선비 학춤 한량무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다. 조선 시대 선비들이 추구했던 청렴함과 고고함, 그리고 내면의 깊은 관조를 담고 있었다. ‘장한가’는 과장된 동작보다는 깊은 호흡과 절제된 움직임으로 선비의 내면적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였다. 특히, 국수호 명무의 깊이 있는 호흡을 통해 작품의 서사적 깊이를 더하였다.

호적산조춤(胡笛散調舞)_ 국수호 명무의 창작무 ‘호적산조춤(胡笛散調舞)’을 황재섭 전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이 추었다. ‘호적산조춤’은 한국 전통음악인 산조(散調)의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인 선율을 춤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호적’은 ‘태평소’라고도 불리는 관악기로, 그 힘차고 웅장한 소리가 특징이다. 국수호 명무가 2020년 완성한 홀춤인 이 작품은 호적의 힘찬 소리를 춤으로 시각화하였다. 춤꾼의 움직임은 호탕하고 역동적이며, 마치 호적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우듯 넓고 시원한 춤사위를 보여주어 남성 무용가의 호쾌한 기운과 강인한 기상이 잘 드러나는 작품으로서 음악과 춤이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를 보완하며 예술적 시너지를 만들어낸 수작이었다.

학탄신춤(鶴誕神舞)_ 국수호 명무의 창작무 ‘학탄신춤(鶴誕神舞)’을 서울시립무용단 신동엽이 추었다. 이 작품은 1985년 초연된 이후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공연된 국수호 명무의 대표작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걸작이다. 이 작품은 ‘학을 탄 신선의 춤’이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고구려 벽화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된 신화적인 춤이다. ‘학탄신춤’은 단순한 춤을 넘어 인간의 존재와 우주의 순환,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철학적 깊이와 초월적 의미를 춤사위에 담고 있었다, 춤꾼의 깊은 내면과 기품 있는 움직임을 섬세하게 표현하였다. 학의 우아함과 신선의 고고함이 어우러진 춤사위는 웅장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남도살풀이_ 국수호 명무의 창작무 ‘남도살풀이’는 한국 전통춤의 정수인 ‘살풀이 춤’ 중에서도 남도 지역의 가락과 정서를 바탕으로 재해석된 작품이다. 국수호 명무의 ‘남도살풀이’는 남도 시나위 가락과 구음에 얹어 가·무·악(歌·舞·樂) 일체(一體)의 조화를 이루어 내며 춘다. 국수호 명무의 이 춤은 남도 특유의 애절하고 깊이 있는 음악적 감성을 춤으로 풀어내었다. 또한, 수건 놀림의 절제미와 함께 남성 무용수 특유의 힘과 기개가 더해져 춤의 깊이를 더했다. 이 춤은 기존에 주로 여성 무용가들에 의해 전승되던 살풀이춤을 남성적 시각에서 재해석함으로써, 한국 전통춤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줌과 동시에 전통춤의 스펙트럼을 넓힌 수작이었다.

농현(弄絃)_ 국수호 명무의 창작무 ‘농현(弄絃)’을 이민주·이민선·황근영·이연희·김슬기가 군무로 추었다. 춤꾼들의 깊은 호흡과 절제된 움직임은 미세한 떨림과 감정의 변화를 통해 예술적 깊이를 더했다. 이 춤은 거문고의 현을 흔들거나 누르거나 문질러 미묘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독특한 연주 기법인 ‘농현’을 춤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국수호 명무는 묵직하고 깊이 있는 거문고 연주의 농현(弄絃)에서 파생되는 잔향의 흐름과 진동의 파동에서 느낄 수 있는 섬세하고 깊이 있는 감성을 춤으로 재해석하여 승화시켰다. 창작무 ‘농현’은 국수호 명무의 철학적인 깊이와 한국 전통춤이 가진 내면의 아름다움과 예술적인 섬세함을 잘 드러낸 수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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