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춤작가전이 3월 23일~31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이번 공연은 30주년이라는 타이틀 아래 현 무용계를 주름잡고 있는 연령대의 인물들로 선별한 듯 보였다. 그래서인지 공연 첫날부터 공연장은 학생 위주의 관객들로 붐비었고 그 연령대에 무대에서 춤을 춘다는 자체에 조금은 숙연해졌다. 공연 첫날 무대는 문영철의
문영철의 작품
윤미라의 작품 <목가(牧歌)>는 전원의 분위기처럼 평화롭고 고즈넉한 이미지의 무대장치와 음악만으로도 작품이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안무자의 춤이 펼쳐지는데도 불구하고 춤 보다는 음악과 무대장치에 현혹되어 작품이 진행되는 동안 춤에 집중할 수 없었으며, 가을바람에 낙엽이 수없이 날리는 무대 위에서 춤의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기에 안무자의 의도가 관객에게 다가오지 못해 아쉬웠다.
2001년 초연된 전미숙의 작품 <아듀, 마이러브>는 무대 바닥에 깔린 흰 천속의 바람을 이용한 무대효과로 마치 구름에 떠있는 느낌을 주었고, 그래서인지 무용수의 최소 움직임으로 최대효과를 주는 듯 보였다. 무대가 진행되면서 지루할 뻔한 장면은 음악효과로 청각적인 부분을 해결하였으며, 이내 철학적인 무대로 이어지는가 싶더니 <댄서의 순정>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며 진행된 움직임은 급격히 대중적인 분위기로 몰아갔다. 아마도 이러한 특징이 안무자의 색깔이 아닌가 싶다.
조윤라의 작품
30주년의 장구한 역사를 지닌 춤작가전의 미래가 어떠한 방향으로 갈지는 모르지만, 무용인으로서의 바람이라면 계급장이나 지위, 성분을 배제한 진정한 춤꾼, 작가라고 부르고 싶은 인물들을 발탁하여 무대에 오르게 하는 것이 정당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 당연 무용계의 어른들이 해야 할 몫이기도 하고.
글_ 전주현(발레전문 리뷰어)
사진_ 한국현대춤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