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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는 지루하다’라는 인식을 극복하지 못한 무대- ‘셰익스피어 인 발레’ 〈스페셜 갈라〉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하는 발레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발레STP협동조합 단체인 서울발레시어터, 와이즈발레단, 이원국발레단. SEO(서)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이 준비한 것으로 세종 M씨어터에서 진행되었는데, 이번 무대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준비한 ‘2016세종시즌’ 프로그램으로 발레STP협동조합이 외부 파트너로 세종문화회관과의 협업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뜻 깊다. 셰익스피어 작품 중 <햄릿>, <한 여름밤의 꿈>, <로미오와 줄리엣>, <맥베드>를 소재로 한 이번 공연은 작년 봄부터 준비하여, 10월 28일~30일에는 예술성 높은 특징적인 장면을 선사하는 <셰익스피어 인 발레 스페셜 갈라(special galla)> 공연을, 11월 4일~6일에는 <크레이지 햄릿> 공연을, 11월 11일~13일에는 <한 여름밤의 꿈> 의 공연으로 대중에게 선보였다.



 10월 28일~30일에 공연된 <셰익스피어 인 발레 스페셜 갈라(special galla)> 의 첫 번째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희극작품 <한 여름밤의 꿈> 을 소재로 현대인의 복잡 미묘한 사랑의 감정과 관계들을 발레 장르로 재구성한 서울발레시어터의 <한 여름밤의 꿈> 이었다. 안무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독창적이고 열정적인 춤으로 소개하였는데, 작품에 비해서 무대가 다소 협소한 경향이 있긴 했으나 대중발레에 치중한 듯 안정적인 테크닉과 볼거리를 선사하였다. 그래서인지 관객들은 편안한 관람 속에서 화려한 의상과 다양한 인물들의 움직임으로 발레라기 보다는 움직임이 많은 연극을 보는 느낌이었다.



 두 번째 작품은 <로미오와 줄리엣> 의 애절한 사랑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와이즈발레단의 로 첫 장면에서 시각적인 효과로 눈길을 끄는 것이 특징이었다. 특히 남녀무용수의 2인무인 파드되(pas de deux) 장면은 볼거리 제공의 시간으로 아름다운 발레의 특징을 펼치는 시간이었다.

 세 번째 작품은 <맥베드> 의 내용을 드라마발레로 재구성한 이원국발레단의 무대였다. 인간의 탐욕과 갈등, 끝없는 야망과 권력, 암살 등을 표현함으로 연극적인 부분과 발레를 접목시킨 작품이었지만 연극적인 부분보다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네 번째 작품은 SEO(서)발레단의 <크레이지 햄릿> 으로 햄릿을 현대인의 시대상에 맞추어 재해석한 모던 발레작품이었다. 햄릿의 삶에 대한 총체적인 고민을 현대인들의 일상에 빗대어 재조명한 극 전개와 심리묘사가 인상적이었다.

 다섯 번째 작품은 <로미오와 줄리엣> 의 명장면인 발코니 장면으로 유니버설발레단의 남녀무용수의 파드되가 펼쳐졌다. 사랑의 절정과 애절함을 표현하리라는 기대감을 저버린 남자무용수의 어설픈 동작과 로미오로서의 감정을 발휘하지 못한 부분, 여자무용수의 실수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번 공연은 ‘셰익스피어 인 발레’라는 타이틀로 관객동원에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특히 갈라 공연은 다양한 작품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관객들은 흥미로웠을 것이다. 그러나 내용면에 있어서 작품을 소개하는 각 단체 단장들의 체계적인 일관성이 미흡했던 점과 관객을 고려하지 않은 작품분배 등은 문제점으로 남는다. 그리고 어느 단장의 발레공연에 대한 관객의 자세를 소개하는 부분에 있어서 교육적인 차원보다는 흥미위주로 이끄는 분위기로 몰아가면서 관객들의 뜬금없는 박수가 작품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하였다. 발레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발레는 지루하다’라는 대중의 인식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무대였다.


글_ 전주현(발레전문 리뷰어)
사진_ 발레STP협동조합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