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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바라본 Life, 해소되지 않은 찜찜함 - 모다페 공연 발레보이즈의 〈Life〉


 제36회 국제현대무용제 모다페 2017(International Modern Dance Festival 2017) 공연이 5월 17일~31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개최되었다. 대극장 공연의 개막은 영국 BalletBoyz의 로 시작되었다.

 발레보이즈는 무용 대중화의 선두주자로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단체로 유명하다. 이 단체의 주요 목표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을 즐겁게 하고, 계몽시키며 도전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작곡가, 예술가, 디자이너, 필름메이커, 사진가 등의 다양한 영역의 예술을 도입하고 있다. 또한 참신한 교육적인 방향, 특히 남자청소년 무용수들에게 집중, 귀중한 관점을 배울 수 있는 워크샵을 제공하고 있고, 2005년부터 새들러스 웰즈(Sadler’s Wells)의 결연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18일~19일 선보인 발레보이즈의 는 열 명의 남성무용수들이 펼치는 공연으로 국제적으로 유명한 안무가 폰투스 리드버그(Pontus Lidberg)의 <레빗(Rabbit)>과 자비에 드 프루토스(Javier de Frutos)의 <소설(Fiction)>이라는 두 작품을 선보였다. 발레보이즈가 선보인 는 그들이 들여다본 삶과 죽음에 관한 것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먼저 <레빗>의 무대는 그네를 타는 남자와 맞은편에서 움직이고 있는 남자 그리고 토끼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다수의 무용수들이 피아노와 현대적인 음악 속에서 다양한 패턴을 그리며 무대를 장악한다. 서로 어우러지면서 리드미컬(rhythmical)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부조화 속의 조화로움을 연상시키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이내 적응하게 만든다. 이것은 인생에 대한 부조화 속의 조화로움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지며 생각에 잠기게 하는 시간이었다. 두 번째 작품 <소설>은 열 명의 남성무용수들이 액션영화와 같은 시간차 움직임을 보여주는 무대로 남성무용수들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에너지를 십분 발휘하는 시간이었다. 하나의 bar가 무대 위에 놓여 있었고, 그 bar를 이용하여 움직임의 연결고리를 하나씩 풀어가듯 선보인 움직임은 다양한 패턴을 통해서 그들의 독창성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별다른 무대 장치 없이 조명과 내레이션(narration)으로 작품을 전개하는 방식에서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발레보이즈의 공연은 부담스럽거나 마음을 졸이면서 보는 무대가 아닌 편안한 움직임과 다양한 패턴의 연결을 통해서 그들의 춤 대중화를 위한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즉 움직임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을 통해서 그들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느껴졌다. 다만 전달된 메시지와 함께 각인된 장면들은 별로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것은 아마도 움직임으로 승부하는 공연에 길들여진 우리네 공연 현실에서 비롯된 문제점일수도 있겠지만... 그래서인지 찜찜함이 여운으로 남았다.


글_ 전주현(발레전문 리뷰어)
사진_ 모다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