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6월 8일-25일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되었다. 프로그램 가운데 기획공연으로는 6월 19일-20일 CJ토월극장에서 조주현의 <동행, Accompany>과 김세연의 <죽음과 여인, Death Song>이 무대에 올랐다.
조주현의 <동행>은 안무가의 외증조모가 남긴 글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동시에 한 인간의 죽음에 대해 고뇌하며 작품에 대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한 여인의 삶에서 더 나아가 누구에게나 다가올 ‘죽음’이라는 순간을 그녀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삶과 죽음, 여인의 인생 등을 다룬 작품으로 무거운 분위기의 무대는 한국적인 정서와 여인을 표현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안무자는 장구의 장단과 함께 한국적인 것을 구상한 것처럼 보이기는 했으나 무용수들의 움직임과 호흡은 안무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겉도는 느낌으로 어색했다. 작품이 진행되면서 예견된 클라이맥스 역시 약한 절정으로 작품의 기승전결이 애매모호했다. 동작은 동작일 뿐 감흥이 없는 움직임으로 인생얘기를 풀어가기에는 무용수들의 연륜이 부족했고, 표현전달보다는 기능적인 테크닉만을 선보인 무대였다. 차별화된 작품을 지향하기 위한 안무자의 의도는 알겠으나 작품 완성도에 대한 신중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김세연의 <죽음과 여인>은 안무자의 ‘삶과 죽음’에 대한 평소의 생각들을 담아낸 작품으로 죽음에 사로잡힌 한 여인과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곁을 맴도는 신비스러운 존재, 그리고 죽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또 다른 여인이 보여주는 갈등과 내면의 어둠을 그려낸 작품이다. 유니버설 주역 무용수 출신의 임혜경과 엄재용, 김성민을 주축으로 하여 현재 활동하고 있는 스페인 국립무용단 수석 무용수들, 취리히 발레단 출신의 무용수들로 무대 위는 화려한 비주얼을 보여주었다. 음악은 윤심덕의 ‘사의 찬미’, 김해송의 ‘청춘계급’ 등 2~30년대 대중가요를 사용하여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러나 한국적인 것과 발레, 모던의 결합을 꾀하려고 했던 안무자의 과욕 때문이었을까? 혼합된 장면들의 산만함은 작품 구성을 방해하여 부자연스러움으로 다가왔고 안무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조차 알 수 없게 만들었다.
발레와 모던, 한국적인 것을 지향하고 있는 발레공연계의 실태에서 이번 공연 역시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아쉬웠던 점은 안무자가 의도한 작품을 소화하기에는 연륜부족이었던 어린 무용수들과 문화가 다른 무용수들이었다. 한국적인 장단과 음악, 내용을 무대에서 풀어가는 역할을 무용수들이 해주어야 했지만 그 마지막 작업을 담당하지 못한 무용수들이 안타까웠다. 그래서일까? 김세연의 작품에서 보여준 엄재용의 연륜에서 느껴진 움직임과 표현력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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