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P무용단 멤버들과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의 콜라보 공연인 <라라라 프로젝트>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12월 7~10일에 있었다. 기획의도는 ‘청소년 친화형 공연’으로 미래의 예술향유층인 청소년들에게 우수한 공연예술작품을 소개하고 공연예술에 대한 흥미를 고취하고자 함이었다. 각 팀에서 하는 공연의 일부를 합친 무대 중 필자가 관람한 10일 공연은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의 , LDP무용단의 천종원 안무 , 정록이 <소일거리>, 류진욱과 김혜윤 , 김동규 으로 구성되었다. 이날의 공연을 통해 두 단체의 차별화된 무대를 접할 수 있었고 신작은 아니었기에 흥미가 반감되긴 했지만 청소년들을 겨냥해 대중적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미 수차례 공연으로 두터운 관객층을 확보한 김보람의 가 무용의 본질인 신체와 움직임에 주목해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며 발레와 한국무용 외 다양한 춤들의 변용을 보였다면 , <소일거리>, 는 LDP무용단의 특징과 개개인의 개성이 담긴 차분한 연출을 통해 움직임에 대한 성찰의 모습을 보였다. 는 네 개의 Chapter로, 음악과 조화를 이루며 움직임에 있어서도 시속의 증강을 바탕으로 관객들의 심박동도 함께 빨라지는 순간을 경험케 했다. 음악과 움직임에 대한 분석은 익숙한 음악의 힘이 더해져 전체를 확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제는 파격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김보람답다’라는 표현이 가능한 무대였다.
는 ‘분위기, 느낌, 기운’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잘 살려 몸이 기억하는 순간들을 두 남성의 듀엣으로 표현해냈다. 몸의 기억이란 머리의 기억보다 더욱 감각적이며 그 섬세한 떨림의 과정을 겪게 하는 찰나를 움직임 어휘 속에서 복합적으로 다뤘다. 남성들끼리의 움직임 속에는 역동성과 내재된 힘이 공존하며 힘의 균형을 맞추고 있었다.
<소일거리>는 정록이가 소일거리 혹은 딴짓이라는 행위를 통해 지독한 외로움과 무료함, 현실 앞에서 무기력한 인간과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면서 정제된 움직임으로 무대에서 이를 그려냈다. 반복되는 움직임과 폭발적이지 않은 소소한 제스츄어에서 본질적 무료함과 시간이나 수량에 대한 안무자의 이해까지도 담고자 하는 모습이 선명히 보였다. 잔잔한 흐름이 오히려 주목하게 하는 공연이었다.
는 류진욱과 김혜윤의 공동안무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성찰이다. 인간간에 혹은 남녀간에 만남과 헤어짐의 이분법적 관계를 재조명한 가운에 신체접촉의 엇갈림을 통해 이를 선명하게 다뤘다. 두 남녀는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여러 신체부위의 조합으로 구조적 엇갈림을 완성했고, 인체의 긴장감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빚어내는 공간상의 궤적은 그들의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지 않아도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얻어냈다.
김동규 안무의 은 이번 LDP무용단 안무 중 가장 활화산 같은 남성적 에너지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기존의 LDP무용단의 안무스타일과 유사한 동시에 김동규 자신의 모습도 담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였다. 보는 것과 보여지는 것 사이의 정체성의 혼란을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분절적이면서도 유연한 몸짓과 때로는 합일된 움직임으로 무용수 개개인과 단체의 힘을 또렷하게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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