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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렉처퍼포먼스의 실행 - 유빈댄스의 〈안무 노트〉


 마포문화재단은 마포지역을 기반으로 연극, 무용, 음악, 전통예술 공연을 통해 문화향유에 기여하고 있는데,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 재개관 페스타”는 14: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전된 이 분야의 12개 예술단체들이 풍성한 무대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했다. 특히 무용 분야에서 예술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예효승, 이나현의 공연 중 필자는 3월 20일 유빈댄스 이나현의 <안무 노트>를 관람했다. 렉쳐 퍼포먼스의 형식을 따른 <안무 노트>는 안무가가 신체와 언어의 분리가 아니라 이 둘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담담하게 춤에 대한 자신의 관점과 안무 과정 자체를 그려냈다. 영상으로 미리 춤추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탄탄한 기본기와 강인한 하체 그리고 자신만의 움직임 어휘가 뚜렷함을 각인시켰는데, 이 영상에서 안무자의 모습은 반복되는 어법 속에 강한 표현력과 증폭되는 에너지가 선명했다. 이나현이 직접 자신의 15년 전 영상에 대해 설명하면서 컨템포러리댄스의 한 방식인, 강연과 퍼포먼스가 결합된 렉쳐 퍼포먼스를 행하는 과정에서 움직임 수행에 대한 탐구를 솔로를 통해 그려내고 있었고, 춤의 3단계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논의에서는 노동과 직업으로서의 안무에 대해 영상과 맞물려 기본 주제부를 설명하며 시연하고 연계성을 가졌다. 자신의 첫 솔로와 두 번째 솔로에 대한 설명, 스스로의 안무 작업에 대한 설명을 차분히 펼치면서 군무 작업과정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고 부분이 모여 전체가 되는 작업방식을 설명하면서 무용수 강요섭과 최희재를 소개했다. 세 사람의 작업과 리허설 과정이 그대로 공연처럼 이어지면서 실수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움직임에 있어서 접촉면을 중시하는 자신의 방식, 음악의 시각화와 서사의 전달보다는 움직임 공간을 중요시하는 자신의 생각, 실제 듀엣을 만드는 과정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이나현 뿐만 아니라 최희재와 강요섭도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결론적으로 안무가는 낯설고 이해하기 힘든 현대무용에 관해 설명하면서 <안무 노트>라는 제목 그대로 안무의 과정을 솔직하게 다뤘다는 점이 과장되거나 포장된 춤보다 진실 되게 다가왔다. 또한 렉처 퍼포먼스가 새로울 것은 없지만 그녀의 뛰어난 움직임을 볼 수 없었던 아쉬움을 잔잔하고 사려 깊게 말로 풀어가면서 진정성 있는 무대로 완성하고자 한 노력이 자신의 이름에 비해 다소 소박한 소극장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글_ 장지원(무용평론가)
사진_ 유빈댄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