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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리뷰

공연비평

새로운 연출, 뛰어난 무용수들의 기량으로 완성도를 높인 - 김선희 발레단의<인어공주>

  발레의 고전적 스토리 구성은 왕자와의 사랑을 다룬 것이 많다. 새드엔딩이든 해피엔딩이든 관객들은 그러한 코드에 집중하며 집중력을 발휘한다. 이에 기초해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 새롭게 재해석한 발레가 김선희 발레단에 의해 8 10-12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화려하고 아름다운 무대를 펼쳤다. 대규모의 한국창작발레가 흔하지 않던 1997 시작되어 현재까지 개작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공연은 뛰어난 실력을 갖춘 무용수들에 의해 빛을 발했다. 특히 <인어공주> 갖는 슬프고도 환상적인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재현했다기보다는 2막에서의 클래식 발레 형식과 움직임이 보강되면서 이전보다 밀도감을 갖췄고, 군무진들 또한 발군의 실력으로 보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1막에서의 다소 복잡하고 조직적이지 못한 장면들이 예상외로 길어서 아쉽기도했지만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무용수들이 단점을 충분히 커버하고 있었다필자는 인어공주역의 이수빈왕자역의 이상민의 공연을 봤는데훌륭한 체격조건과 외모도 기본적으로 갖췄지만 특히 이수빈의 나이에 비해 뛰어난 표현력과 섬세한 감정처리가 놀라웠다따라서  다른 인어공주(박선미) 왕자(양준영) 공연을 보고 싶게 만드는 경우는 드물지 않았나 싶다. 







  1막에서는 바다  다양한 물고기들의 특징을 잡아 부산하게 움직이는 장면에서화려한 영상이 실감을 더했고넘실거리는 바다 속에 빠진 왕자와 인어공주의 듀엣은 서정적이었다특히 이수빈의 가는 팔선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상체 움직임이 독보적이었다주인공과 여자 5인무의 테크닉은 뛰어났고 꽃게가오리새우해파리 온갖 바다생물들의 설정과 특징을 살린 움직임바다왕의 위엄을 살린 양준영의솔로도 훌륭했고 이외에도 인어공주가 목소리를 잃는 장면의 영상과 심리적 해석은 연출력이 돋보였다.  






   2막에서는 남녀주인공의 아름다운 듀엣과 궁중장면에서의 클래식 발레의 전형적인 어휘들은 무용수들의 기량을 확인시켜주었고서로간의 호흡을 맞추는 노력과빈약한 엔딩의 보강만 이뤄진다면 창작발레의 가능성을  단계 높이는 수작이 듯싶었다. 2막에서도 이수빈의 사랑기쁨슬픔에 대한 해석력이 눈길을 끌었다이수빈의 가늘고  팔다리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우아하면서도 강했기에 이상민의 뛰어난 외모와 테크닉이 표현력 부분에서 묻히는 경향도 없지 않았지만 그의 무궁한 가능성은 관객들에게 각인되었다




  이번 <인어공주작품은 뉴욕에서  해외데뷔 공연도 가질 예정인 만큼 다수의수정보완을 통해 향상된 모습을 입증했다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뛰어난 기량과 표현력은 한국발레의 비약적인 발전에 기여했고자체의 레퍼토리를 가지고 해외무대로 진출하는 노력은 앞으로도 국립발레단 뿐만 아니라 다른민간 발레단이 지향해야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더불어 한국 컨템포러리 발레의 면모를 완벽하게 보여줄  있도록 지속적인 작업이 더해진다면 앞으로도 수많은 스타를 배출하고 세계 속에 발레로 발돋움하는데 일조할 것이다



                                       _ 장지원(무용평론가)

                                     사진_ 김선희 발레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