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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감동이 배제된 대중을 위한 맞춤식 발레무대 - 2015 ‘발레 아름다운 나눔’

 ‘발레의 아름다운 나눔’이라는 주제로 발레공연과 발레교육, 행사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발레STP협동조합이 3월 25일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발레 무대를 선보였다. 2012년부터 5개 민간발레단이 모여 활동 중인 발레STP협동조합은 이번 무대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중 하이라이트 장면과 와이즈발레단의 , 서울발레시어터의 <1×1=?>, 이원국발레단의 <카르멘>, SEO(서)발레단의   그리고 특별공연으로 등을 공연하였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중 하이라이트 장면 무대는 프로 발레단으로서의 위상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무대였다. 우수한 기량을 지닌 발레단의 공연은 넘어지는 실수를 범한 여자 주역무용수를 비롯하여 군무진의 무거운 하중, 출렁거리는 몸통 등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걱정스러운 탄식을 불러일으켰고, 부담스러운 의상은 무용수의 체격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반면 물동이 춤을 춘 무용수는 움직이는 인형 같은 움직임으로 관객에게 발레의 환상을 선사했다.

 


 

 와이즈 발레단의 는 인간 내면의 그림자를 주제로 만든 창작품으로, 조명을 이용한 극적 효과의 연출이 돋보였고 발레의 특성인 포즈(pose)의 미학을 시연해 보임으로써 인상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스포트라이트 속의 남자무용수의 회전동작은 발레테크닉을 충분히 발휘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인간의 이성과 감정, 내면세계, 존재에 대한 답변 등 철학적인 내용을 다룬 서울발레시어터의 <1×1=?>는 흥미로운 음악과 신선한 움직임으로 무대를 이끌었고 대중적인 창작발레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안무자의 연륜이 엿보이는 작품이었다. 안타까운 점은 발레무용수의 한계를 드러내는 현대적인 움직임으로 안무가의 작품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원국발레단의 <카르멘>은 카르멘과 돈 호세의 비극적인 사랑을 테마로 이원국단장이 안무한 무대였는데, 남녀무용수의 느낌만이 그득한 무대로 인해 교묘하게 기본적인 테크닉을 놓치고 가게 하는 전략적 무대였다.


 유럽 무대에서의 활발한 활동으로 소개된 SEO(서)발레단의 는 음악에 조립된 움직임이라는 인상을 주었고, 무대의 장면들은 어디선가 본 듯한, 낯설지 않은 장면으로 작품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특히 음악의 클라이맥스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장면은 맺힌 감정으로 남는 듯 했다.


 마지막 무대는 제임스 전이 안무한 작품 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발레리노 정운식과 이원국을 위해 헌정한 작품으로 소개되었다. 이 작품에서는 두 발레리노가 익살꾸러기 악동의 분위기를 연출하여 코믹 발레를 선보였고, 관객은 이에 환호하는 분위기였다. 한 때 무대를 주름잡던 정운식과 이원국은 그들의 주특기인 근육이 돋보이는 움직임과 회전동작으로 관객의 호응을 받았지만 코믹한 분위기 속에 어딘지 모를 안쓰러움이 묻어나는 무대였다.


 발레 대중화를 위한 이번 공연은 관객의 호응과 흥미차원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발레의 예술적 가치와 감동은 배제된 무대였다.



글_ 전주현(발레전문 리뷰어, 한국춤문화자료원 공동대표)

사진_ 발레STP협동조합 제공